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자료

2010-1219.....대림 4 주일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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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0-12-18 ㅣ No.952

대림 4 주일 (가해)

이사 7,10-14 로마 1,1-7 마태 1,18-24

2010. 12. 19. 등촌3동

주제 : 내가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하느님

  보내고 나면 빠른 것이 시간이라고 합니다만, 올해도 이제는 2주간이 남았습니다. 또 성탄절을 준비하는 대림절도 마지막 주간에 들어섰습니다. 셈하는 순서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4주간으로 지내는 대림절도 이번 주간 금요일, 밤이 되면, 우리는 성탄절 축제를 지낼 것입니다.

  헌데, 지난달에는 연평도 포격 사건이 있었고 다시 포탄을 사용하는 훈련이 예정돼 있어서 그런지 나라도 시끌벅적하고, 세계경제와 나라경제가 신통치 않아서 그런지, 옛날에 느꼈던 성탄절 분위기는 어디로 도망가고 쓸쓸한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슴은 아니지만, 루돌프 사슴코를 노래하고, 눈이 오고, 선물을 받을 생각을 하면서 아주 큰 양말을 걸어놓는 정감 있는 모습은 요즘 사람들이 기대하지도 않는 일이 된지 오래됐습니다. 세상이 발전했다고 해서, 어린이의 순수한 마음도 저 멀리에 내던져 버려서 그런 것일까요?

  우리가 해마다 12월 25일이 되면 기억하는 일, 하느님께서 우리 삶에 찾아오신다는 사건은 참으로 큰 사건입니다. 미리 준비하고 있다가 놀라운 선물을 체험할 사람들에게도 큰 사건이 될 것이고, 준비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지내다가 남들이 받는 선물을 보고 내게는 그런 선물이 왜 오지 않느냐고 말할 사람들에게도 큰 사건이 되는 것은 분명한 일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온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은 넋을 놓지 않고, 성탄을 준비하되, 어떤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서 다가올 삶의 축복이 달라지는 모습을 살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첫 번째 독서의 말씀은, 아주 어려운 환경에 부딪힌 사람에게, 하느님을 등지고 떠나지 말며 인간의 고집만 피우지 말라고 설득하는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입니다. 사람의 생각대로만 살려고 했던 아하즈 임금에게 이사야 예언자가 찾아가서, 하느님을 거부하거나 부정하지 말고, 자신의 지혜와 재능을 하느님으로 여기지도 말라고 설득하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아하즈 임금이 이사야 예언자의 말대로 따랐을까요?

  이사야 예언자의 갑작스런 방문과 임금인 자신이 하려던 일을 꿰뚫어본 소리에, 아하즈는 겉으로는 겸손하고 주님을 공경하는 사람처럼 대답을 하지만, 자기가 하느님을 떠나서 행동하려던 것이 잘못한 것이라고 인정하지는 않은 사람이었고, 마음을 하느님께로 돌리지도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세상일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보시는 하느님의 마음은 어떠하실까요? 이 자리에서는 우리가 하느님의 마음을 상상할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과거의 일을 이렇게 볼 수 있다면, 요즘 우리네 삶은 어떠하다고 여기시겠습니까?

  우리도 마찬가지로 행동한다고 말할 수도 있고, 나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지 않고 뭔가 다르게 산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아하즈 임금처럼, 우리들 삶에 하느님께서 직접 들어오시지 않으니, 이사야 예언서에 나오는 것과 같은 역사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뿐입니다.

  성경에는 ‘하느님께 반항하고 자기 생각대로만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성경에서 하느님께 순종한 사람의 이야기도 찾아 읽고 들으면서, 내 삶을 거기에 비추어볼 때, 내 삶은 어느 정도만큼 올바른 길에 다가섰는지 살피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내가 살아야 할 올바른 자세는 무엇인지 결심하자는 것입니다.

  복음에 등장하는 요셉은 신앙에 따라 산 사람으로 기억할 수도 있습니다만, 참으로 연약한 사람이었습니다. 사랑하던 한 여인을 대중 앞에 끌어내어 죽게 하는 모습을 보지 않으려고 했던 요셉은 인륜의 대사였던 약혼을 파기하려고 작정했었지만, 나름대로 아주 복잡한 갈등을 거친 다음에, 그는 천사의 말을 듣고 마음과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꿉니다. 그가 경험했던 일은 무엇이었을까요? 아하즈 임금에게 이사야예언자가 가서 선포한 일보다 더 큰 일이었을까요? 우리가 알지는 못하지만, 신앙은 이래서 참 놀라운 것입니다.

  신앙은 우리 삶에서 많은 것을 바꿉니다. 목숨이 귀중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때로는 이 목숨을 기꺼이 내놓기도 합니다. 사람의 생각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그것만큼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과감하게 그 생각을 던져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게 신앙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신앙이라고는 생각조차 하기 싫다고 말하는 사람의 삶에 일어나는 일이 얼마나 다른지 쉽게 알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우리의 선택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거라고 아는 것뿐입니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에 일어나야 할 일은 우리들 각자의 생각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일어납니다. 또 그렇게 일어나는 일들이라는 것이 온전히 사람의 생각을 따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가 세상을 대하는 자세는 어떤 것이 옳겠습니까? 이는 말 그대로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나에게 일어난 좋거나 나쁜 일이 온전히 나에게만 영향을 끼치고 그냥 사라지는 법은 없습니다. 반드시 또 다른 누군가에게도 영향을 남기고 떠나간다는 것입니다.

  우리들 각자가 하느님을 어떻게 생각하고, 하느님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누군가가 친절하게 우리에게 알려주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런 사람이 나를 찾아오거나 내가 무작정 기다리는 것보다는 내가 나서야 할 일은 없을까요?

  세상에서 우리는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 삽니다. 그러나 그 행복이 무엇인지 내 생각이 옳을 수도 있지만, 때로는 하느님께서 준비하시는 기준이 무엇인지도 살펴야 합니다. 그래야 내 삶에 일어나는 행복한 일이 진정으로 내 것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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