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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시복시성 추진 대상 126위의 선정과 기도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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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6-01-25 ㅣ No.322

[특별기고] ‘시복시성 추진 대상 126위의 선정과 기도운동’ (上)

 

 

우리는 1984년 5월 6일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103위 순교 복자들이 시성됨을 축하하면서 하느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렸다. 그러나 마음 한 곳에는 아직 시복 되지 않은 교회 창립 초기의 신앙 선조들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다.

 

그래서 우리 교회에서는 1982년부터 한국 교회 창설 20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의 시복시성추진위원회가 주관이 되어 교회 창립 초기 순교 선조들의 시복을 추진하였다가 1984년 5월 103위 시성식으로 잠시 중단하였다. 그후 다시 1985년 「한국천주교회 창립 선조 98위」에 대한 시복 시성 추진을 주교회의로부터 인준 받아서 교황청에 청원하였다. 그러나 절차상의 문제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해체되었다.

 

그리하여 이번에는 각 교구별로 시복 시성 추진운동이 시작되어 1987년 전주교구가 윤지충 바오로 순교자 등 5명을 「하느님의 종」으로 선정하고 교황청에 청원하여 교황청 시성성으로부터 시성청원에 이의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1996년 수원교구에서도 주문모 신부 등 8명의 순교자에 대한 시복추진을 결정하여 교황청으로부터 추진허락을 받았다. 이어서 수원교구에서는 강완숙 골롬바 등 9명의 순교자를 한데 묶어 시복추진 작업을 하기 시작했고 천진암 성지에서는 이벽, 이승훈, 권철신, 권일신, 정약종의 교회창립 선조 5명의 시복 시성을 추진하였다. 그리고 역시 대구대교구에서도 1996년 10월부터 시복 시성 운동을 시작하여 관변 사료와 교회사료에 확실하게 기록된 을해박해 순교자 김종한 안드레아 등 14명과 정해박해 순교자 박사의 안드레아 등 6명과 병인박해 순교자 허인백 야고보 등 3명 도합 23위 순교자를 시복 시성 청원대상자로 선정하고 1997년 8월 교구 순교자 현양위원회를 구성하여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교구사제 평의회를 거쳐 1998년 9월 30일 교구장께서 시복을 추진할 것을 공포했다.

 

한편 이렇게 각 교구별로 시복 시성 추진운동이 이루어지자 1997년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에서는 주교회의 차원에서 통합 추진을 논의하고 1999년 1월 제1차 통합추진위원회를 개최하고서 각 교구별 조사 및 현양운동을 전개하되 제반 절차는 주교회의 차원에서 통합해서 추진할 것을 확인했다. 그리하여 주교회의 의장 박정일 주교를 시복 시성 추진 교구장 주교로 선출했으며 2001년 1월 28일부터 각 교구별로 시복 시성 청원 대상자 명단을 제출하기 시작하였다.

 

그후 2001년 10월 주교회의 가을 정기총회에서 <한국순교자 시복 시성 주교특별위원회>가 설치되었다. 이에 앞서 9월에는 「하느님의 종 선정위원회」가 설치되어 각 교구와 통합추진위원회에서 제출한 시복 시성 청원자 209명에 대해서 엄격하게 심사를 계속하여서 그중 113명(순교자 111명, 증거자 2명)을 선정하고, 29명은(순교자 28명, 증거자 1명) 보류, 67명은 제외시켰다.

 

한편 이미 교황청 시성성에서 승인된 13명(전주교구 5명, 수원 교구 8명)과 이번에 선정된 113명 도합 222명중 126명을 1차 추진 대상자로 선정하고 지난 5월 20일 최종적으로 위원장 박정일 주교의 선정 인준을 받았다. 그러므로 앞으로 추진절차는 7월 전체 회의를 거쳐 올해 가을쯤 교황청 시성성에 「기존 청원자 13명에 대한 통합인준」과 「교회법정의 권한에 관한 교령」 및 「장애 없음 판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그러면 일단 한국교회에서 할 일은 1차적으로 다한 것이 되며, 교황청 시성성에서 해야 할 조사수속의 절차가 남아있다.

 

그런데 그 조사수속의 절차가 여간 복잡하고 까다롭지 않다. 또한 조사수속에 이어서 3회의 추기경회의(전 예비회의, 예비회의, 본회)가 있고 최종적으로 교황님이 참석하는 어전회의에서 결정 선정된다. 그러므로 우리 교회에서는 앞으로 계속적으로 열심히 기도하면서 시복 시성 운동을 펴야한다. 우리 103위 성인이 시복 시성 되기까지는 대개 130년 이상이 걸렸다.

 

그동안 우리 신앙선조들은 열심히 기도했을 뿐 아니라 순교자 전기를 자주 읽고 그분들의 삶을 본받으려고 많은 노력을 하였다. 특별히 9월 순교자 성월에는 매일 저녁마다 성당이나 공소에 모여서 순교자 전기를 읽고 기도를 바쳤으며 순교자 찬가를 목이 쉬도록 불렀다.

 

그런데 우리가 또 하나 더 열심히 기도해야 할 것은 이번 1차로 선정된 126명의 시복시성 뿐 아니라 현재 증거자료 부족으로 보류된 29명을 위해서도 기도해야 한다. 그중에는 한국교회창립의 주역들과 신유박해 때의 「백서사건」에 연루된 분들과 충청도 사도인 이존창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세례명이 없어 누락된 순교자들도 있다. 1차로 선정된 분들에 이어서 2차로 이분들이 시복 시성 추진 대상자로 선정되기 위하여서는 오는 7월 시복 시성 추진 주교회의 산하 「하느님의 종 선정위원회」와 「신학위원회」, 「역사위원회」의 합동회의의 재심을 받아야 한다. 이분들이 보류된 것은 다만 순교사실을 적극적으로 증거할 사료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존 사료도 순교한지 50년 후인 1850년대에 다블뤼 안주교가 조사한 구전사료인만큼 신빙성이 좀 떨어지며 또한 관변사료도 그 당시 반대 당파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자행된 순교였으므로 표현이 좀 과격하다 하여 그릇 과장되게 처리한 것이다. [가톨릭신문, 2002년 6월 9일, 마백락 끌레멘스(영남교회사연구소)]

 

 

[특별기고] ‘시복시성 추진 대상 126위의 선정과 기도운동’ (下)

 

 

우리는 앞으로 1차로 선정된 126명의 시복시성 대상자 뿐 아니라 증거자료 부족으로 분류된 29명의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을 위한 더 정확한 사료가 발견되도록 기도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존 사료들도 하느님의 뜻에 맞게 정확하게 모든 사람들에게 인식되도록 기도하고 또 기도해야 할 것이다.

 

사실 말이지 우리들은 이분들이 시복 시성되기를 얼마나 기다렸는가? 이분들은 초창기 우리 한국교회의 창설의 주역들로서 앞장서서 복음전파에 노력했던 분들이며 또한 실제로 신앙 때문에 처형되거나 옥사했다. 다만 확실히 순교를 증거할 사료가 부족한 것 뿐이다. 그리고 200주년 시복 추진 심사 대상자로 선정되었다가 이번에 보류된 정약용 요한 선생의 증거자 선정을 위해서도 더 많은 기도 필요하다.

 

끝으로 이밖에 추가 증거자로 우리가 꼭 추대해야 할 분은 우리 조선교회의 초대교구장인 브뤼기에르(Bruguiere. Barthelemr) 주교님이라 생각한다.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1831년 조선교구가 처음 설정될 때 브뤼기에르 주교님의 공로가 대단히 컸었다. 어쩌면 이 주교님이 고난을 무릅쓰고 자발적으로 나서주지 않았더라면 조선교구 설정이 무산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실제로 브뤼기에르 주교님은 1831년 9월 9일 조선교구가 창설되고 초대 주교로 임명되어 조선 입국을 위한 여정에 올랐다. 

 

그는 1932년 10월 21일 마카오에 이르러 교황청의 사령장을 받고 난 후 다시 험난한 여행을 하여 1835년 10월 20일 중국 사천성 펠리구 한 교우촌에서 병사할 때까지 4년간을 중국 대륙을 횡단하면서 수많은 고생을 했고, 1834년 자신을 보조하기 위해 먼저 조선에 입국한 중국인 신부와 조선 신자들의 냉담한 반응에 부딪쳤지만 그는 조선 교회를 위해서 뜻을 굽히지 않고 입국을 서둘렀다. 그분의 서한은 차마 눈물이 나서 읽어 내려갈 수가 없다. 

 

이렇듯 순교자같이 살았던 우리 조선교회의 은인인 브뤼기에르 주교님을 증거자로 추대하는 것은 우리들의 당연한 의무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교회는 이미 선정된 126명의 1차 시복 시성 대상자와 또한 보류된 29명의 순교자와 증거자들의 재심을 위해서 기도해야 하며 초대교구장 브뤼기에르 주교님의 시복 시성 추진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한편 1816년 대구 관덕정에서 순교한 김종한 안드레아가 옥중 편지에서 『저 같은 불쌍한 죄인은 순교의 영광을 누릴만한 공이 아무것도 없으므로 다만 교우 여러분들의 도우심만 믿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빌고 기도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원이 채워지리라 확신합니다』와 같이 순교자들이 순교의 영광을 얻은 것은 하느님의 은총에 의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순교자들의 시복 시성을 위해서 우리들은 더 많은 기도를 해야 할 것이다. [가톨릭신문, 2002년 6월 16일, 마백락 끌레멘스(영남교회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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