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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군종교구, 북녘과 가장 가까운 JSA성당 봉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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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8-31 ㅣ No.663

북녘과 가장 가까운 ‘JSA성당’ 봉헌


군종교구, 군사분계선 4㎞ 거리… 평화와 통일 위한 기도 요람

 

 

-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 주례로 JSA성당 봉헌 미사가 거행되고 있다.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4㎞ 떨어진 공동경비구역(JSA)에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JSA 새 성당이 봉헌됐다. 북한과 가장 가까운 성당이다.

 

군종교구는 8월 21일 경기 파주시 JSA 경비대대 종교센터 내에서 60년 만에 새로 건립한 JSA 성당 봉헌식을 거행했다. 

 

봉헌식에는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를 비롯해 JSA를 관할하는 1군단장 황대일(가브리엘) 중장, 설계를 맡은 윤영득(가브리엘) 건축사 등 내빈과 신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성전 봉헌 미사를 주례한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는 강론을 통해 “언덕 위의 작고 허름한 군 막사가 아름다운 성당이 된 것은 하느님의 사랑이 만들어낸 기적”이라며 “JSA 성당은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고 국방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들의 신앙생활 요람이 될 뿐만 아니라 판문점을 방문하는 내국인과 외국인들이 들러 기도하고 휴식할 수 있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북한 땅에서 불과 4㎞ 떨어진 이곳에서 성당을 봉헌하게 된 것은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자 하는 교황님의 열망에 온전히 응답한 것”이라며 “북한과 남한이 머지않은 미래에 다시 한 번 한 가족, 한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장 이기헌(의정부교구장) 주교는 “JSA 성당은 이 지역에서 있었던 슬프고 아팠던 역사의 사실들을 간직하고 보존하는 성당이 되어서 훗날 한반도 평화가 실현되는 날이면 이 성당이 분단의 아픔을 기억하고 또 세계 평화를 위해서 기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성당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축하했다. 

 

육군참모총장 서욱 대장은 축하 서신에서 “지리적, 신앙적으로 최전방에 위치한 JSA 성당은 우리 장병뿐만 아니라 한미연합부대원까지 포용하는 신앙전력화와 군 복음화에 기여하는 보금자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말했다.

 

- JSA성당 내부. 아시시 포르치운쿨라에서 영감을 얻었다.

 

 

새로 지어진 JSA 성당은 대지 2089㎡, 연면적 280.63㎡로 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담한 단층 벽돌콘크리트조 건축물로 공간 곳곳에 평화의 의미를 담았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버려진 성당을 손수 다시 지어 수도원 성당으로 꾸민 이탈리아 아시시의 ‘포르치운쿨라’(작은 몫) 성당을 반영해 평화를 위한 작은 몫을 해 달라는 염원을 담아 JSA 성당을 설계했다. 

 

성당 앞마당에는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이 같은 지점에서 만나도록 이끄는 미로 모양의 ‘라비넨스 기도길’을 조성해 놓았다. 이 길 주위로는 6ㆍ25 전쟁 당시 파병했거나 원조한 22개국 국기와 감사글 표석을 설치해 놓았다. 이 길을 따라 성당 입구에 닿으면 자신을 성찰하는 ‘기도의 문’, 하느님을 만나는 ‘대화의 문’, 기쁨과 안식을 얻는 ‘평화의 문’을 차례로 지나야 성전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해 놓았다. 세상의 것을 들어내고 성찰과 회심, 정화를 통해 평화의 주님께 나아가도록 꾸며놓은 것이다. 

 

높이 15.3m의 종탑은 베드로 사도가 부활한 예수님을 만난 뒤 갈릴래아 호수에 그물을 던져 물고기 153마리를 잡는 기적을 형상화했다. 

 

1958년 6월 미군의 부속 건물로 준공된 옛 JSA 성당은 개신교회를 겸해 활용되다 개신교가 새 건물을 지어 독립하면서 2010년 10월부터 가톨릭 성당으로만 사용됐다. 하지만 노후와 누수, 비좁은 공간 등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가 성당 신축을 결정했고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해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 마산교구장 배기헌 주교, 군종후원회 등의 도움을 받아 2018년 6월 건설을 시작해 1년 2개월 만에 완공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9월 1일, 이상도 기자]

 

 

군종교구 JSA성당 봉헌


분단의 상징 JSA에 평화의 상징 쌓아올리다

 

 

- 8월 21일 봉헌식이 열린 JSA성당 전경. 군사분계선에서 가장 가까운 성당이다.

 

 

군종교구 JSA성당은 군종교구만의 성당이 아니었다. 한국교회 전체와 한국군과 미군, 민간의 노력까지 더해져 탄생한 성당이다. 

 

8월 21일 오전 11시 경기도 파주 JSA(공동경비구역) 내에서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 주례로 열린 JSA성당 봉헌식은 참석자들의 면면만 봐도 특별했고 감동적이었다. 

 

성당 봉헌식에는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와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도 참석했고 정제천 신부(예수회 한국관구장), 함제도 신부(메리놀 외방선교회) 등이 수도회를 대표해 자리를 같이했다. 또한 JSA성당 건축에 재정적으로 큰 기여를 한 한국가톨릭군종후원회 담당 이성운 신부를 비롯해 각 교구 군종후원회 담당 사제단과 회원들이 봉헌식을 찾았다. 

 

군 인사들도 대거 JSA성당 봉헌식을 빛냈다. 군사분계선에서 가장 가까운 성당인 JSA성당을 부대 관할구역으로 하는 육군 제1군단장 황대일(가브리엘) 중장, 육군 제1보병사단장 김홍석 소장(개신교회 집사), 중립국감독위원회 스위스 대표 패트릭 고샤 소장 등 장성들은 물론 JSA경비대대 한국군과 미군 대대장과 장병들, 한미연합사령부 군종목사 등 개신교와 불교 군종장교들도 종파를 초월해 JSA성당 봉헌을 축하했다. 군종교구 앗숨성가대 홍민영(비비안나) 단장과 단원들도 JSA성당 봉헌식 전례를 풍성하게 하고 품위를 더했다.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가 8월 21일 열린 JSA성당 봉헌식에서 성당 내부 벽에 도유하고 있다.

 

 

유수일 주교는 봉헌식 강론에서 JSA성당 건축과 봉헌을 “기적”이라고 표현하며 “성경에 예수님께서 남자만도 5000명을 먹이신 기적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람과는 다른 생각을 가지신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이 기적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JSA 안에 불교 법당과 개신교회는 이미 새 건물을 지었지만 성당 건축은 군종교구 재정이 안 돼 걱정을 하고 있을 때 여러 은인들의 도움이 모여 기적이 이뤄지게 됐다”고 밝혔다. JSA 안보견학관 맞은편에 새로 지어진 JSA성당은 불교 법당에서는 약 100m, 개신교회에서는 40m 거리에 위치한다. 

 

유 주교는 JSA성당 봉헌식을 앞두고 육군 제1사단을 방문해 사단장 김홍석 소장을 만나 JSA성당 관리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각별히 부탁했다. JSA성당이 가톨릭 종교시설일 뿐만 아니라 JSA를 찾는 군인과 민간인, 신자와 비신자 모두에게 평화를 염원하고 영적인 휴식을 얻는 장소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를 위해 1사단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JSA성당을 찾는 누구든지 들어올 수 있도록 성당 문을 개방하고 쾌적한 실내 항온을 유지하기로 했다.

 

JSA성당 내부로 들어가는 중앙문 위 벽의 성화. 이탈리아 아시시 산타 마리아 델리 안젤리성당 안의 포르치운콜라경당 벽화 ‘승천하시어 예수님 곁에 앉아 계시는 성모 마리아’를 구현했다.

 

 

이날 봉헌식을 통해 전모가 드러난 JSA성당 안팎의 구성 부분들을 살피면 성당이 세워진 공동경비구역이 지닌 역사적인 아픔과 미래에 대한 희망,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향한 기원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성당 출입구 양쪽 벽에 붙은 성당 명칭(천주교 군종교구 JSA성당, JSA Roman Catholic Church)과 안내문 등 모든 표기는 한글과 영문을 병기해 외국인 방문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JSA성당 마당에 조성된 원형 ‘라비넨스 기도길’(기도광장) 둘레에는 “한국전쟁(1950~1953) 중, 대한민국을 돕기 위해 파견과(또는) 기타 원조를 제공한 미국을 위시한 22개국을 기억하며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는 안내판과 함께 22개국 국기와 국가 명칭을 한글과 영문으로 새겼다. 

 

JSA성당에서 특히 눈에 띄고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성당 내부로 들어가는 중앙문 위 벽의 성화다. 

 

이 성화는 이탈리아 아시시 산타 마리아 델리 안젤리(Santa Maria degli Angeli)성당 안의 포르치운콜라(Porziuncola)경당 벽화 ‘승천하시어 예수님 곁에 앉아 계시는 성모 마리아’다. JSA성당 설계자인 윤영득(가브리엘) 아람건축사사무소 대표가 설계에 참고하기 위해 아시시를 방문했을 때 산타 마리아 델리 안젤리본당 주임신부의 허락을 얻어 직접 찍은 사진을 실사출력해 JSA성당 입구 벽면에 구현한 것이다. 이 벽화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이 갈파한 평화와 용서, 화해의 의미를 담고 있다. JSA성당 건축 목표이기도 하다.

 


JSA성당 설계개요 및 연혁

 

- 대지 면적: 2089㎡(631.9평)

- 규모: 지상 1층, 종탑 높이 15.3m

- 건축 면적: 395.60㎡(119.7평)

- 연면적: 280.63㎡(84.9평)

- 구조: 내진 설계, 철근콘크리트 구조

 

정문 벽에 붙어 있는 JSA성당 명칭.

 

 

▲ 1958년 준공 이후 오랜 세월 개신교와 공동으로 사용

▲ 2017년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 기간 중 의장 김희중 대주교 제의로 주교단이 JSA공소를 방문하면서 재건축 논의가 시작됨

▲ 2017년 8월 25일: 신축 부지 선정을 위한 1차 현장조사

▲ 2017년 10월 20일: 성당 신축 부지 최종 선정

▲ 2018년 3월 12일: 신축부지 내 지반조사 완료

▲ 2018년 3월 21일: 국방부 국유재산 토지사용 승낙

▲ 2018년 5월 14일: 건축인허가 및 개발행위허가 완료

▲ 2018년 5월 31일: 착공신고 완료 및 공사개시

▲ 2018년 6월 5일: 성당 신축기공식

▲ 2019년 8월 20일: 공사 완료(공사기간 약 15개월)

▲ 2019년 8월 21일: 성당 봉헌(축성)식

 

[가톨릭신문, 2019년 9월 1일, 박지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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