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자료

2010-1225.....성탄 대축일 밤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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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0-12-24 ㅣ No.957

성탄대축일 [1224] - 성탄전야 미사

이사야 9,1-6 티토 2,11-14 루카 2,1-14

2010. 12. 24. 목, 22:00. 등촌3동

 

주제 : 하느님의 방문을 맞이하기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오늘은 예수님의 탄생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성탄절입니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10시간을 넘게 가야하는 나라에서, 비행기에서 내린 다음 또 차를 타고 한참을 가야하는 곳이지만, 이스라엘의 베들레헴이라는 곳에서 2000년이 넘는 시간 전에 하느님께서 사람으로 당신의 모습을 오셨음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날, 성탄절입니다.

 

해마다 오늘이 되면, 우리는 성탄인사를 건넵니다. 예수님의 탄생으로 시작된 기쁨이 우리 안에 늘 함께 하고, 우리 삶을 꽉 채우고, 우리 안에 오신 예수님께서 아무런 탈 없이 잘 머무시기를 기도하는 마음을 담아서 그렇게 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기만 하면, 우리를 찾아오신 예수님께서 잘 계실까요?

 

오늘 복음에서, 루카는 예수님이 언제 어디에서 태어나셨는지, 그때에 어떤 일이 그 동네에서 있었는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루카복음사가가 알려주는 모습이 어떠할지 상상하면서, 2010년 전 혹은 예수님이 마리아와 요셉, 부모님을 통하여 세상에 그 모습을 보여주시던 순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모습을 환영했는지 생각해본다면, 그 대답을 우리는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곳이 어딘가에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성경에서 읽을 수 있는 대답은 애석하게도 그 화려하지는 않습니다. 하객으로 등장한 대상들은 같은 공간에 머물던 소와 말과 양을 가리키는 동물들과 그리고 들판에서 밤을 새우던 목자뿐이었다고 전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놀라운 일들이 처음부터 모든 사람에게 그 모습이 위대한 것으로 드러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세상에 살면서, 이렇게 저렇게 전해지는 놀라운 일들에 뒤늦게라도 함께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참 다행이겠지만, 그것도 내가 갖는 바람처럼 쉬운 것은 아닙니다.

 

들판에 있던 목자들은 예수님의 탄생에 관련된 놀라운 소식을 어떻게 들었을까요? 우리가 성경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대답은 ‘하늘에 나타난 천사들이 알려주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계시던 특별한 자리에 목자들이 함께 오기는 했지만, 자기들 스스로 온 것이 아니라, 천사들의 인도로 왔다는 얘기는, 삶을 바꾸는 놀라운 일을 나 혼자 알게 되고 깨닫는 경우는 드물다는 얘기가 될 것입니다. 이 말은 또한 우리가 신앙인으로 산다고 말하면서, 다른 이들을 내가 아는 훌륭한 삶에 어떻게 초대하고 있는지도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 인류를 찾아오신 첫 번째 성탄은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우리가 그 놀라운 순간에 함께 하지 못했기에, 교회공동체는 그 모습을 특별한 예절을 통해 보여주면서 해마다 반복합니다. 그렇다면 해마다 같거나 비슷한 예절에 참여하면서도, 우리가 갖는 자세에 따라 그 의미는 아주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첫 번째 성탄을 기념하는 일을 반복하다보면, 내가 하느님께서 인류 가운데 탄생하심을 직접 목격하는 두 번째 성탄에 함께 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셨습니다. 북소리 울리고 장구소리 요란한 복잡하고도 시끄러운 소리 가운데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한 아주 조용한 모습으로, 전능하신 분께서 선택하신 연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말입니다. 하느님의 이러한 선택과 그 의도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거나 받아들일 수 있다면, 우리는 예수님의 이 방문이 어떤 사람에게 기쁨이 되었는지를 생각하고, 나도 그렇게 기쁨을 누리는 사람들의 대열에 함께 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삶의 자세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힘들까요? 도대체가 하느님은 나에게 아무런 말씀도 없고, 아무 것도 알려주시지 않는다고 하기만 하면, 그저 내 맘대로 살아도 좋은 것일까요? 우리가 드러내는 행동은 내 삶에 찾아오신 하느님을 잘 모시는 방법이 될 수도 있고, 말로는 번지르르하게 매끄러워도 실제로는 그분을 내 삶에서 쫓아낼 수도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삶에 찾아오신 하느님, 세상 사람들에게 구원의 선물을 주러 오신 예수님의 방문을 기꺼운 마음으로 환영하고, 그 마음을 읽어내어 세상 삶에서 잘 드러낼 수 있는 은총의 힘도 함께 청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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