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8일 (금)
(홍)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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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사목] 예수회 이주 노동자 지원 센터 김포 이웃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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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4-21 ㅣ No.1154

[세상에 열린 공동체] 예수회 이주 노동자 지원 센터 ‘김포 이웃살이’


이주 노동자들의 따뜻한 이웃!

 

 

취업을 목적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이주 노동자가 100만 명을 넘었다. 그들은 우리가 꺼리는 힘들고 위험한 노동 현장에서 일하며, 우리 경제의 한 축이 되었다. 그렇지만 그들의 권리는 인정되지 않고, 강제 노동과 임금 체불, 강제 출국의 악순환은 계속된다. ‘김포 이웃살이’는 이주 노동자를 소중한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의 따뜻한 이웃이 되어 주고 있다.

 

 

이주민에 대한 투신을 우선순위로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담터로 49에 있는 ‘김포 이웃살이’(이하 이웃살이)는 예수회에서 운영하는 이주 노동자 지원 센터다. 2005년 문을 연 뒤로 김포를 중심으로 한 경기도 서부 지역 이주 노동자들의 노동 상담소요 한국어 학교이자 편안한 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예수회의 보편 사도직 다섯 개 가운데 하나가 이주 사목입니다. 특히 아시아 태평양지역구(JCAP)에서는 이주민에 대한 투신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어요.” 센터장 안정호 이시도로 신부는 이웃살이가 가난한 이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복음과 예수회의 정신에 따라 시작되었다고 했다.

 

“경기도 시흥에서 이주민을 위한 사목을 준비할 때 거리가 먼 김포 지역에서도 이주 노동자가 찾아오는 게 놀라웠어요. 김포 지역에는 이들이 찾아가 하소연할 이주 노동 상담소가 없다는 거예요.”

 

이런 이유로 이웃살이는 김포시 양촌읍 구래리에 처음 문을 열었다. 고용 허가제가 시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05년 4월 무렵이었다.

 

이주 노동자의 선량한 이웃이 되어 주어야 한다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현하려는 마음으로 이름도 ‘천주교 이주 노동자의 집 이웃살이’라고 지었다. ‘이웃살이’는 성경 속 예수님께서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으신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루카 10,29-37 참조)에서 비롯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하신 예수님의 이 말씀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관계가 ‘이웃’이며, 그리스도인이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말씀이셨다.

 

 

이주 노동자에게 실질적 도움을

 

이웃살이는 문을 열 때부터 이주 노동자들이 노동 문제를 겪을 때 가장 먼저 도움을 줄 수 있는 노동 상담에 중점을 두었다. 하지만 갑자기 일자리를 잃거나 병을 얻어 갈 곳이 없는 이주 노동자들에게는 쉼터가 시급했다. 다른 이주 노동자 관련 기관들이 쉼터를 폐쇄하는 상황에서도 지금껏 20여 명이 함께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유지하는 이유다.

 

“영어 미사를 하겠다고 현수막을 걸었는데 아무도 오지 않는 거예요. 드러나는 현수막 때문에 ‘미등록 체류자’가 오지 못하는 거였어요. 바로 현수막을 떼었더니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죠.”

 

진정한 친구는 그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간다고 했던가. 이주 노동자들이 모인 곳으로 와 달라는 요청으로 공장에 찾아가 미사를 드린 일도 있다.”

 

그들이 원하는 일,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다 보니 활동이 하나둘 늘었다.

 

한국어 교실도 중요한 일이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이주 노동자들이 피해를 많이 보기도 하지만 한국어를 잘하면 일할 기간이 늘어나는 등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성경 공부와 피정, 문화 · 종교 행사, 국가별 축구 · 농구 대회, 한국어 말하기 대회, 여름 캠프, 건강 검진 등도 이루어진다. 모두 이주 노동자들의 한국 정착을 돕고, 타향살이하는 그들의 외로움을 함께하며 지지해 주는 친구요 이웃이 되어 주는 일이다.

 

 

이주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며

 

이주 노동자들은 고용 허가제를 통해 정당하게 우리나라에 들어온다. 하지만 일하는 곳에서 무시당하고 욕설과 비인간적인 대우는 물론 때로 범죄자 취급을 받아도 이직이 자유롭지 못하다. 그들의 운명은 3년 동안 사업주 손에 달려 있다. 만일 열악한 근로 조건을 견디지 못해 일을 그만두면 비자가 없어져 ‘미등록 체류자’라는 딱지가 붙고, 법무부 단속에 걸리면 바로 본국으로 송환된다. 그러다 보니 단속을 피해 도망치다 추락사하는 이주 노동자도 생긴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경쟁을 뚫고 타향살이의 어려움을 선택한 이들의 한결같은 소망은 돈을 많이 벌어 무사히 가족이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거기에 이주 노동자의 인권도 지켜달라는 작은 바람도 있다.

 

“이주 노동자는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 멀리 떨어져 살 결심을 한 마음과 육체가 건강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에게서 삶을 대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습니다. 그들과 차별 없이 지내다 보면 우리 사회는 더 성숙해질 수 있고, 우리는 하느님 나라를 실현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전 센터장으로 지금도 이웃살이에서 이주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이성균 안드레아 신부가 강조한 말이다.

 

안정호 신부도 단호하게 말한다. “이주 노동자 문제로 사장님을 만나면 ‘당신, 한국 사람 맞아? 우리가 먼저 살아야지.’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습니다. 이주 노동 문제는 지금도 심각합니다. 국제결혼 이주 여성, 다문화 문제에 가려 있을 뿐이죠. 국가 정책도 다문화에 집중되어 있고요. 이주 노동자의 권익을 옹호하고 그들의 대변인이 되어 주는 것, 사회 운동으로서의 이주 사목이 우리의 변함없는 소명인 이유입니다.”

 

 

이주 노동자들의 한국 정착을 돕고

 

지난 3월 3일 찾아간 이웃살이는 이주 노동자들로 북적였다. 같은 나라 사람은 물론이고 나라와 언어, 종교, 살아온 경험은 다르지만 같은 처지에 놓인 이주 노동자들이 만나 서로 마음속 아픔을 나눈다.

 

주일마다 열리는 한국어 교실은 120명 정도가 참여한다. 캄보디아, 필리핀, 태국, 미얀마, 베트남, 네팔 등지에서 온 이주 노동자 30여 명이 함께 공부하는 5반 교실에서는 두 명씩 짝을 지어 친구를 소개한다.

 

“내 췬구는 네팔에써 온 산카입미다.” 어눌한 발음의 한국어에 웃음꽃이 핀다. 서투른 글씨로 적은 ‘꿈’을 이야기할 땐 가슴이 뭉클해진다. “돈 많이 펄어서 세로 집을 사고 싶어요.”

 

한국어 교실에서 만난 한 이주 노동자는 “이웃살이는 힘들 때, 고향이 그립고 가족이 보고 싶을 때 갈 수 있고, 한국어도 배우며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우리 집”이라고 했다.

 

이들을 지켜보는 한국어 강습 봉사자들의 마음은 흐뭇하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봉사를 하지만, 제가 얻는 것이 더 많아요. 인간은 누리고 싶은 것을 누렸을 때보다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든 물질이든 베풀고 나눌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죠. 이웃살이에서 만나는 이주 노동자들을 통해 그런 느낌이 더 크게 와닿는 건, 사랑과 손길이 더 필요한 곳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한국어 수업이 끝난 뒤 이주 노동자들은 인근 본당의 신자들이 돌아가며 준비한 점심을 함께 나눈다. 따뜻한 밥 한 끼로도 마음의 온정을 느끼게 한다. 웃음소리와 대화가 끊이지 않는 이웃살이의 주일, 이주 노동자들에게 이 시간 이웃살이는 가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나 열악한 공장의 힘겨움을 잊게 하는 ‘따뜻한 보금자리’다.

 

 

환대와 자비로 이주 노동자를 맞이하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주민과 난민은 ‘시대의 징표’이며, “우리의 문을 두드리는 모든 이방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게 해 주는 기회”라면서 “이민과 난민 문제에 유일하게 의미 있는 대답은 ‘자비’와 ‘연대’뿐”이라고 했다.

 

4월 28일은 이민의 날이다. 이날은 하느님의 자비 주일이기도 하다. 우리 곁에 있는 이주 노동자들을 환대하고, 그들이 하느님의 자비를 느낄 수 있게 돕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의무이다.

 

“이주 노동자들이 언제든지 편하게 찾아갈 수 있는 자기 집 같은 곳이면 좋겠어요. 한국에 있는 동안 가족의 빈자리를 조금이라도 채워 줄 수 있다면 더없는 기쁨일 것이고요.”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이주 노동자들의 이웃이 되어 주는 것’이라는 설립 정신대로 이웃살이가 언제까지나 이주 노동자들의 기쁨과 슬픔, 희망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따뜻한 이웃으로 존재하면 좋겠다.

 

문의: ☎ 031) 987-6241

예수회 이주 노동자 지원 센터 ‘김포 이웃살이’

 

[경향잡지, 2019년 4월호, 글 · 사진 김민수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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