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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사목] 배려와 관심 필요한 다문화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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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7-28 ㅣ No.1172

[올바른 렌즈로 세상보기] 배려와 관심 필요한 다문화가정


이방인 아닌 ‘가족’… 차별받지 않도록 모두가 관심가져야

 

 

최근 한 베트남 여성이 어린 아들 앞에서 남편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공개돼 큰 충격을 줬다.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 사회에 다문화가정의 숫자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들을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관심을 갖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국의 다문화가정 실태를 돌아보고,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주와 다문화가정에 대한 교회 가르침을 알아본다.

 

 

늘어가는 다문화가정

 

다문화가정이란 결혼이민자와 우리나라 국적법에 따라 출생, 인지, 귀화 등으로 국적을 취득한 자로 이뤄진 가정을 말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다문화가정은 2016년 11월 현재 31만6067가구(가구원 96만3174명)에 이른다. 국제결혼 건수는 최근 3년간 ▲ 2016년 2만591건 ▲ 2017년 2만835건 ▲ 2018년 2만2698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8.9% 증가해 13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결혼이민자의 출신 국적은 90% 이상이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국가 출신이다. 특히 중국(한국계 포함) 17만4168명(54.9%), 베트남 6만6231명(20.9%), 필리핀 1만8202명(5.7%) 등 3개 국가 출신이 우리나라 전체 결혼이민자의 81.5%를 차지한다. 또 배우자 성비를 기준으로 보면 한국 남성이 외국 여성과 하는 경우가 많다. 작년 국제결혼 10건 중 7건이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혼인(73.2%)이었다. 이는 상업적인 중개로 이뤄지고 있는 우리나라 국제결혼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다문화가족 규모는 2050년 216만5000명(총인구 5.11%)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결혼이민자는 2050년 98만3000명, 이들 자녀는 2050년 98만6000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다문화가정이 겪는 문제들

 

국제결혼을 통해 형성된 다문화가정은 세계관의 차이, 언어와 문화의 차이 등으로 인해 심각한 사회 부적응을 겪고 있다. 실제로 이들 다문화가정이 겪고 있는 사회 부적응은 높은 이혼율, 가족 해체, 가정 내 폭력, 고부 갈등, 2세들의 정규 교육 과정에서의 탈락, 빈곤의 고착화 등 여러 가지 문제들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국제결혼을 통해 우리나라에 이주한 여성들은 인권 침해에 극명하게 노출돼 있다. 많은 경우 국제결혼중개업체를 통해 국내에 시집 온 외국인 여성들은 고부 갈등을 비롯해 문화적, 언어적 차이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여러 가지 갈등에 노출된다. 지난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가 결혼이주여성 92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42.1%에 이르는 387명이 가정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폭력의 유형은 심한 욕설부터 폭력, 한국식 생활방식 강요, 생활비 무지원, 본국과의 관계 단절 등 다양했다. 

 

그 중에서도 가정 폭력은 가장 끔찍한 유형의 경험이다. 최근 베트남 여성 폭행 동영상도 이를 보여주는 가장 큰 사례로, 가정 폭력으로 인해 목숨마저 잃게 되는 이주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는 국내 언론에 끊임없이 보도되고 있다.

 

대구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이관홍 신부는 “가정폭력은 그 자체로도 위험한 문제일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부작용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게 크다”고 지적했다. 이 신부는 “특히 급격한 증가추세에 있는 다문화가정에서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폭력은 한국사회는 물론 한국 가톨릭교회도 풀어야 할 새로운 이슈”라면서 “결혼이주여성이 이주민으로서 사회 안에 통합되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완전한 의미의 환대 차원에서 생각해야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2018년 수원 고등동성당에서 봉헌된 이민의 날 미사 중 본당 신자들과 수원엠마우스 이주민들이 손을 잡고 기도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자료 사진.

 

 

이주민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

 

교회는 이주민을 종교 혹은 신앙적인 차원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인권과 같은 보편적인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 교회는 이주민을 ‘하느님의 모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것은 인간의 존엄성에 기초해 이민을 종교적 교리가 강조하는 사랑의 대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회는 이민에 대한 실질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비오 12세 교황은 교황령 「피난 가정」(1952)을 통해 이주자에 대한 사목적 배려를 표명했다. 이어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사목 헌장」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이 이민자 문제에 대해 의식하도록 촉구하며 이주의 권리를 재확인할 뿐만 아니라 이주노동자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가족 재결합을 누리고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천명했다.(65~66항 참조)

 

교황청 이주사목평의회(현 교황청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 이하 인간발전부)는 2004년 훈령 「이민들을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이민 현상의 도전과 의미를 강조하고, 인간 이동에 따르는 착취와 남용을 비난했다. 특히 이민의 인권 증진과 ‘연대의 문화’ 건설의 필요를 강조했다.

 

인간발전부는 2017년 급증하고 있는 이주에 대한 사목적 관심을 표명한 ‘난민과 이민을 위한 20가지 사목 행동 지침’과 ‘난민과 이민을 위한 20가지 행동 지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두 문서에는 ‘환대하기’, ‘보호하기’, ‘증진하기’, ‘통합하기’라는 네 개의 표제어를 통해 이민과 난민 문제와 관련해 교회와 국제공동체가 실천할 최선의 행동 지침을 담았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민과 난민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교황은 올해 세계 이민의 날(9월 29일) 담화에서 “‘환대하기, 보호하기, 증진하기, 통합하기’는 이민과 난민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생존의 벼랑 끝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에 대한 교회의 사명을 표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려를 통해 통합 이뤄야

 

단일민족이라는 역사관으로 오랫동안 고립되어 살아온 우리나라는 주변의 중국과 일본 외에 다른 인종이나 민족과 만나 교류할 기회가 없었다. 이러한 민족 우월주의 인식이 다문화가정을 배려하지 못하고 차별하는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남창현 신부는 “말과 문화가 다른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이주민과 결혼이민자들은 당혹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 신자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이들에게 다가가 따뜻하게 환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관홍 신부는 “결혼이주여성이 한국사회 안에서, 자신의 가정 안에서 더 이상 약자로 살아가지 않도록 교회는 특별히 배려하고 포용해야 한다”면서 “특별히 사회적인 정책과 구조, 제도 안에서 소외된 사각지대에 있는 결혼이주여성들과 가정 폭력에 노출된 여성들을 위해서 더욱 더 고민하고 그들에게 다가가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문화가정을 배려하기 위해서는 결혼이주민들과의 인격적 만남도 중요하다.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이들이 필요한 것을 제대로 알고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가톨릭대학교 다문화연구원 신난희(베로니카) 교수는 “언어와 문화가 다른 새로운 환경에서 사는 결혼이주여성을 포함한 이주민들이 모국에서 사는 것처럼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을 때 이들이 우리 사회 안에 통합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도구로서 이들을 환대하고 이들을 우리 사회 안의 선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톨릭신문, 2019년 7월 28일, 최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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