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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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12: 믿음의 성장(161~165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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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3-27 ㅣ No.2149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12. 믿음의 성장(「가톨릭 교회 교리서」 161~165항)


신앙은 행복과 함께 성장해야 변함없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쉰들러 리스트’(1993)는 쉰들러라는 방탕했던 나치 당원 사업가가 1100명이라는 학살 직전의 유다인들을 구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던 군수공장 직원으로 수용소에 있는 유다인 수용자들을 고용합니다. 그 명목으로 자신의 전 재산을 바쳐야 했지만 그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의 은인이 됩니다. 

 

쉰들러에 의해 가스실에 가지 않게 된 한 생존자가 감사의 표시로 자신의 금니를 뽑아서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한 자는 세상을 구한 사람이다’라는 탈무드 문구가 적힌 반지를 만들어 선물합니다. 그러나 쉰들러는 자신은 그 반지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너무 흥청망청 돈을 썼기에 더 많은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고 한탄합니다. 자신의 자동차를 팔았더라면 열 명은 더 구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옷에 달린 나치 당원 금배지를 팔았더라면 두 명, 적어도 한 명의 생명은 더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 말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쉰들러는 자신의 재산으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 더 큰 행복임을 믿었습니다. 사람의 행동은 자신이 무엇을 행복이라 믿느냐에 의해 결정됩니다. 자신이 행복하다 믿는 대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믿음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투자합니다. 만약 쉰들러가 자신의 재산만 늘렸다면 결국 사람의 생명보다 돈이 더 큰 행복임을 믿은 것입니다. 

 

예수님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큰 행복이라 말씀하셨습니다.(사도 20,35 참조) 그래서 예수님을 믿으면 “사랑으로 행동”(갈라 5,6)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사랑 때문에 ‘내가 세상에서 바보가 되어가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를 ‘믿음의 시련’이라고 합니다. 사랑의 실천 아닌 다른 것이 더 행복해보일 때 이 시련이 찾아옵니다. 이 세상에 사는 동안에는 우리의 믿음은 언제나 위기를 맞을 수 있습니다.(164항 참조)

 

이 믿음의 시련을 끝까지 견뎌내지 못하면 영원한 생명에 이를 수 없습니다.(161항 참조) 바오로 사도는 신앙의 “훌륭한 전투”(1티모 1,18)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성령의 불”(1테살 5,19)을 끄지 말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신앙은 성령의 힘으로 지탱되는데 그 에너지가 부족해지면 싸움에서 지게 됩니다. 이를 위해 성령의 에너지가 흘러들어오는 통로인 ‘교회’에 머물러야 합니다. 비를 맞으려면 비가 오는 곳으로 가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막 불이 붙기 시작한 나무가 화로에서 혼자 떨어져 나오면 다시 꺼지게 됩니다. 그러나 많은 나무가 타고 있는 모닥불 안에 있으면 거센 바람도 두렵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개인의 신앙이 교회의 신앙에 뿌리내리게 하도록 교회에 성령을 충만히 부어주셨습니다.(162항 참조) 신앙의 위기가 없을 수는 없지만 교회 안에서 이 “신앙의 어두운 밤”을 끝까지 견뎌낼 수 있습니다.(165항 참조)

 

“신앙 안에서 살고, 성장하고 마지막까지 항구하려면 하느님의 말씀으로 신앙을 키워야하며, 주님께 신앙을 키워주시도록 간구해야 합니다.”(162항) 신앙은 지켜야하는 것만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말씀과 기도로 ‘성장시켜야’ 합니다. 밭에 씨앗이 떨어지면 밭은 씨앗을 지키는 것만이 아니라 자라게 합니다. 마찬가지로 신앙을 가졌다면, 그리고 그 신앙이 중요하다면 반드시 성장시켜야합니다. 

 

농부는 밭에 뿌려진 씨가 싹이 되고 줄기가 되고 열매가 맺히는 것을 보는 것이 행복입니다. 그 행복 때문에 내일도 밭에 나가게 만듭니다. 믿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믿음이 성장하며 오는 기쁨을 그때그때 느껴야합니다. 열매는 마지막에 맺는 것이지만 성장하는 것을 보는 기쁨은 매일 느낄 수 있습니다. 교회는 “신앙은 우리가 이 지상에서 순례해 가는 목표인 ‘지복직관’(visio beatifica)의 기쁨과 빛을 미리 맞보게 해 준다.”(163항)고 말합니다. 믿음이 자라고 있다는 증거는 그 믿음 때문에 조금씩 행복해지고 있는 나의 감정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쉰들러도 한 명의 생명이 가스실에 들어가지 않게 되는 기쁨 때문에 자신의 모든 재산을 다 바칠 수 있었습니다. 신앙은 행복과 함께 성장해야 항구할 수 있습니다.

 

[가톨릭신문, 2019년 3월 24일, 전삼용 신부(수원교구 영성관 관장 · 수원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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