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한국ㅣ세계 교회사

[한국] 천주가사: 이문우 성인의 옥중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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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01 ㅣ No.34

[천주가사] 이문우 성인의 '옥중제성' - 옥중에서 신앙 지키자 다짐

 

 

우민하다 군난이여 천상과를 뵈심이라

인인선악 상벌할때 허실진가 분명하다

세속괴롬 어떠하냐 지옥고통 그림자라

예수수난 생각하면 만분지일 다못되네

애주애인 열심하니 수십여인 먼저간선

불쌍하다 낙방거자 저영혼을 어찌하나

금년명년 우리생전 무심중에 찾으시리

열심사주 예비하여 엄형고초 달게받소

예수고상 성교도리 많이많이 생각하소

죽기까지 매맞아도 오천사백 다못맞네

전능천주 대부모를 한사하고 공경하소

이런때는 열심신공 많을수록 힘이나네

성경도리 못들으면 냉담하기 쉬우리라

천당길이 아득하니 항상가야 가리로라

해는서산 넘어가고 우리갈길 얼마되나

무심타가 큰일나리 자기잠잠 혜아리소

이육신이 큰원수라 이원수를 어찌하나

진심으로 주를찾고 성총으로 행선하여

애주애인 두끝으로 진복팔단 누리나니

고상앞에 수유뿌리 떠난사이 은혜없네

오관사견 두루두루 사언행위 주께두고

아무려면 천상과유 허오하고 평안할가

마전장사 수고한다 찌든죄를 어찌하나

오십여인 견고하다 공과덕이 넘쳐나네

이러시니 스승일세 두루두루 본을받소

불쌍하다 우리들은 냉담하여 겁만내고

평생행위 없는고로 마음으로 배주한다

이리하다 무엇되나 참혹하다 마음이여

주모은총 조금주면 우리역량 넉넉하리

성총으로 사주하소 끊어지면 맛이없네

<중략>

개과천선 실로하면 주모신성 즐기시리

동국주보 성모은덕 우리신부 힘을입어

치명자의 열정이여 아름답게 빛이나네

보천하에 몇만사람 위주치사 몇이신고

이런일이 드물진대 귀한일을 감사하소

바라나니 은혜로다 성교회를 보존하세

우리마음 쓰는모양 저만위할 뜻이로다

설운지고 마음이여 어찌하면 위주하나

죽기까지 이러하면 지옥영고 못면하리

설운지고 세상이여 백사만사 여몽일세

설운지고 육신이여 사지삼일 썩어지면

설운지고 지옥영고 한번가면 한이없네

주모은혜 무한하다 가지가지 생각이라

착히살다 착히죽어 주와함께 일생사세

사주구령 하는법은 세고밖에 또있는가

보세만민 우리형들 천당으로 가사이다.

 

 

(해설)

 

천주가사 '옥중제성'은 우리의 신앙 선조들이 죽음의 옥중에서 약해져 가는 자기 자신과 다른 교우들을 이끌어 각성하고자 부른 노래다.

 

내용은 크게 네 단락으로 이루어졌다. 먼저 첫 단락에서는 순교를 천상 과거로 비유하며, 그 고통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며, 둘째 단락에서는 천상의 시험을 치르기 위한 선행을 베풀고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할 것을 권고한다. 셋째 단락에서는 종말론적 영성, 즉 모든 육체적 고통과 괴로움을 신앙으로 극복하고 주께 자신을 오로지 바치고 기도하는 신앙 실천을 통해 천상영복을 얻을 수 있으며, 넷째 단락에서는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나약성을 극복하고 순교한다는 사실에 대해 깊이 감사해야 한다고 전하고 있다.

 

이 작품은 경기도 이천에서 태중교우이었던 이문우(일명 경천) 성인이 1839년 창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문우 성인은 다섯 살에 양친을 여의고 서울에 사는 오 바르바라의 양자가 된 후, 혼인을 하여 두 명의 자녀를 두었다. 그러나 가족이 모두 사망하자 독신으로 살면서 교회 일에 전념하였다. 특히 1836년 모방 신부가 서울에 도착하자 복사가 되어 활동하였으며, 1839년 기해박해 때 지금의 서울 혜화동 부근에서 체포돼 여러 차례의 형벌과 문초를 받고 당고개에서 참수형을 받고 순교했다.

 

[평화신문, 2001년 8월 26일, 현대어역 및 해설 김영수 전주교구 호남교회사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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