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술ㅣ교회건축
본당순례: 지역민과 함께 문화와 예술로 인간미 넘치는 창녕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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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순례] 지역민과 함께 문화와 예술로 인간미 넘치는 창녕성당
예술미 넘치는 창녕본당
1949년에 본당으로 승격한 창녕본당은 당연히 지역의 중심이지만 같은 군의 영산과 남지 또한 본당이다. 최 신부는 이 또한 창녕지역에 내려진 축복이라 보았다. 일찍이 성 남종삼 요한의 부인과 세 자녀가 귀양 와 10년간 살았던 곳이 창녕이다. 2009년에 본당 설립 60주년을 맞은 창녕본당은 오랜 역사와 더불어 곳곳에 예술적 요소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본당을 반석 위에 올린 열정의 인물들
김정식 암브로시오 사목회장의 말에 의하면, 전쟁 이후의 어려운 시절에 정 신부는 군청을 비롯한 관공서에 강연을 자주 다녔다고 한다. 검은 수단을 입고 나타난 모습이 낯설었지만 대중들은 정 신부의 언변과 지식에 매우 감명을 받았다. 이후 세례 받는 이들이 급증했고 교회의 위상과 영향력이 확대되는 계기가 되었다. 정하권 신부가 한 초청 연설만 600여 회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 시절 20대 청년이었던 김상수 그레고리오 사목회장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성당에서 밀가루를 비롯한 구호물자를 나눠주던 그 시절, 대단히 왕성한 활동을 하며 창녕에 모르는 사람이 없어 살아있는 인물사전이라고 불렸다. 그의 집에는 많은 손님이 드나들었으며, 성산면과 같이 멀리서 온 신자들은 미사를 보고 그의 집에 하룻밤 묵어가는 식객이 되었다고 한다. 이후 그의 아들인 김인 루도비코도 삼성그룹의 사장으로서 창녕의 평생대학에 매년 천만 원씩 8년간 후원하여 부친의 행적을 이어갔다.
1974년에 조성된 성당묘지 또한 자랑거리이다. 주임 신부 주도로 이루어진 다른 본당의 사례와는 달리 신자들의 자발적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다. 부지를 선정하고 매입하는 데 많은 돈이 필요한 어려움을 예상할 수 있지만, 앞날을 내다보는 당시 교우들의 의식과 열정을 높게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최재상 마티아 신부는 본당에서 걸어서 20여 분 거리에 있는 성당묘지에 직접 걸어가곤 하는데, 이곳의 십자가의 길 14처에 그려진 그림도 직접 그렸다. 지금껏 교우들의 장례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주고 있다.
평생교육을 통한 사랑의 실천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힐링 본당이 되기를 사제와 신자들은 희망하고 있다. 화왕산은 비록 군립공원이지만 전국에서 사시사철 모여드는 등산객들이 많다. 그들이 하산하는 길에 들를 수 있는 쉼터 같은 성당이 되었으면 좋겠단다. 현재 사제관과 강당이 있는 띠누리집 1호에 이어 띠누리집 2호를 좀 더 정비하여, 카페와 선물의 집 등 다양한 공간이 자리 잡길 원했다. 창녕성당이 1950년대에 지어진 대표건물로서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이 된다면 그러한 역할을 거뜬히 해낼 것으로 보았다. 지역민과 함께하는 가치와 철학을 기반으로 문화와 생활의 터전이 되고자 하는 창녕본당의 앞날이 더욱 기대된다.
[2022년 8월 14일(다해) 연중 제20주일 가톨릭마산 4-5면, 이준호 라파엘] 0 246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