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술ㅣ교회건축
본당순례: 작은 것들을 위한 시가 있는 정다운 곳 산호동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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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순례] ‘작은 것들을 위한 시’가 있는 정다운 곳 산호동성당
기후위기, 신자들도 함께 깨닫게 되기를
김용 토마스 아퀴나스 주임 신부는 자연 보존과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신자들도 일상 속에 스며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십여 년 전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가 남극에서 실험하는 것을 통해 지구위기의 심각성을 절감했단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찬미받으소서>가 선포되고, 그 가르침이 이어지고 있어 그것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일회용 물품을 쓰지 않도록 하고, “나를 따르라(요한 21,19)”가 적힌 장바구니를 신자들에게 배부하여 사용토록 한다. 작은 성당이지만 우리농 매장도 있어 좋은 몫을 하고 있다. 대림 특강에는 환경운동가를 초빙하여 ‘슬기로운 기후 시민생활’을 주제로 신자들의 의식을 깨우치길 바랐다.
청년이 귀한 본당에서 청년이 한둘 눈에 보여 지난해 3월 소그룹 모임을 가졌다. 성경말씀을 나누고 생활나누기로 공감대를 만들었다. 다섯 명 남짓이지만 이제 그들은 스스로 모임을 이어가려 하고 주일 저녁미사에서 전례도 맡으려고 새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적은 수라도 소홀히 하지 않으려는 이곳은 주일학교 학생들도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하게 눈에 넣고 알뜰살뜰 보살핀다.
역사를 쌓아올린 사제들과 신자들
모여 앉은 신자들은 때때마다 영성적으로 큰 울림을 준 사제들을 기억해 내고, 건축으로나 행사들로 동고동락했던 사제들을 그리워한다. 김용 신부는 부임하여 구역·반 편성을 새롭게 했다. 신심단체도 점검하여 뒷전으로 물러나 있는 신자들을 공동체 가까이로 끌어들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코로나가 점령하고 있던 흔적을 씻어내려 한다.
천만 원 더 내기 운동
산호동성당은 2022년부터 사제와 사목위원들이 합심하여 <천만 원 더 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주일 봉헌금 천 원 더 내기’와 ‘월 교무금 만 원 더 올려 내기’를 합친 ‘천만 원’이다. 노령층이 워낙 많아서 천 원, 만 원도 조심스런 제안이지만 실행에 옮겨 보았다. 모든 신자가 동참하지는 못했지만, 어려운 사람들은 마음으로 보태어서 긍정적인 성과에 이르렀다. 2023년 새해에도 이 운동은 이어진다. 더 탄력을 받아 더 많은 신자들이 둘 중에 하나라도 실천하기를 희망한다.
용트림은 아니라도
마스크로 입을 막은 동안 만남과 나눔도 막혀 있었던 만큼 지난해는 서서히 분위기를 깨우기로 했다. 6월 본당의 날에는 모처럼 점심식사를 나누었고, 노래자랑도 했다. 7월 주일학교는 성당 내에서 여름캠프도 즐겁게 치렀다. 8월 사목위원 연수도 야외로 나가서 힘을 북돋우었다. 9월에는 견진성사가 있었고, 용트림 같은 움직임은 아니라도 조금씩 예전 같은 공동체로 되돌아가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편안한 분위기를 가진 본당, 새로운 마음으로 함께 나가자고 사제는 희망한다. 새해에는 어떻게 4,50대 신자들을 성당으로 모시고 올 것인가? 란 과제를 안고 있다고도 한다. 자신도 마산사람이라는 김용 신부는 마산사람들 특유의 고집을 안단다. 그 고집이 이 본당을 이끈 원동력임을 인정하고, 이분들의 프라이드를 존중하며 기를 살려야겠다는 의지를 가진다.
[2023년 1월 8일(가해) 주님 공현 대축일 가톨릭마산 4-5면, 황광지 가타리나] 0 127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