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강론자료

요한복음 12,20-33 아들의 영광 (2018. 3. 18. 사순 5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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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충희 [korangpo] 쪽지 캡슐

2018-03-15 ㅣ No.2197

축제 동안에 하느님을 경배하러 예루살렘에 온 사람들 중에 그리스인 몇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갈릴래아 벳사이다 출신의 빌립보에게 가서 말하였다. “선생님, 예수를 만나고 싶습니다.” 빌립보는 안드레아에게 말을 전하였고, 그들은 함께 예수에게 가서 말하였다. 예수가 말하였다. “이제 사람의 아들이 큰 영광을 받을 때가 왔습니다. 내가 진실을 말합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그냥 곡식 한 알로 남아 있습니다. 그것이 죽고 나서야 많은 곡식을 생산합니다. 자신의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신의 생명을 미워하는 사람은 그것을 영원히 지킬 것입니다. 나를 섬기려는 사람은 누구나 나를 따라야 합니다. 그리하여 나를 섬기는 사람은 내가 있는 곳에 나와 함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의 아버지께서는 누구든지 나를 섬기는 사람을 높여주실 것입니다.”

 

그리스인들은 철학과 정치에 관심이 많다. 그들은 엄청난 군중이 예수에게 환호하는 것을 보고 플라톤이 꿈꾸던 철인 군주를 떠올렸을 법하다. 그들은 예수를 친견하고자 매우 겸손한 자세로 빌립보에게 청탁을 넣는다. 청탁을 받은 빌립보도 감히 혼자 가지 못하고 안드레아를 불러 함께 예수를 뵙는다.

 

큰 영광은 예수의 죽음을 가리킨다. 이 사건은 성령의 권능을 드러내므로 영광이며, 생명이 죽음을 이기는 결정적 사건이므로 영광이다. 예수는 하나뿐인 육신의 생명을 희생함으로써 수많은 제자들을 얻는다. 제자들은 다시 각자 하나뿐인 육신의 생명을 희생하여 더욱 많은 제자들을 얻을 것이다. 예수와 제자들의 육신은 썩어 없어지더라도 그들은 영적 생명으로 활기차게 살아있다. 이렇게 영적 생명은 계속 풍성하게 열매를 맺는다.

 

사람이 육신의 생명을 돌보느라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는 영적 생명을 모른 채 헛되이 사라질 것이다. 애지중지하던 육신도 물론 헛되이 썩어 없어질 것이다. 중의법으로 생명(life)’은 육신의 생명과 영적 생명의 두 가지를 가리킨다. 육신의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은 영적 생명을 잃을 것이요 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영적 생명을 얻을 것이다.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두 생명은 모두 의 안에 있다. ‘사람의 아들은 큰 영광을 받아 하느님의 아들이 되거나, 육신의 죽음과 함께 헛되이 사라지거나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의지와 예수를 동시에 가리킨다. 그리스인들은 예수의 영웅적인 면모를 추앙하는 대신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함으로써 자아를 회복해야만 한다. 그때 그들은 예수가 모든 사람과 일치하여 일하는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예수는 그리스인들을 만나지 않고도, 역설적이게도, 가장 친밀하게 그들을 사랑하고 있다.

 

 


지금 내 마음은 괴롭습니다. 무어라고 말할까요? ‘아버지 이때가 저에게 닥치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라고 할까요? 그러나 그것이 바로 내가 온 이유입니다. 나는 이 고난의 때를 겪어야만 합니다. 아버지, 당신의 이름을 영광스럽게 하십시오!” 그러자 하늘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지금까지 내 이름을 영광스럽게 하였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거기에 서 있던 군중이 그 목소리를 들었는데, 일부는 그것이 천둥이었다고 말하였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였다. “천사가 그에게 말을 하였다!” 그러나 예수는 그들에게 말하였다. “이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여러분을 위한 것입니다. 이제 이 세상이 심판받을 때가 왔습니다. 이 세상의 통치자는 넘어질 것입니다. 내가 땅 위로 들어 올릴 때 나는 모든 사람을 나에게 끌어올 것입니다.” (이러한 말로 그는 자신이 그가 어떤 종류의 죽음을 겪을 것인지를 암시한 것이다.)

 

예수는 위선적인 종교 지도자들에 의해 모욕과 고통과 죽음을 당할 것을 예감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아버지께서 자신을 통하여 당신의 사랑을 세상에 드러내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 많은 사람들이 영원한 생명을 얻기를 바라시는 아버지의 뜻이 아들의 일시적인 고통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그러나 일시적이라고 하더라도 고통은 그대로 고통스럽다.

 

당신의 이름은 예수 자신을 가리킨다. 하느님은 예수를 통하여 세상에 완전하게 드러나시기 때문이다. (이름은 어떤 존재를 드러내는 수단이다.) ‘영광은 하느님이 부여하는 영예 또는 성령의 지혜를 의미한다. 아버지께서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예수에게 계속 성령을 부어주시기로 약속하신다.

 

천둥은 온 세상을 울리는 하느님의 권능을 상징하며, ‘천사들은 성령의 도움이다. 하느님의 사랑은 온 인류와 온 우주에 걸쳐 타당한 보편적 진리인 동시에 개개인의 삶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구체적 현실이다. 지금 사람들은 예수에게 직접 들려오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었으므로 예수가 앞으로 하는 일도 하느님의 뜻에 따르는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예수가 죽음을 당하면 하느님이 당신의 아들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세상을 사랑한다는 사실이 드러날 것이다. 이로써 세상은 스스로를 심판한다. , 아들을 믿는 사람은 살 것이요 믿지 않는 사람은 죽을 것이다. ‘이 세상의 통치자는 사탄 또는 권력이다. 사탄은 사람의 지혜로 선악을 판단하려는 의지이며, 그 의지의 최고봉은 권력이다. 예수의 죽음과 함께 참된 사랑이 세상에 드러날 것이고 그로 말미암아 사탄은 허상임이 밝혀질 것이다. 성령은 생명을 주는 동시에 죽음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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