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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다섯 가지 키워드로 정리한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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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8-31 ㅣ No.1681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다섯 가지 키워드로 정리한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


울부짖는 공동의 집, 전 인류 성찰과 생태적 회개 호소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6월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를 발표했다. 「찬미받으소서」는 환경 문제로 인한 사회적 위기를 경고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인간은 물론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함께 살아가야 하는 공동체 구성원임을 일깨운다. 교황은 회칙을 발표한 해부터 매년 9월 1일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제정, 모든 그리스도인이 환경 보호를 위해 한마음으로 기도하며 지구를 살리는 실천에 동참해주기를 호소했다.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아 「찬미받으소서」에 담긴 주요 내용과 영성, 배경, 의미 등을 다섯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키워드 1.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찬미받으소서」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1181~1226) 성인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회칙 이름도 프란치스코 성인이 하느님께 드리는 찬가인 ‘태양의 찬가’ 후렴구 “저의 주님, 찬미받으소서”에서 따왔다. 성인은 이 찬가에서 태양을 형제로, 달을 누이로, 대지를 어머니로 찬양했는데, 자연을 대하는 성인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해오는 이야기로는 성인은 새와 이야기를 나누고 꽃과 나무를 청중으로 삼아 하느님 말씀을 전했다. 교황은 회칙에서도 이 점을 언급했다. “성인께서는 모든 피조물과 대화를 나누고 심지어 꽃 앞에서 설교하시며 ‘꽃이 마치 이성을 지닌 듯 주님을 찬미하도록’ 초대하셨습니다.”(11항) 

 

교황은 2013년 교황 선출 당시 교황 이름을 프란치스코로 정하며 성인의 삶과 영성을 자신의 길잡이로 삼았는데 「찬미받으소서」에서 역시 프란치스코 성인을 모범으로 제시했다. “저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께서 취약한 이들을 돌보고 통합 생태론을 기쁘고 참되게 실천한 가장 훌륭한 모범이시라고 생각합니다.”(10항) 

 

교황은 프란치스코 성인이 “하느님과 이웃과 자연과 자기 자신과 멋진 조화를 이루며 소박하게 사셨던 신비주의자이자 순례자”라면서 성인의 삶의 방식과 태도가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는 열쇠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 새들과 대화하는 성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에서 프란치스코 성인을 통합 생태론의 모범으로 칭송했다.

 

 

키워드 2. 회칙

 

회칙(回勅, encyclical)은 교황이 사목적 차원에서 발표하는 문헌(회칙, 교서, 권고, 담화, 연설, 강론) 가운데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다. 회칙 이름은 회칙 첫 문장을 시작하는 단어로 정해진다. 「찬미받으소서」는 첫 문장이 ‘찬미받으소서’로 시작한다. 회칙은 교황 개인의 가르침이라기보다 성경 말씀을 비롯해 교부ㆍ성인ㆍ역대 교황의 가르침, 교회 전통과 교리 등이 풍요롭게 담긴 공동 지성의 산물이다. 

 

세상과 교회를 향해 열린 자세로 폭넓게 대화를 시도해 온 교황은 「찬미받으소서」에서 지역 교회는 물론 철학자, 신학자, 이웃종교 지도자의 경험과 지혜를 빌리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회칙에는 성 보나벤투라, 십자가의 성 요한,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저서는 물론 바오로 6세ㆍ요한 바오로 2세ㆍ베네딕토 16세 교황 문헌, 동방정교회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 연설, 환경 문제를 다룬 각 지역 주교회의 성명과 발표문, UN 환경선언 등을 다양하게 언급했다. 로마노 과르디니(이탈리아)ㆍ테야르 드 샤르댕(프랑스)ㆍ후안 카를로스 스캐논(아르헨티나) 신학자의 사상과 저작물도 인용했다. 이는 환경과 생태 문제가 가톨릭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임을 보여준다.

 

 

키워드 3. 공동의 집

 

「찬미받으소서」는 ‘공동의 집을 돌보는 것에 관한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회칙’으로 소개된다. 공동의 집은 지구를 가리킨다. 회칙은 총 6장 246항으로 구성돼 있는데, 공동의 집은 첫 번째 항에서부터 언급된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께서는 이 아름다운 찬가에서 우리의 공동의 집이 우리와 함께 삶을 나누는 누이이며 두 팔 벌려 우리를 품어주는 아름다운 어머니와 같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십니다.”(1항) 

 

교황은 ‘지구’보다 ‘공동의 집’이라는 말을 먼저 쓰며 지구가 인간만의 공간이 아니라 모든 피조물의 땅임을, 공동의 집에 사는 인간과 자연이 모두 연결된 존재임을 강조했다. 이는 생태 문제를 환경 차원뿐만이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시각에서 함께 통찰하는 ‘통합 생태론’으로 이어진다. 

 

교황은 통합 생태론을 제안하며 “어떤 지역이 오염된 이유를 알아내려면 사회의 기능, 경제, 행태, 유형, 현실 이해 방식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기에 해결책 역시 자연계와 사회 체계의 상호 작용을 고려해 포괄적인 관점에서 찾아야 한다. 교황은 “우리는 환경 위기와 사회 위기라는 별도의 두 위기가 아니라 사회적인 동시에 환경적인 하나의 복합적 위기에 당면했다”고 역설했다.

 

 

키워드 4. 부르짖음

 

프란치스코 교황은 어려운 신학 용어와 교회의 전문 용어 대신 일상의 어법과 감성적인 비유로 세상과 대화해 왔다. 교황 문헌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교황은 「찬미받으소서」에서 현재의 위기를 두고 “누이가 지금 울부짖고 있다”며 환경 위기를 ‘지구의 부르짖음’으로, 사회 위기를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으로 표현했다. 

 

지구의 부르짖음으로는 △ 쓰레기 문제와 버리는 문화 △ 온난화와 기후변화 △ 수질 오염과 물 부족 △ 생물 멸종과 삼림 훼손 등을 지적했다.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으로는 △ 환경 오염과 훼손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 △ 불평등의 심화 등을 경고했다. 

 

교황은 “환경과 사회의 훼손은 특히 이 세상의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소외된 이들의 문제는 가장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위기의 근원이 인간에게 있음을 분명히 하며 전 인류의 성찰을 요구했다. “인간이 자연에 끼친 해악과 인간의 결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 부족은 자연이 그 구조 안에 새겨 넣은 메시지에 대한 무관심을 뚜렷하게 보여줄 뿐입니다.… 인간이 새로워지지 않으면 자연과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없습니다.”(117~118항)

 

 

키워드 5. 새로운 생활 양식

 

교황은 문제 해결을 위해 인류가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임을 인식하고 새로운 생활 양식을 통해 변화돼야 한다고 했다. 환경에 대한 책임 교육을 강조하면서 교육을 통해 ‘작은 일상적 행동’이 얼마나 고결한 일인지를 일깨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황이 제시한 작은 일상적 행동으로는 △ 플라스틱과 고무 사용 줄이기 △ 물 아끼기 △ 쓰레기 분리수거 하기 △ 먹을 만큼만 요리하기 △ 대중교통 이용하기 △ 불필요한 전등 끄기 등이다. 교황은 눈에 띄지 않는 작은 노력이 가져오는 결실의 중요성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지속 가능한 발전과 환경 보호를 위해 국가 간, 정부 간, 사회단체와 기업체들의 담론과 대화 역시 필요하다고 했다.

 

교황은 특별히 신자들에게 ‘생태적 회개’를 제안했다. 생태적 회개는 우리의 행위와 방관으로 피조물에 끼친 해를 깨닫는 일이다. 교황은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이 깨달음을 통해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 만물을 사랑과 감사, 절제와 겸손의 마음으로 돌보기를 촉구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9월 1일, 박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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