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자료

2010-1212.....대림 3 주일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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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0-12-17 ㅣ No.947

대림 3 주일 (가해)

이사야 35,1-6ㄱ.10 야고보 5,7-10 마태오 11,2-11

2010. 12. 12. 등촌3동

주제 : 사람에게 오시는 하느님

 

성탄절이 가까워졌습니다. 성탄절의 날짜는 정해져있고, 오늘이 며칠인지 알기에 계산하자면 성탄절은 이제 2주간 남았습니다. 이렇게 남은 기간 동안 우리가 무엇을 준비하면, 성탄의 기쁨에 함께 할 수 있겠습니까?

 

질문은 합니다만, 우리가 올바르게 준비하면서 시간을 보내든, 여타(=그 밖의 나머지)의 핑계를 대고 바쁘게 지낸다는 탓으로 준비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든 성탄절 날짜는 다가올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길가를 다녀도 크리스마스 캐롤이 들리지 않습니다. 10년도 좀 더 넘은 IMF시기를 겪기 시작하면서부터, ‘크리스마스 캐롤(carol, 기쁨의 노래(joyous song)’ 소리를 듣기 힘들게 되었다는 소리도 있습니다만, 그렇게 되면서 안타까운 것은 우리 삶에서 성탄의 기쁨도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대림 3주일, 기쁨의 주일, 혹은 자선주일로 기억하는 날입니다. 우리는 돈을 쓰는 것보다는 버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씁니다. 물론 먼저 돈이 있어야 쓸 수 있으니, 그렇게 순서를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돈과 재물을 상대적으로 더 가진 사람들이 적게 가진 사람들보다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버는 것만큼이나 쓰는 것도 중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세상의 구원자, 예수님에 앞서서 광야에 나타나 길을 닦는 사람으로 등장했던 세례자 요한은 감옥에 갇힌 다음, 자기 제자들을 예수님께 보내어 그가 가졌던 궁금증을 묻는 이야기로 오늘 복음은 시작합니다. 어쩌면 자기 목숨의 끝이 보이는 순간에 세례자요한도 자기 삶의 의미를 묻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때까지 해온 자기 활동이 자기 생명에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자기보다 더 뛰어난 이에게 묻고 싶었을 것입니다.

 

삶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갈등하고 고민했을 세례자요한이었지만, 이 요한에 대한 예수님의 평가는 아주 후합니다. 그는 흔히 아는 마지막 예언자 이상의 예언자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었고, 하느님의 길을 준비하느라 자기 생을 바친 사람이었으며, 여자에게서 태어난 사람 가운데서 가장 큰 인물이었다는 찬사였습니다. 예수님의 이러한 선언과 선포가 실제로 세례자요한의 삶에 어떤 영향을 남겼는지 알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 순간, 해야 할 일이 그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의 이러한 칭찬을 들었던 세례자요한을 부럽게 여긴다면, 나는 과연 그러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이 세상에서 살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대답이 쉽지는 않습니다. 우리 삶에 바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경 쓸 일도 많고, 인기관리를 해야 할 것도 많고 열심히 운동해서 체중을 줄일 시간도 부족하다고 여길 사람들은, 하느님에 관해서 배우고 실천하는 일들을 세상일들보다 실천하는 우선순위에서 자꾸만 뒤로 미룰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세상을 내 뜻대로만 열심히 산다면, 내 삶의 끝에 찾아오는 최종결과도 과연 좋고 바른 것이 될까요? 그 대답 역시도 함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을 기준으로 하는 사람의 판단과 대답이 다를 것이고, 신앙을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그 정신을 삶에 실천하려고 하는 사람의 판단과 대답이 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세상에 실현되면 어떤 모습이 드러나겠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우리가 세상 어디에서도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일이 실현된 세상이 어떠할 것인지, 구약시대의 위대한 예언자 이사야는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메마른 땅이 기뻐하고, 사막이 꽃을 피우며, 눈먼 이의 눈이 열리고, 귀먹은 이가 귀가 뚫리는 때라고 말입니다. 예수님이 오셔서 이 일이 실현되었다고 오늘 마태오복음은 전해줍니다. 하지만, 세례자 요한이 선포한 이 일들이 과학의 힘으로 상당수가 가능하게 된 세상에 사는 우리는 예언자의 이러한 선포를 믿는 사람일까요? 아니면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로 들은 체도 하지 않는 사람일까요? 그 구별 역시도 쉽지 않습니다.

 

놀라운 일은 그 놀라운 일을 준비한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법입니다. 삶의 자세가 부정적인 사람이나 자기 삶에 불만을 가득 채운 사람에게는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 법입니다. 설령 그의 삶에 좋은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그는 그 놀라움을 자기 삶에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시는 때와 우리가 준비된 마음으로 그분의 방문을 맞아들이는 때가 일치해야만 우리 삶에는 놀라운 일이 일어날 수 있는 법입니다. 그 둘 중에 하나만 준비된다면, 심판의 때가 되거나 헛된 꿈을 꾸는 때가 되고 말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삶에 찾아오시는 일이 황당한 사건이 되지 않도록 ‘하느님께 자비를 베풀어주시도록 기도해야 할 일’입니다. 더불어 내 삶을 이웃을 위해서도 내어놓고, 그들과 함께 갈 수 있는 사랑도 청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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