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자료

2010-1226.....성가정축일-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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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0-12-26 ㅣ No.959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가해)

집회서 3,2-6.12-14 콜로새 3,12-21 마태 2,13-15.19-23

2010. 12. 26. 등촌3동

주제 : 가정에 대한 우리의 태도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라고도 말하는 가정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는 성가정 축일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했던, 성탄대축일로부터 만나는 주일에 교회공동체는 가정의 중요성을 생각하기를 권고합니다. 이렇게 가정의 중요성을 생각하라고 권고한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이겠습니까? 흔히 ‘아이큐가 3’이라고 하는, 붕어와 같은 물고기가 목숨에 대한 중요성을 제대로 갖지 못하는 것처럼, 바로 내팽개쳐도 좋으니 가정이라는 말만 생각해달라고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가정을 가리켜서 ‘가장 작은 교회’라고 부른다면, 그 말의 표현을 그대로 바꾸어서, ‘교회공동체는 큰 가정’이라고 불러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 삶에 대하여 이렇게 하거나 저렇게 하거나 선택은 우리의 자유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자유라는 말을 앞세워 우리 맘대로 생각하거나 주장하는 것도 좋은 일이겠지만, 그렇게 자유를 주장하고 싶을 때, 함께 생각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는지 찾아봐야 합니다.

 

오늘은 예수님과 마리아 그리고 요셉으로 이루어지는 가정의 본보기를 함께 생각하고 본받을 것을 찾는 축일입니다. 오늘 말씀은 성가정의 가족들이 박해자를 피해서 베들레헴을 떠나 이집트로 피신했다가 나자렛으로 돌아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성가정의 가장으로 살았던, 요셉은 참으로 힘들게 산 사람이었습니다. 꿈속으로 하느님께서 보내신 천사의 말을 듣고 임신한 여인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던 사람이고, 나자렛에서 베들레헴까지 꽤 먼 거리를 호적등록 때문에 이동한 다음, 또 한 번 꿈속에서 천사의 말을 듣고 가족을 이끌고 이집트로 피신했다가 돌아오는 일을 앞서 이끈 분이었으니 그의 삶이 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세상의 가정들에도 그 상황은 비슷할 것입니다. 눈 깜짝할 새도 없이 빠른 속도로 변하는 세상에서 아버지와 어머니, 부모와 자녀가 갖는 각자의 위치와 입장에서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작은 공동체인 가정이나, 큰 가정인 교회 역시도 그 모습을 달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에, 자신의 힘겨운 사정을 먼저 생각해서, 성가정의 가장으로 등장한 요셉이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일이 어떻게 진행됐을까요?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에 대하여, 만약......이라고 인간적으로 생각하는 일 자체가 옳은 태도는 아닙니다만, 가정생활에서 요셉은 올바로 이끌고, 마리아는 그 말을 제대로 따랐기에 우리가 오늘 이 가정을 가리켜서 성가정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가정에는 아버지와 어머니, 부모와 자녀 사이의 역할은 분명합니다. 아버지는 돈을 벌어오고, 어머니는 가정을 꾸미며, 자녀는 부모님의 뜻을 따르고 제 할 일을 성실하게 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여기까지는 세상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 일반적인 모습만이 전부라면, 우리가 미사에서 그 삶에 대하여 반복해서 걱정할 이유는 없습니다.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신앙생활은 어떠한가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성가정축일에 들은 루카복음의 내용에는 신앙에 대한 것을 강조하는 내용은 없습니다만, 필요가 없어서 그러했다고 보는 것보다는 다르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세상일이 복잡하고 정신없이 빠른 속도로 변하다보니, 인생선배인 부모님들의 가진 좋은 뜻이 자녀들 안에서 완벽하게 실현되지 않고, 자녀들의 삶에서 반대로 드러나는 경우도 있음을 알 것입니다. 그런 때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학생들에게 체벌을 가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요즘 교육현장에서 벌어지는 부정적인 사건이나 일들에 대하여, 우리네 가정에서부터 생긴 원인은 없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생기는 문제들을 제대로 치유하고 싶다면, 가정 안에서 신앙교육을 먼저 하도록 해야 하고, 세상에서 바쁘다고 하는 일들을 대할 때, 신앙의 눈으로 봐야 한다고 말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말을 그대로 듣겠습니까?

 

세상 삶에 대한 걱정만으로 일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많은 경우 사람들은 뻔히 보이는 해결책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해야 할 일을 다 마친 내게 무슨 잘못이 있느냐고, 하늘은 향하여 푸념만 늘어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상일들에 진정한 빛이 될 수 있는 신앙을 우리들 가정에서는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오늘 성가정 축일에 진지하게 묵상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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