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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사목] 한반도에서 부는 평화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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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1-07 ㅣ No.1142

[알아볼까요] 한반도에서 부는 평화의 바람

 

 

1953년 7월27일 휴전당사자로서 유엔, 북한, 중국 대표들이 한 테이블에 앉아서 전쟁을 끝내는 종전(終戰, the end of the war)선언이 아닌 전쟁을 잠시 멈추는 휴전(休戰, armistice)협정을 체결하였다. 그 결과 지금까지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이다. 지금 한반도는 그 어느 때보다 평화를 위해 절실하게 기도가 필요한 시기이다. 현재 남북은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로 갈 것인가? 여전히 잠깐 전쟁이 멈춘 상태에 있다가 언제 전쟁이 일어나도 별로 이상하지 않다는 듯이 전쟁에 휘말려 버릴 상태로 남아 있을 것인가? 기로에 서 있다.

 

현재 남북관계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4차에 걸친 정상회담을 가지고 분단 이후 최초로 북미정상회담을 가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전쟁의 위협이 없는 가장 평화로운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제 한국 사회는 전쟁의 위험을 종식시키기 위해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어 전쟁을 끝내고 하루 빨리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구축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국천주교회 역시 예외는 아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북 의지까지 나오면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천주교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 지면을 통해 3회에 걸쳐 한반도의 평화, 교황방북의 의미 그리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교회의 역할에 대해서 깊이 숙고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평화의 바람

 

2018년이 시작되기 전까지 남북관계는 일촉즉발 전쟁의 위험 속에 있었다. 북한이 여섯 번째 핵을 실험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실험하면서 미국은 국제적으로 고강도의 대북제재를 결의하였고, 유엔에서도 경제적인 제재를 결의하였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가능성에 대한 발언을 하면서 갈등과 긴장을 고조시켰다. 하지만 2018년 1월 초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 올림픽에 참가할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북한 선수들이 평창 동계 올림픽에 참가하고 남북 선수들이 공동으로 입장을 하게 되었다. 이후 4차에 걸쳐서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졌고,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성사되었다. 이제 더 이상 전쟁에 대한 언급은 사라졌다.

 

남북관계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달라진 모습은 평화 구축이다.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기하고 장거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폐기하였다. 9월19일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은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과 발사대까지 영구 폐기하기로 하였으며, 미국의 상응 조치에 따라서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 등 추가적 조치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시 김정은 위원장은 육성으로 전 세계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아갈 것”을 확약하였다.

 

남북은 2018년 9월19일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군사합의를 가졌다. 이 합의에 따라 남북은 10월1일부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주변과 철원의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지뢰를 제거하고 감시초소(GP)를 제거하고 있다. 남북이 9·19 군사합의에 따라 진행되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보면 한반도 내 전쟁에 대한 위험이 현저하게 줄어 들었다고 평가 할 수 있다. 한반도 평화는 어느 특정한 나라의 영향을 받지 않고 남북이 힘을 합해 주도적으로 만들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남북이 우선적으로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먼저 평화 위에서 이루어지는 경제발전을 위한 협력이야 말로 장기적이면서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과 유엔에서 여전히 대북제재를 풀지 않고 현상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측면에서 개발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북은 선(先)평화 후(後) 경제협력이라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경제적인 바람

 

남한경제는 IMF 이후 계속적으로 어려웠다. 남한은 한쪽이 막혀 섬 보다 못한 상황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경제발전의 포화상태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일본이 수차례 한반도를 침입하고, 결국 36년 동안 식민지로 삼았던 이유는 한반도를 발판으로 시베리아나 중국 대륙을 통과해서 유럽으로 진출하여 자국의 경제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였다. 만약 통일이 된다면 한반도는 시베리아와 중국 대륙을 횡단하는 철도를 연결하여 태평양 지역 섬나라들과 유럽을 연결하여 지구촌 관광사업과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남한 국민들 일부는 남북이 통일을 하면 그 비용이 엄청나게 소비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통일을 위해서 투자되는 “통일비용”과 남북이 분단된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소비되는 “분단비용”을 비교해 보면 엄청난 “통일편익”이 발생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통일편익은 그야말로 통일을 했을 때 발생하는 경제적인 효과와 비경제적인 효과를 의미한다. 통일비용은 북한에 생산 기반 시설을 건설하고 새로운 공장을 짓는 등 북한 경제를 개발하는데 드는 비용이다.

 

하지만 이것은 낭비되는 돈이 아니라 일자리와 소득을 안겨주는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도로를 내거나 공장을 지으면 관련 산업의 생산이 증가하고, 일자리가 늘어나 국민소득이 확대되어 투자의 상당 부분을 회수할 수 있다. 그리고 북한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풍부한 지하자원들이 매장되어 있다. 특히 반도체 제품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희토류는 세계매장량 2위다. 그 자원들은 남한의 기술력과 자본을 기다리고 있다. 남한의 기술력과 자본이 그 지하자원을 잠에서 깨우고 경제발전에 동력을 가져온다면 세계적으로 부강한 통일국가가 될 것이다. 통일이 되면 경제적 이익 및 비경제적인 이익이 돌아온다.

 

현재 남한의 1년 국방비가 40조원이 넘는다. 북한은 약 9조원을 국방비로 쓰고 있다. 대부분은 무기를 개발하거나 수입하는데 쓰여 진다. 그리고 남한 청년들은 약 2년 동안, 북한의 젊은이들은 약 10년간 의무적으로 군 복부를 해야 하는데 젊음을 군대에서 보내야 하는 것은 돈으로 환산 할 수 없는 경제적인 손실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통일비용은 투자의 의미가 있다면 분단비용은 영구히 사라져 버리는 소비적인 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 비좁은 한국 땅에서 경제적인 발전을 위해서 남북이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남한을 방문했을 때 “한반도 평화를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왔다”고 말씀하시며,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선 용서와 화해를 통해 정의가 실현되기를 강조하셨다. 2018년 4월1일 부활절 미사에서 “우리는 예수가 뿌린 씨가 한반도의 회담에서 열매를 맺음으로써 지금 진행되는 대화가 이 지역에서 화합과 평화를 촉진하기를 기도한다.”고 말씀하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차 남북정상회담이 있기 이틀 전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의 평화와 전 세계의 평화를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하였으며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시겠다고 말씀하셨고, “온 교회가 함께 평화의 아버지시며 모든 이들의 아버지이신 하느님께 기도”하기를 부탁하셨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반도의 평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해 주셨다. 만약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마련된다면 교황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그 평화는 동북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어 갈 것이다. 작은 고을 베들레헴에서 인류의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하셨듯이 한반도가 지리적으로 작은 나라이지만 평화가 전 세계로 퍼져가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9년 1월호, 김연수 스테파노 신부(예수회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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