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ㅣ우화
[겸손] 참으로 귀한 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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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귀한 것은
옛날 인도에 어떤 왕이 있었는데, 그는 누구를 막론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먼저 고개를 숙여 공손히 인사를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신하가 왕에게 "사람의 몸 가운데 가장 귀한 것이 머리이오며, 나라에서 가장 귀한 분이 임금이신데, 왕께서는 온 나라의 으뜸이 되는 옥체의 머리를 함부로 숙이시어, 스스로 자기를 모욕하시니, 신하된 우리로써 황감하여 아룁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왕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 정월 초하룻날, 왕은 고양이 머리와 말 머리와 사람의 해골을 신하에게 주면서 시장에서 팔아오라고 하였습니다.
신하는 명령대로 장에 다니며 외쳤습니다. 한참만에 한 사람이 "정월 초하룻날 고양이 머리를 문에 달아 놓으면 쥐가 없어진다"면서 고양이 머리를 사가고, 또 한참 후에 다른 사람이 "말 머리를 문에 달아 놓으면 말처럼 튼튼하게 되어 병이 없어진다"면서 말머리를 사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해골은 해질 때까지 누구 하나 사려는 사람이 없었고, 오히려 여러 사람이 "정월 초하룻날부터 웬 미친놈이야" 하고 비웃기만 했습니다.
신하가 돌아와 자초지종을 왕에게 말씀드리자 왕은 웃으시며, "사람의 머리가 귀하다더니 왜 귀한 것은 팔지 못하고 돌아왔느냐?" 하시고는, "사람의 머리가 귀하다는 것은 공의 생각처럼 왕관이나 쓰고 아름답게 꾸민다고 귀한 것이 아니라, 그 머리로 선을 행하고 겸손하여 예를 지키고 감사할 줄 알기 때문이니, 만일 이것이 없으면 고양이나 말보다 못하다"고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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