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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세계교회사 100대 사건15: 초세기 교회의 이단과 분열 - 이단, 분열에 맞서 신학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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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9-01-03 ㅣ No.206

[세계교회사 100대 사건] (15) 초세기 교회의 이단과 분열 - 이단 · 분열에 맞서 신학 발전

 

 

역사적 사건에는 언제나 양면성이 존재한다. 어떤 좋은 것이라도 나쁜 점을 가지고 있고 반대로 나쁜 것이라 해도 긍정적인 면을 가지고 있는 법이다.

 

복음선포는 어차피 복음의 고유한 문화와는 다른 이질적 문화를 대상으로 삼아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복음선교는 일종의 토착화 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종교혼합 내지는 문화갈등 현상을 빚게되고 따라서 복음선포는 정통신앙과는 다른 분열과 이단이라는 자연발생적인 부정적 요소를 안게된다.

 

따라서 복음선포와 함께 다양한 문화들 속에서 복음의 고유한 성격을 유지토록 하면서 그 문화들을 쇄신시키는 한편 그 문화들이 가진 장점들을 흡수 동화하여 교회 스스로도 쇄신되는 것이 초세기 교회의 과제이기도 했다.

 

이러한 신앙교의를 구체화하는 과정 속에서 도출되는 오류, 즉 이단들은 비록 그 내용이 신앙의 일치에서 벗어난 것이지만 상대적으로 교의를 발전시키는 진보를 이끌어 내게 된다.

 

사실 지금의 교회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신앙교의들은 3~4세기경에 확정된 것들인데 이는 이단들로부터 복음의 순수성을 지키고자하는 교회의 노력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역사적으로 교회는 선교가 지중해 연안 전체에 걸쳐 이루어진 2세기 중엽부터 외적 박해의 위협과 함께 이단과 분열이라는 대내적 위협이라는 이중의 어려움을 겪게된다.

 

따라서 복음의 순수성을 지키려는 교회의 노력은 괴상한 의견과 이단의 출현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왔다.

 

 

다양한 이단들

 

당시의 대표적 이단들로는 영지주의, 마르치온 이단, 몬타니즘 등을 들 수 있다.

 

영지주의(gnosticism)란 특수계층의 사람들에게만 비밀리에 전해오는 구원에 관한 지식 즉 '영지'와 관련된 이단사상을 일컫는 말이다.

 

동방의 이원론 사상을 흡수하여 여러 가지 종교와 다양한 철학을 끌어들인 종교혼합적인 사상으로 시작된 영지주의는 2세기부터 그리스도교의 요소들을 받아들여 교회 안에서 조직화되면서 신자들에게 큰 혼란을 초래했다.

 

교부들은 일반적으로 사도행전 8장에 나오는 마술사 시몬을 그리스도교적 영지주의의 기원으로 보고 있다.

영지주의의 대표적 주장은 이원론으로서 선과 악, 영의 세계와 물질 세계, 영과 육 등이 존재론적으로 대립의 관계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영지주의자들에게 있어 신은 영의 세계만 관할하고 이 영의 세계는 완전한 광명(pleroma)의 세계인데 우주는 하느님으로부터 유출에 의해 생겨났고 수많은 영적 존재들이 나왔는데 그것들은 신적 근원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다.

 

하느님으로부터 거리가 멀면 멀수록 그 존재들은 본질에서 작아지고 최하층에 이르면 물질과 융합되는데 물질은 암흑과 악의 세계로 이 최하층에서 세상이 생겨났고 세상을 만든이는 데미우르구스로서 구약의 야훼와 동일한 존재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구원이란 암흑의 물질로부터 하느님의 완전한 광명으로의 복귀를 말한다. 여기서 영지주의와 그리스도교의 혼합이 생겨나게 되는데 인간이 어떻게 암흑을 극복하고 광명의 세계로 복귀할 수 있는가를 가르치면서 천상 영적 세계에 속하는 그리스도가 가짜로 육체를 취하고 물질 세계에 내려와 광명의 세계로 복귀할 수 있는 비밀을 몇몇 사람들에게 깨우쳐 줌으로써 구원이 이루어진다는 것인데 이 비밀이 바로 영지라는 것이다.

 

영지주의는 물질세계를 무시함으로써 극단적인 두 형태로 나타나는데 육식과 결혼을 금하는 금욕주의와 육신은 전혀 쓸모 없는 것이므로 어떠한 것을 해도 상관없다는 윤리적 방탕주의가 그것이며 순교나 금욕도 구원에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한다.

 

영지주의의 한 분파인 마르치온의 이단설은 2세기에 한때 그리스도교회의 가장 위험한 상대였다. 지노페 주교의 아들로 태어나 영지주의적 주장으로 인해 아버지로부터 파문 당한 후 140년경 로마에서 자신의 교회를 세워 전파해 5세기까지 그 영향을 미쳤다.

 

마르치온은 구약을 배척하고 엄격한 이원론을 가르쳐 구약의 야훼는 분노하는 악신, 신약의 그리스도는 최고의 선신이라 가르쳤다.

 

마르치온 사상은 이러한 이원론에 따라 윤리적으로 엄격한 생활을 강조해 많은 이들이 추종했다.

 

특히 마르치온은 구약성서를 거부하고 신약성서도 루가복음서와 바오로의 10개 서간만을 인정함으로써 교회는 이에 대항해 성서의 정전 목록을 확정하는데 박차를 가하게 된다.

 

초세기 교회의 또다른 대표적 이단 중 하나인 몬타니즘 이단은 몬타누스에 의해 주장된 것으로 몬타누스는 교회가 너무 세족화 되었다면서 보편 교회를 배척하고 엄격한 윤리 개혁과 금욕을 설교하면서 박해 중에 피신하는 것을 배교와 같은 것이며 신자들은 순교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몬타누스를 따르는 사람들은 초대교회의 순수성을 회복하기 위해 뽑히운 영적인 사람, 비추임을 받은 사람들이라 자처하면서 성령으로부터 받은 은사를 강조했다. 또한 그리스도의 천년 왕국이 다가왔다고 말하며 종말론을 고조시켜 결혼을 경시하고 부부라도 별거할 것을 권장했다. 초세기 교회의 대학자였던 떼르뚤리아누스가 이 이단에 빠지기도 했다.

 

 

분열과 이단의 의미

 

복음선포는 복음의 고유한 문화와는 다른 문화에서 살아온 개인이나 집단을 만나게 되는 구체적 상황에서 발생한다.

 

복음선포는 복음의 새로운 문화적 적응이라는 과제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인데 이는 당연히 자신과 맞지않는 관점을 제시하고 다른 생활방식을 주장하는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신앙의 일치에서 벗어나는 주장들을 이단이라 부르는 것이다. 대부분 이단을 주장한 이들은 열심한 이들, 즉 유달리 구원 진리를 열심히 찾는 사람들에서부터 비롯됐다.

 

복음의 전파 과정에서 파생되는 이러한 이단들은 교회사 안에서 신앙생활의 폐해도 가져왔지만 이단들로부터 복음의 순수성을 지키려는 교회의 노력을 가져와 신학이 발전하고 교의가 정리되는 긍정적인 측면을 이끌어 낸 것도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칼 라너는 "교회는 자신에 대한 반대를 듣고 ... 거부함으로써 비로소 자기자신의 진리를 더욱 명백히 인식하게 된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교회는 이단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2세기부터 사도전승 원칙의 정확한 해석과 성서정전의 확정을 통해 또 나아가 공의회를 통해 이단을 방어하면서 교회의 정신적 재산을 풍부히 했다.

 

몬타누스 이단에 대항하고자 지역 주교들이 모여 회의를 하기 시작해 3세기 중엽에는 관구회의로 발전하게 됐고 결국 325년 제1차 공의회인 니체아 공의회가 개최돼 아리우스 이단 등에 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가톨릭신문, 2001년 3월 25일, 김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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