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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반려동물의 장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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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3-27 ㅣ No.2148

반려동물의 장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전례 예식 불가능… 구원 가능성은 열려 있어

 

 

- 전 세계 곳곳의 교회에서는 10월 4일 동물들의 수호자인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축일을 맞아 반려견 축복이 이뤄지고 있다. CNS 자료사진.

 

 

베드로씨는 최근 “자식의 장례를 치르고 있다”는 지인의 소식에 연도를 할 채비를 차리고 지인에게 연락했다. 그러나 지인의 ‘자식’이 알고 보니 반려견(犬)이라는 사실을 알고 당황했다. 그리고 반려동물 장례식장에서 반려동물의 사진 옆에 십자고상과 성모상을 두는 ‘종교 맞춤형 빈소’를 판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할 지 혼란스러웠다. 반려동물의 장례, 신자들은 어떻게 봐야할까?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실시한 ‘2018년 동물보호 국민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 보유 가구의 비율은 2010년 17.4%에서 2015년 21.8%, 지난해에는 23.7%로 증가했다. 국민의 4분의 1에 가까운 수가 반려동물을 돌보고 있는 셈이다. 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풍조가 확산되면서 사료제조 및 도매업, 동물용의약품 제조 및 도소매업, 반려동물용품, 동물병원, 미용, 호텔, 놀이뿐 아니라 반려동물을 위한 장묘, 장례업도 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이라는 의미의 펫팸족(Pet+Family+族)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가족처럼 여기던 반려동물을 위해 교회의 장례 예식을 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불가능’하다. 교회의 전례는 기본적으로 교회의 가르침을 ‘믿는 사람’을 위해 거행되기 때문이다.

 

가톨릭전례학회 윤종식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는 “장례 예식 기도의 핵심은 ‘죽은 사람의 죄를 보지 말고, 자비를 베풀어 달라’는 것과 ‘부활에 희망을 지녀왔던 죽은 사람이 부활의 영광에 함께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청하는 것”이라면서 “반려동물의 경우 ‘죄를 지었다’고 보기도, ‘부활에 희망을 지녔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교회 안에서 동물의 장례예식은 불가능하지만, 동물이 구원과 무관하다는 말은 아니다. 성경에도 하느님이 홍수 때 방주를 통해 인간과 동물을 함께 구한 내용이 나오고, 파스카의 어린양이나 요나와 큰 물고기, 엘리야와 까마귀 등의 일화도 등장한다. 「축복 예식」 중 ‘동물 축복 예식’의 기도문도 “짐승들도 인간의 속죄 의식에 참여하여 다른 모든 피조물과 함께 그리스도의 구원에 참여”함을 상기시켜준다.

 

「교회상식 속풀이」의 저자 박종인 신부는 “신학적으로 죽음은 인간이 저지른 ‘원죄’의 결과이기에 인간에게는 세례도 장례도 필요하지만, 동물에게는 의미가 없다”면서도 “송아지가 새끼 사자와 더불어 살찌고, 젖먹이가 독사 굴 위에서 장난한다는 성경말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구원은 완벽한 창조질서를 회복하는 것이기에 인간의 구원은 모든 피조물의 구원과 연결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목자들은 동물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좋지만, 동물을 ‘인격체’처럼 여기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반려동물이 인간관계를 대체하기 위한 방편이 돼서도 안 되고, 동물과 인간의 가치를 동일선 상에 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 교수 박은호 신부는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이자 하느님께서 숨을 불어넣어주신 존재로, 교회는 하느님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가르친다”면서 “동물도 피조물로서 존중해야하지만, 인간관계에 부담을 느껴 멀리하고 자기가 편하게 다룰 수 있는 동물과의 관계를 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종식 신부도 “교회의 전례가 기본적으로 사람을 위해 있듯이, 사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이웃들은 반려동물이 하늘나라에 가기를 기도해주기보다는 반려동물을 아끼던, 반려동물을 잃고 슬픔에 젖은 사람을 위해 기도해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가톨릭신문, 2019년 3월 24일,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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