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19일 (일)
(녹) 연중 제2주일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가톨릭 교리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20: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249~267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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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5-20 ㅣ No.2201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0.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가톨릭 교회 교리서」 249~267항)


하느님은 사랑이기에 세 분이시고, 하나 되신다

 

 

어린 남매를 둔 부모가 있었습니다. 교통사고로 오빠가 크게 다쳤습니다. 당장 수술을 하기 위해 피가 필요했는데 오빠에게 맞는 피를 가진 사람은 동생밖에 없었습니다. 부모는 조심스럽게 딸아이에게 물었고 딸아이는 잠깐 고민하더니 흔쾌히 허락하였습니다. 다행히 수술은 잘 진행되어 모두 무사하게 되었습니다. 딸아이가 눈을 뜨며 놀라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러며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나 안 죽었어?”

 

딸아이는 자신이 피를 주면 오빠는 살고 자신은 죽어야 하는 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인간관계를 구성하는 최소단위는 ‘3’입니다. 먼저 ‘두 당사자’가 있어야하고 그 두 당사자 간을 오고가는 ‘사랑의 표현’이 있어야합니다. 위 예에서는 ‘피’가 될 것입니다. 두 당사자만 있고 오고가는 선물이 없다면 관계는 형성되지 않습니다.

 

사랑이 깊을수록 사랑의 선물도 커지는데 결국 ‘생명’까지도 내어줄 수 있게 됩니다. 부부를 일심동체라 하는데 일심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고 있어야합니다. 남편은 힘들게 번 피 같은 돈을 아내에게 줍니다. 아내는 남편을 위해 또한 피를 흘리며 자녀를 출산합니다.

 

2000년 중국 산둥성에서 한 남자가 의료 사고로 뇌사상태가 된 아내를 극진히 간호해 8년 만에 깨어나게 한 일이 있었습니다. 아직 몸이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지만 2008년 장씨의 아내는 임신을 하게 됩니다. 의사들은 한결같이 아기를 낳으면 산모의 생명이 위험하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들에게 아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남편이 죽어있는 저를 살려주었습니다. 제가 남편에게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이것입니다.”

 

다행히 건강한 딸을 출산했고 산모도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남편이 아내를 극진히 간호한 것이 사랑의 표현입니다. 또 아내가 목숨을 걸고 자녀를 출산한 것 또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이 ‘남자와 여자’, 그리고 두 당사자가 보이는 ‘사랑의 표현’으로 이들은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 하나가 되는 부부의 신비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삼위일체’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모습대로 사람을 만드시되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고 하십니다.(창세 1,17 참조)

 

성부는 남편과 같습니다. 남편은 아내를 위해 밖에 나가서 ‘돈’을 벌어옵니다. 아내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치는 것과 같습니다. 남편이 아내에게 주는 돈은 사랑의 피 흘림으로써 성부께서 성자에게 세례 때 주셨던 ‘성령’과 같습니다. 성부께서 성자께 ‘성령’을 주셨다는 말은 ‘다’ 주셨다는 뜻입니다.(요한 3,34-35 참조)

 

이에 아내는 남편을 위해 자녀를 출산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하듯,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교회를 탄생시키기 위해 피를 흘리셨습니다. 어머니를 통해 자녀가 태어나듯 세상 모든 만물은 성자의 피 흘림을 통해 태어난 것입니다.(요한 1,3 참조)

 

삼위일체 신비 안에서 ‘성령’은 아버지가 아드님을 위해 흘리는 ‘피’이고 아드님이 아버지를 위해 흘리는 ‘피’입니다. 남편이 피땀 흘려 벌어온 돈이 성령이고, 아내의 자녀를 낳는 피 흘림이 또한 성령입니다. ‘피’는 곧 ‘생명’이기에(창세 9,4; 레위 17,14; 신명 12,23 참조) 성부와 성자를 오가시는 성령은 성부의 전부이기도 하고 성자의 전부이시기도 합니다. 그러니 성령은 성부와 성자와 같은 사랑의 본성 전부를 지니신 분이십니다. 

 

그러니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그 ‘사랑의 본성’상 같은 분이십니다. 세 분 모두 하느님의 본성이자 사랑을 온전히 지니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자면, 하느님은 사랑이라는 ‘본성’(‘실체’ 혹은 ‘본질’로도 번역됨: 252항)으로 한 분이시지만(253항 참조) 그 ‘각기 다른 사명과 활동’(259항 참조)으로는 세 분(세 위(persona)라고 말하기도 한다)이 되시는 것입니다.(266항 참조) 하느님께서 세 분이시지만 선물(성령)로 두 분(성부-성자)이 하나가 되시는 삼위일체 신비는 영원한 관계의 신비이자 또한 모든 관계의 모델이 됩니다.

 

[가톨릭신문, 2019년 5월 19일, 전삼용 신부(수원교구 영성관 관장 · 수원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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