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가톨릭 교리

편펀 교리: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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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11-15 ㅣ No.1503

[펀펀(FunFun) 교리] (44) 기도 ① 하느님께 세속적 복을 달라고 조르나요?

 

 

세라 : 신부님, 민이 형제님. 죄송해요. 제가 좀 늦었죠?

 

주땡 : 하하. 괜찮아요. 세라 자매님이 웬일로 늦게 와서 걱정하고 있었어요. 무슨 일 있었어요?

 

세라 : 할머니 댁 근처에 절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소원을 이뤄준다는 돌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매년 수학능력시험 무렵마다 사람이 몰리는데 오늘은 차가 엄청 막히더라고요.

 

주땡 : 그 절 이야기는 저도 들은 적 있어요. 소원을 들어주는 돌을 향해 절하는 사람 중에 묵주반지 낀 신자들이 그렇게 많다던데요.

 

세라 : 엄청나게 많은 차들을 보고 있자니 부처님이든 돌이든 무언가가 소원을 이뤄주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던데요.

 

주땡 : 음, 그럼 그 절에 간 신자들은 하느님께서 안 들어주시는 소원을 부처님께 부탁드리러 간 걸까요?

 

민이 : 신부님. 얘기 나누다보니 진짜 궁금해지네요. 오죽 간절하면 신자들이 돌 앞에서 절까지 할까요. 그만큼 간절한 기도인데 사람을 사랑하신다 거듭 말씀하신 하느님은 왜 그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 걸까요?

 

주땡 : 음, 형제님, 자매님. 그럼 저도 여쭤볼게요. 부자가 되게 해 달라거나 병을 낫게 해 달라거나 그런 것을 빌기 위해서 성당에 가시나요?

 

민이 : 에이, 그건 아니죠. 하느님을 믿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주땡 : 그럼 마음에 평화를 주신 하느님께 왜 세속적인 것들을 부탁하고 이후에는 또 안 들어주신다고 원망하고 그렇게 되는 걸까요?

 

세라 : 음…. 제 신앙이 부족한 탓이겠지만, 기도를 하게 되면 저도 모르게 하느님께 바라는 것을 말하게 되는 건 사실이에요. ‘하느님, 이것 좀 해주세요, 저것 좀 도와주세요’ 하면서요.

 

주땡 :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 매달리는 것을 잘못됐다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죠. 하지만 문제는 영적인 복을 주시려는 하느님께 세속적인 것을 달라고 조르고 있다는 겁니다. 성경은 영적인 것이든 세속적인 것이든 인간이 복을 받으려면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죠.

 

민이 : 올바른 관계요?

 

주땡 : 네, 하느님이 원하시는 그대로 살아가면 당연히 하느님과의 관계도 좋겠지요. 영적으로 올바른 상태에 이른 후에야 세속적인 복을 생각할 수 있다는 말이죠. 그래서 예수님은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주실 것이다.”(마태 6,33)라고 하신 것이죠. [가톨릭신문, 2015년 11월 15일,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오천고 교목실장), 정리 우세민 · 이나영 기자]

 

 

[펀펀(FunFun) 교리] (45) 기도 ② ‘당신 뜻대로 하소서’ 하느님 뜻 들으려는 자세 중요

 

 

세라 : 신부님, 세속적 소원들을 이뤄달라고 하기 전에 영적으로 올바른 상태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은 알겠어요. 하지만….

 

주땡 : 무엇이 궁금하신가요, 세라 자매님?

 

세라 : 세상에 저렇게 좋은 사람이 있나 싶고 오로지 하느님께만 의지하고 살아가는 사람인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크나큰 고통을 겪는 분들 본 적 없으세요? ‘저런 분의 기도도 안 들어주시면 하느님은 과연 누구의 기도를 이뤄주시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어요.

 

주땡 : 세라 자매님은 아마 그 착한 분의 병이 낫거나 또 조금 더 풍족해지거나 하는 그런 것들을 바라고 계시겠죠? 그럼 그분이 그렇게 되는 것은 하느님 뜻일까요?

 

민이 : 하느님의 뜻을 저희가 정확히 알 수 없는 게 문제죠.

 

주땡 : ‘하느님의 뜻’은 기도에서 무척 중요해요.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것이라면 세속적인 복이라도 충분히 주실 것이고, 하느님 보시기에 좋지 않은 것이라면 들어주지 않으시지요.

 

세라 : 그러면 기도를 할 필요가 있을까요? 기도를 하든 안하든 어차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이뤄 가실 텐데요.

 

주땡 : 음…, 어떤 사람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성공하게 해달라고 매일 기도를 했다고 생각해 보죠. 기도만 한 것이 아니라 정말 열심히 노력까지 했어요. 이 사람이 성공했다면 그건 누구 덕분일까요?

 

민이 : 아무리 노력했다 해도 하느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신 것이니 하느님께서 이루신 것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주땡 : 그럼 이 사람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기도만 했어도 사업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세라 : 가만히 앉아서 기도만 했다면 성공하기는 어려웠을 것 같아요.

 

주땡 : 제 생각도 그래요. ‘기도’라는 과정을 통해 이 사람은 성장한 것이라 생각해요. 하느님께 바람을 전하면서 목표를 향해 마음을 기울이고 현실적 방법들을 고민했겠죠. 스스로를 돌아보기도 하고요. 이런 시간들이 쌓이면서 그는 하느님을 더 믿고 의지하는 ‘받기에 적합한 사람’이 된 것입니다. ‘받기에 적합한 사람’이 된 이에게 하느님은 자신의 뜻을 내비쳐 보이시고, 그들이 바라는 것을 주시지요. 결국 기도는 이러한 하느님의 뜻을 알고 받아들이기 위해 하는 것이죠.

 

민이 : 어휴…, ‘제 소원을 들어주세요’라는 말이 아닌 ‘당신 뜻대로 하소서’라는 기도를 하려면 얼마나 마음을 다듬어야 하는 걸까요.

 

주땡 : 키에르 케고르는 “사람이 기도할 때 처음에는 기도가 말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점점 더 깊은 경지에 다다르면 기도란 결국 듣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고 해요. 기도라는 것은 하느님의 뜻을 듣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하느님은 우리들이 당신 뜻에 합당하게 성장할 때까지, 당신이 하시는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될 때까지 기다리고 계시는 것이지요. [가톨릭신문, 2015년 11월 22일,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오천고 교목실장), 정리 우세민 · 이나영 기자]

 

 

[펀펀(FunFun) 교리] (46) 기도 ③ 질문과 답변 - 꾸준히 기도하다 보면 사랑의 삶으로 변화되죠

 

 

이번 주는 독자들이 보내주신 기도에 대한 질문과 답변으로 꾸며집니다. 질문이 채택되신 분에게는 소정의 상품을 보내드립니다. 

 

Q. 기도할 때 분심, 잡념이 드는데 어떡해야 하나요? (김대흥 미카엘)

 

A. 분심 들수록 더 꾸준히 기도하십시오.

 

분심이 드니까 기도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럴수록 더 꾸준히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 중 대부분의 시간을 분심으로 보냈다 하더라도, 기도하면서 보낸 일주일과 기도 없이 보낸 일주일은 분명히 차이가 납니다. 마치 가뭄이 들어서 메마른 땅에 밤사이 비가 살짝 내려 물기를 머금은 땅과, 그렇지 않은 땅의 차이와 같습니다.

 

겉보기에는 똑같아 보일지라도 내면은 완전히 다른 것이죠. 우리가 꾸준히 기도할 때 그 안에서 우리 삶은 비가 내린 뒤의 땅처럼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또한 분심은 한마디로 사인(sign)입니다. 지금 내 삶에서 꼭 해결해야 할 문젯거리가 무의식중에 있다가 어느 순간 분심으로 떠오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것은 분심이 아닌 나의 가장 중요한 기도 제목인 것입니다. 

 

Q. 방송미사로 주일미사를 대신할 수 있나요? (권경숙·경기도 안양시)

 

A. 특별한 사유가 아니면, 대신할 수 없습니다.

 

미사는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로 구성돼 있습니다. 성경 말씀을 듣고 마음의 준비를 한 후,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이 당신 몸과 피를 제자들에게 나눠주신 것을 우리가 다시 기념하여 이 자리에서 재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방송미사는 성체를 직접 받아먹을 수가 없습니다. 방송미사는 건강의 이유나 다른 특정한 이유로 미사에 참례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혹은 주일미사에 참례했지만 다시 한 번 주님의 말씀을 듣고 싶은 분들을 위해 있는 것이지, 방송미사로 주일미사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집에 먹을 것이 없어 배가 고프면 번거롭더라도 직접 나가서 식당에서 밥을 먹어야 하지, 식당 메뉴판의 그림이나 사진만 보지는 않습니다. 우리 영혼이 지치면 영혼의 양식을 직접 먹어야 합니다. [가톨릭신문, 2015년 11월 29일,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오천고 교목실장), 정리 우세민 · 이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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