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자료

2010-05-16.....승천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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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0-05-16 ㅣ No.934

승천 대축일(부활 7 주일)

사도행전 1,1-11 에페소 1,17-23 루카 24,46-53

2010. 5. 16. 등촌3동

주제 : 승천에 대한 단상(斷想)

사람에게는 저마다 특별한 의미로 기억하는 특별한 날이 있습니다. 내가 세상에 태어난 날일 수도 있으며, 또는 내가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자녀가 된 날도 될 수 있고, 자녀가 어떤 일에 특별히 성공한 날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받아들이고 생각하는 것이 다양한 것이 세상 삶이지만, 신앙에서는 특별히 몇몇 날을 더 특별한 자세로 대합니다. 예수님께서 사람으로 태어나심을 기억하는 날도 있고, 예수님의 부활을 기뻐하는 날도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처럼, 만남과 이별에 대한 의미를 묵상하게 하는 예수님의 승천을 기억하는 날도 있습니다.

 

예수님의 승천이 언제 일어난 일인지, 역사는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승천은 다윗이 처음으로 지은 성, 지금은 예루살렘 성의 동쪽에 있는 올리브 산꼭대기에서 제자들을 떠나 예수님께서 하늘로 올라가신 일이었습니다. 드러나는 표현은 예수님과 제자들의 이별이지만, 우리는 이 이별을 새로운 모습으로 생각하기에 의미가 보통 이별과는 다르다고 말합니다.

 

‘만난 사람은 헤어지게 돼 있는 것이 정해진 이치’라는 세상의 표현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살아있는 삶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이별보다는 만남에 더 큰 관심을 갖습니다. 그리고 만남은 기뻐하지만 이별은 애달프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신앙인으로 살아간다고 말하면서, 예수님의 승천을 세상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이별’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우리가 세상에서 맺을 결실은 세상의 기쁨과 행복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는 일입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별은 아픈 일이지요. 이별보다는 만남이 나을 것입니다. 하지만 승천을 앞두고, 제자들을 교육하셨던 예수님의 말씀에도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는 더 행복하다’는 그 뜻을 알 듯 모를 듯 한 말씀도 있는 것을 기억한다면, 여러분은 예수님의 승천이요, 이별을 어떻게 생각하시겠습니까? 일부러 성숙해지기 위해서, 내 삶에 아직은 찾아오지 않은 아픔을 서둘러 맞으러 나가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 사람에게도 마찬가지겠지만, 신앙을 내던지고 싶을 만큼의 힘겨움과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느님께 기도는 무지하게 많이 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하느님은 내 기도만큼은 귀를 막고 들어주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분들의 삶과 성숙이나 성장과는 어떤 관련을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성장은 이런 시련을 이겨낸 다음에 오는 것입니다.

 

제자들에게 이별을 예고하셨던 예수님은 올리브 산꼭대기에서 제자들을 축복하면서, 하늘에서 오는 다른 선물을 기다리라고 하셨습니다. 좀 더 천천히 생각한다면, 우리가 진득하니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지 못한다면 하느님의 선물이 내게 도착하는 순간을 알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될 수 있습니다.

 

누구나 힘겨움이 없는 세상에서 살기를 바라는 것처럼, 그 바람이 하느님의 은총과 선물로 내 삶에 이루어지게 하려면 내가 올바른 길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도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본보기를 따라 승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승천은 우리가 세상 삶에서 홀로 설 수 있는 능력도 갖추었고, 그렇게 살만한 입장을 확인하신 예수님께서 우리를 세상에 놓아두시고, 하늘로 올라가신 사건입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 우리가 세상 삶으로 맺을 열매가 어떤 것인지도 알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이웃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드러나야 옳은 것이겠습니까? 짧은 시간에 이웃을 생각하자면, 과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범위를 조금 좁혀서, 신앙인으로 살고 있는 내가 내 가족에게는 어떤 사람으로 드러나야 하겠습니까? 다시 그 범위를 좀 더 좁혀서, 신앙인으로 산다고 하는 내가 나 자신에게는 어떤 사람으로 드러나야 하느님의 축복에 참여할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되겠습니까?

 

신앙인의 삶은 어떤 것도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 하시기 위해서 승천이라는 놀라운 일을 선택하신 예수님의 의도도 묵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남과 이별, 이별이 승천으로 드러나는 이 축제일에 내 삶으로 깊이 들어오신 예수님과 하느님을 진정으로 모셔들이고, 그분들과 정성껏 이 세상을 살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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