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성인ㅣ순교자ㅣ성지

[순교] 순교자들의 삶을 본받아 교회 쇄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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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10-14 ㅣ No.1059

[순교자성월 특강 3] 순교자들의 삶을 본받아 교회 쇄신을!


우리의 장한 순교자들은 하느님을 아버지로 영접하면서 모든 이가 형제와 자매로 변하는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신자들 사이의 사랑은 매우 컸습니다. 부족했지만 가진 것을 나눴고, 어려운 형제들이나 아픈 이들은 서로 돌봤습니다.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가르쳤으며, 복음이 바라는 평등사상을 실현했습니다. 힘이나 외압에 의해서가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온 사랑으로 가득한 참된 평등이었습니다.
 
교우촌의 삶은 초대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삶을 재현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중요하게 여기는 삶을 살면서 서로 사랑하고 나누는 공동체를 형성했습니다.
 
역사학자들 말을 빌리면 혹독한 박해시기 동안 우리나라엔 가뭄과 홍수, 전염병 등으로 살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박해를 피해 산속으로 들어가야 했던 선조들은 그 어려움이 얼마나 더 컸을까요. 그렇지만 우리 신앙선조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 돕고 나누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 때문에 모든 것이 부족했지만 굶어 죽는 이들은 없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서로 사랑하고 돕는 신자들의 삶이 부러워 입교하는 신자들이 늘어났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홍주(홍성)의 천민 출신으로 백정으로 살던 황일광(시몬, 1757~1802)은 1801년 신유박해가 일어나면서 체포돼 서울 포도청과 형조에서 갖은 문초와 형벌을 받으면서 다리가 부러지는 고통을 겪었지만, "천주교는 거룩한 종교다"하고 말하며 조금도 신앙을 굽히지 않고 견디다가 마침내 1802년 1월 30일에 순교합니다. 그의 순교는 오늘날까지 교회에 아주 특별한 관심을 불러일으킵니다. 하느님 앞에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천주교회의 가르침이 그에게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크거나 작거나, 양반이거나 상놈이거나, 부자이거나 가난한 사람이거나 모두 주님 섭리와 은총에 참여합니다. 백정 황일광이 그러했습니다. 모든 이에게 무시를 당하고 천하게 살았지만 선한 삶을 살다간 그는 열렬한 신앙으로 교회 가르침대로 살며 신앙을 증거하고 목숨을 바쳐 순교의 화관을 썼습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막 50주년과 「가톨릭교회교리서」 반포 20주년을 맞아 올해 10월 11일부터 내년 11월 24일 그리스도왕 대축일까지를 '신앙의 해'로 선포하셨습니다. 또 올해 10월에 개최되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정기총회 주제는 '그리스도 신앙의 전수를 위한 새 복음화'입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과 가톨릭교회교리서는 하느님 백성 모두가 하느님 사랑을 굳게 믿고 하느님을 삶의 첫 자리에 모시며 살라고 권고합니다. 하느님 뜻에 따라 우리는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는 10월 21일 전교주일을 앞두고 최근 주일 삼종기도에서 "복음 선포의 사명은 그리스도인들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씀하시며 선교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셨습니다.
 
우리는 교황의 뜻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가 사는 사회 곳곳에서 말씀을 선포해야 합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서는 좋은 모범을 보여주십니다. 신부님께서는 연평도에서 잡혀 관가로 압송돼 심문을 받고 모진 고문을 받으시면서도 당당하게 교리를 설명하십니다. 신부님께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처지나 환경을 복음 선포의 기회로 삼으셨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인간 존중과 도덕, 윤리, 가치관의 기준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다원주의가 판을 치고 절대적 가치가 사라지고 있음을 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더더욱 예수님 가르침대로 살아야 합니다. 믿음은 하느님 말씀에 절대가치를 두고 서로가 맞춰 가는 것입니다. 이는 기도를 통해 가능하게 됩니다.
 
우리 신앙선조들은 순간의 이익이나 명예나 부를 추구하지 않았습니다. 현재보다는 후손들의 장래를, 이 땅의 복음화를, 또한 자신들의 영원한 생명을 바라봤습니다. 그리스도를 거스르는 태도가 바로 배교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순간의 이익이나 명예, 이기심을 추구하는 실리주의적 이기주의를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합니다.
 
순교자들을 본받는 삶을 살 때 우리 자신도 쇄신되고 교회도 쇄신됩니다. 우리는 이 시대에 순교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순교의 삶은 이 시대의 조류를 거슬러 나아가야만 가능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고 순교자들께서 전구해주실 것입니다.
 
[평화신문, 2012년 10월 7일, 유흥식 주교(대전교구장), 정리=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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