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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마음을 터놓고(면역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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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8-12 ㅣ No.645

[레지오와 마음읽기] 마음을 터놓고(면역효과)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유럽국가 못지않은 문명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인들에게 정복을 당한 이유 중 하나가 전염병이었다.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있던 원주민들에게는 정복자들이 가져온 각종 전염병에 대한 항체가 없었던 까닭에 천연두와 홍역 등의 질병에 속수무책이었다. 결국 지도자들을 비롯하여 원주민의 90% 이상이 사망하면서 나라는 패망의 길을 걸었다.

 

한국 전쟁에 참전하여 포로가 되었던 미군들 일부가 전쟁 이후에 미국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본국으로 돌아갈 것을 거부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는 포로들이 미국이나 자본주의보다 중국과 공산주의가 더 우월하다고 세뇌를 당했던 것이었는데, 이때부터 미국은 세뇌를 당하는 기제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맥과이어(W. J. McGuire)는 사람들이 설득을 당하여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다르게 하게 되는 과정을 건강한 몸이 바이러스로 인해 병드는 것과 같다고 추정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실험집단을 세 개로 나누어 각각 다른 처치를 하였다. 첫 번째 집단은 일반인들이 평상시 건강을 돌보는 원리처럼, 원래의 의견을 강하게 할 수 있는 정보들을 제공하며 그들의 의견을 지지해주었다. 그리고 두 번째 집단은 예방주사를 맞듯 그들의 생각에 대한 반대 의견을 약하게 하여 공격하였고, 세 번째 집단은 아무런 처치도 하지 않았다.

 

이후 세 집단 모두에게 원래 의견에 반(反)하는 내용으로 공격을 받도록 하여 설득했는데, 이 때 설득을 당하지 않고 가장 잘 견디어낸 집단은 어느 것이었을까? 바로 약한 공격을 받았던 두 번째 집단이었다. 물론 첫 번째 집단도 어느 정도 견디어 내긴 했다. 하지만 원래 지지받은 것과 비슷한 내용으로 공격당했을 때만 효과적으로 방어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 집단은 자신이 경험한 내용과는 다른 내용의 공격을 받아도 저항하는데 성공하여 설득당하지 않았다. 이전에 공격당한 경험으로 항체가 생겨 다양한 공격에도 성공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힘이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미리 반대 의견을 경험하면 다음에 더 강한 반대 의견이 주어지더라도 넘어가지 않고 효과적으로 저항하게 되는 현상을 ‘면역효과’라 한다.

 

 

이전에 당한 공격으로 항체 생겨 다양한 공격에도 방어할 수 있어

 

모태신앙으로 내성적이고 세심한 성격인 S자매는 40대 초반에 레지오 단원이 되었다. 하지만 단원들의 내뱉는 듯한 말투와 예의 없는 행동 등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여겨졌을 뿐만 아니라, 신자답지 못한 모습들에 회의가 들어 몇 달 만에 그만두었다. 그 후 협조단원으로 꾸준히 기도하며 신앙을 굳혀오다 우연한 기회에 자신이 단원 생활을 할 때 상황에 대한 해석을 너무 부정적으로 하여 상처를 많이 받았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10년 만에 다시 용기를 내어 레지오에 재입단하였다.

 

그리고 예상대로 단원들의 언행이 상처가 될 만한 사건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는 지난 경험을 토대로 지금은 긍정적으로 해석하며 잘 견디어 내고 있다. 그녀는 말한다. “제가 겪는 상황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하지만 그때와 달라진 것은 저의 생각이어요. 저를 어렵게 하는 단원들도 저와 같은 약한 인간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지고, 그들의 모습이 내 모습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그들을 위해 기도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니 다른 어려움들도 모두 가볍게 느껴지곤 해요. 저는 이런 제가 마치 신앙생활에 대한 면역이 생긴 모습이라 여겨져요.”

 

레지오 단원이 된 것을 후회한 적 있는가? 그렇다면 나를 레지오로 이끈 사람에 대한 원망이 생길 수 있다. 예상치 못했던 여러 어려움들로 힘들면 후회와 원망이 생기고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게 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만약 이런 어려움을 예상하고 입단을 했다면 어땠을까?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으로 열심히 단원 생활을 해내고자 할 것이다. 그러니 행동단원을 권면할 때는 단원 생활의 어려움도 ‘적당한 수위에서’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행동단원을 권할 때는 단원 생활의 어려움도 ‘적당한 수위에서’ 솔직하게 말해야

 

특히 일주일에 한 번 주회 시간만 내면 된다거나, 기도를 꼭 하지 않아도 되고, 활동도 대충하면 되고, 단원들이 다 착하다는 등의 과장된 이야기들은 경계해야 한다. 실제로 레지오 단원으로 훈련되기 위해서는 주회 시간뿐만 아니라 일주일에 두 시간 이상 의무적으로 활동을 해야 하고 여러 가지 교육이나 피정 등에도 시간을 내야하지 않는가! 또한 기도는 레지오의 무기이니 습관이 되기 위해서는 꾸준히 하여야 한다. 활동 또한 함께 고민하며 찾아서 하지 않으면 행동단원이 협조단원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레지오는 기도와 활동을 병행해야 하는 사도직 단체이기에 당연히 기도와 활동이 강조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특히 단원들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는 일은 더욱 조심해야한다. 대부분의 어려움은 관계에서 오고, 그 관계가 친밀해져 웬만한 일은 큰 갈등이나 고민 없이 이해하게 되는 데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다’라고 하지만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모이지 않는다’라는 속담도 있다. 또한 면역을 위한 예방 주사에는 약하게 만든 바이러스를 넣어야지 병을 일으키는 원균을 넣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고, 솔직하게 어려운 점을 이야기하되 자신이 극복한 경험을 꼭 곁들여 적절한 수준이 되게 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교본에 ‘레지오는 어떤 일이든지 모두 해보려고 하고 할 만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할 수 없다는 불평은 결코 하지 않는다.(준주성범 3:5)’(28쪽)는 말처럼, 실제로 우리들도 단원 생활에서의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 어려움을 넘어서는 은총으로 능히 그것들을 이겨내며 행복하게 단원생활을 하고 있지 않는가!

 

“우리 모두에게 관련되는 문제에 대해 마음을 터놓고, 솔직하고 진실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은 가정생활에서 맛보는 즐거움 중의 하나이다.”(교본 406쪽)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9년 8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행복디자인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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