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강론자료

2013-0428...부활5주일...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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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3-04-27 ㅣ No.1352

부활 5 주일 (다해)

사도행전 14,21-27           묵시록 21,1-5       요한 13,31-33.34-35

2013. 4. 28. 등촌3

주제 : 삶의 출발점/근원적인 곳

우리는 부활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부활 후 시기, 예수님의 부활을 함께 축하하고 난 다음, 그 기쁨을 삶에 드러낸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그들에게 일어난 놀라운 변화가 내 삶에는 어떻게 해야 가능한지 생각하고 묵상하는 시간을 지내고 있습니다. 이런 설명이 부활 시기부활 후 시기라는 낱말의 뜻이지만, 우리는 어떤 자세로 살고 있는지 질문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살려고 애쓰는 사람이 많을 때, 우리는 하느님과 일치하려고 애쓰는 사람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어떤 일에나 마찬가지이듯이 사람은 자기 삶에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다를 것입니다. 이렇게 말할 때,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 좋다거나 나쁘다거나 하는 선택과 똑같은 말은 아니더라도, 사람이 삶에서 선호(選好,=여럿 가운데서 특별히 가려 좋아함)하는 것이 다르다면, 그에 맞춰 그의 삶에 드러나는 것도 다를 것입니다. 저는 사제로 살기에 아무래도 삶을 해석할 때 신앙의 요소(要素,=사물의 성립이나 효력발생에 꼭 있어야 할 성분 또는 조건)를 적용해서 보려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세상의 일과 신앙의 일을 서로 대비해서 보게 되고 그 차이를 정확하게 볼 수도 있게 됩니다. 신앙을 중심으로 보면, 세상의 기준으로는 볼 수 없는 것들도 볼 수 있게 되고, 판단을 다르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에게 삶의 출발점은 중요합니다. 같은 일에 대한 해석의 차이를 다르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고 행동도 다르게 할 수 있도록 만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런 것은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알려주어서 그 일이 중요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자세의 차이가 내 삶을 다르게 만드는 것이고, 내 삶에 대한 해석과 실천을 다르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인들이 갖추고 살아야 할 중요한 원칙을 담은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남겨주셨고, 강조하신 원칙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아니 진정한 그리스도교 신앙인이라면 모두 알아야 하는 원칙이며 동시에 예수님의 뜻이 담긴 말씀이 오늘 복음에 나온 서로 사랑하라(!)’는 부탁이고 명령입니다.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려운 것이 사랑에 대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사랑에 대한 예수님의 명령과 부탁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따라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느냐 아니냐 하는 것이 구별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사랑은 어떤 것이겠습니까? 내가 어떤 행동을 하고 내가 무엇을 얼마나 실천하면, 예수님의 사랑을 깨달은 사람이 되는 것이고,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명령을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자기 스스로 위로하는 사람(=自慰)’이 되겠느냐는 것입니다. 이렇게 질문은 해도, 다른 사람의 말에서 그 대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세상에 살아도 이익과 손해를 먼저 계산하면서 세상의 인간으로 사는 방법도 있고, 이익과 손해가 기준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존중하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기본으로 하는 신앙의 인간으로 살아가는 방법도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배경은, 예수님께서 수난의 고통을 받아들이시기 전, 제자들과 함께 최후만찬을 하시면서 하신 말씀입니다. 당신 앞에 수난과 고통이 다가올 것을 뻔히 보시면서도 제자들에게 사랑하라는 명령을 내려주셨다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교 신앙인으로서, 세상의 인간으로 살아도 되는지 아니면 신앙의 인간으로 살아야하는지 선택하게 하시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사랑하시니, 이 세상 안에 사는 사람들은 그 하느님의 사랑을 알아듣고 자기 이웃들을 상대로 사랑을 실천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고 외쳤던 복음선포도 하느님의 사랑을 바탕으로 해야만 올바르게 움직일 수 있는 일입니다. 이러한 이론을 여러분에게 말씀드리는 사제인 저도, 저를 통하여 그런 말씀을 전해 듣는 여러분도 그저 세상의 인간으로 사는 것으로 만족하거나 신앙의 인간으로 살든지, 세상의 그 어느 것도 우리를 심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차이나는 것이 있다면, 내가 어떤 결실을 맺는 사람이 되기로 하고 이 세상에서 살았느냐 하는 것뿐입니다.

 

내가 하느님의 백성이 되는 것은 쉬울 수도 있고,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을 생각해서 조금이라도 움직이거나 기도하는 대열에 참여한다면 그것은 하느님의 백성이 되는 길에 들어섰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내 삶도 힘든데 남이 나를 도와주어야지 하고 바라면서 다른 사람을 돕거나 다른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는 일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는 자세로 사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하느님의 백성이 될 수 있는 아주 쉬운 길을 가까이에 두고, 멀리멀리 돌아가는 길을 택하면서도 세상이 왜 나를 무시하느냐고 욕심은 잔뜩 가진 사람이 될 것입니다.

 

세상에 어떻게 살든지 자유인 것은 참 많습니다. 우리가 오늘 미사에 함께하고, 지금은 부활을 기념하고 내 안에 그 부활을 이루는 때라는 것을 아는 신앙인으로서, 정말로 참다운 그리스도교 신앙인으로 살 것인지, 아니면 그저 세상의 인간으로 사는 것으로 만족할 것인지 그것은 순전히 우리의 선택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하느님은 그 선택에 따른 우리의 자세를 보시고, 알맞은 은총을 내려주실 것입니다.

 

오늘 부활5주일에 하느님은 우리의 삶에 어떤 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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