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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영혼을 여는 문 이콘: 네 명의 복음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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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4-10 ㅣ No.352

[영혼을 여는 문 '이콘'] 네 명의 복음사가

 

 

- 동·서방 교회를 막론하고 성당 중앙의 돔을 받치는 네 기둥 위나 예수 그리스도 주위에는 4 복음사가를 상징하는 천사와 사자, 황소, 독수리 형상이 그려진다.

 

 

네 명의 복음사가는 각기 양피지 두루마리, 독서대, 수정용 칼, 깃펜, 그리고 잉크 등과 함께 그려진다. 교부들은 요한 묵시록에 나오는 네 가지 동물 형상들이 각각 복음사가를 상징한다고 봤다. 

 

우선 마태오는 그리스도의 족보로 시작해 예수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켜 저술했기에 인간의 모습을 한 천사로 표현된다. 마르코는 사자가 있는 광야에서 살았던 요한 세례자의 모습을 그리면서 복음을 시작했고, 사자의 포효같이 장중한 선언과 선포 형식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사자로 그려진다.

 

시리아 안티오키아 출신인 루카는 세 번째 복음서와 사도행전을 썼다. 고대의 전승에 따르면 루카는 의사였으며, 성모 마리아를 처음으로 그린 화가로 전해진다. 그가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이콘은, 앞서 성모님 이콘에서 소개한 호데게트리아 즉 길의 인도자이신 성모다.

 

루카 복음은 즈카리야 즉 요한 세례자 아버지의 희생으로 시작되고 주님의 희생을 많이 강조하고 있기에, 루카의 상징은 구약 최고의 희생제사 제물인 송아지 또는 황소다.

 

열두 사도 중 한 명이며, ‘예수가 사랑했던 제자’인 요한은 요한 복음서와 세 편의 서한, 그리고 묵시록을 저술했다. 리옹의 주교 이레네오에 따르면, 요한은 에페소에서 그의 복음을 편찬했고 그곳에서 그의 마지막 생애를 보냈다고 한다. 이콘에서는 요한을 두 가지 형태로 묘사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공생활 중 함께 있는 장면에서 요한은 수염이 없는 마치 여자와 같이 고운 모습으로 그려진다. 또 복음사가로서는 나이 많은 노인으로 묘사된다. 요한은 초기 교회의 대표적인 인물 중 한 명이었지만, 항상 일반 사도 중의 하나로 뒤에 숨어있기에 ‘침묵의 신학자’라고도 불린다. 그래서 요한을 묘사한 이콘 중에는 집게손가락을 자신의 입술에 대고 있는 것도 있다. 요한의 표징은 독수리인데, 이는 그의 복음서가 다른 복음서들과 달리 ‘말씀이 사람이 되셨는데’라고 시작하며 신학적으로 묘사한데 따른 것이다. 고대시대부터 독수리는 신의 분신이나, 신과 통교하며 가장 높이 나는 새로 여겨졌다.

 

동·서방 교회를 막론하고 대개 성당 중앙의 돔을 받치는 네 기둥 위나 예수님의 주위에는 이러한 네 가지 형상이 그려진다. 각각은 동물 형상에 후광과 날개까지 있어 우상숭배로 오해 받기도 하지만, 4복음사가의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성 마르코의 유해를 모신 베네치아 성 마르코 대성당 정면과 그 앞의 광장 곳곳에는 마르코의 상징인 날개달린 사자 형상을 많이 볼 수 있다.

 

* 장긍선 신부(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 소장) - 국내 이콘 분야에서는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정교회 모스크바 총대주교청 직할 신학교에서 ‘비잔틴 전례와 이콘’ 과정 등을 수학한 후 디플로마를 취득, 이콘 화가로도 활발히 활동해왔다. 1992년 사제품을 받았다.

 

[가톨릭신문, 2017년 4월 9일, 장긍선 신부(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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