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강론자료

2013-0721...연중21주일 다해...손님을 대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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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3-07-20 ㅣ No.1381

연중 제 16 주일 (다해)

창세기 18,1-10ㄱ       콜로사이 1,24-28      루카 10,38-42

2013. 7. 21. 등촌3.

주제 : 내게 다가온 손님을 대하는 자세(?)

덥다는 소리가 입에서 자동적으로 나오는 때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덥다고 느끼기 시작한 것이 하루, 이틀이 된 일이 아니지만, 이런 때에 시원한 곳을 생각하면 우리의 마음자세가 좀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덥다....덥다...하고 말하고 손부채나 주보로 바람을 일으키면 더위가 가실까요? 왜 이렇게 덥지......라고 말하면, 그렇게 말하는 다음 순간에 바로 시원한 느낌이 내게 올까요?

 

우리가 세상에서 만나는 사람이나 일은 여러 부류가 있습니다. 그중에는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사람이나 일도 있고, 꿈에서만 봤을 법한 전혀 모르는 사람이거나 아직까지 만나지 못했던 처음 만나는 일도 있을 것입니다. 그 어떤 것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우리가 매순간 어떤 자세와 얼굴로 그것들을 대하느냐에 따라 내 삶에는 아주 많은 것이 달라질 일입니다. 좋은 얼굴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누군가가 얘기한다면, 우리 모두가 성형수술(成形手術)을 해서 얼굴을 아름답게 꾸며야 한다는 애기일까요?

 

오늘 독서말씀 창세기와 복음인 루카가 전하는 내용은 우리가 삶에서 만나는 일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그러면서도 어떤 자세와 어떤 얼굴이 내 삶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만들겠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내용입니다.

 

아브라함이 만난 세 사람은 하느님의 일을 소돔과 고모라에 실행하기 위해 온 천사였습니다. 우리가 성경에 나오는 짤막한 이야기를 듣고서 천사의 모습을 그려낼 수는 없겠지만, 그 천사를 대하는 아브라함의 모습은 상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바쁘게(!) 움직일 법한 아브라함의 얼굴과 그렇게 움직이는 아브라함이 어떤 마음을 가졌는지 상상할 수 있을까요?

 

복음서에 나오는 상황에 대해서도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배경은 간단합니다. 예수님께서 마리아라고 부르는 동생을 둔 언니, 마르타의 집에 손님으로 간 상황이었습니다. 루카복음의 말씀을 들었으니, 그 상황을 상상하자면 여러분은 어떤 모습을 보겠습니까? 오늘 주보1면에 나오는 빈센조 캄피가 그린 그림에 나오는 정신없는 일감에 빠져 있는 마르타의 모습을 보겠습니까? 아니면 그림의 왼쪽 귀퉁이에 작게 표현된 마리아와 예수님의 모습을 보겠습니까?

 

세상 어떤 일이든 내가 대하겠다고 처음에 갖는 자세에 따라 우리 삶에는 아주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예수님을 손님으로 모신 언니 마르타는 동생 마리아에게 네가 내 일을 도와주지 않으면 짜증내겠다는 마음으로 예수님을 모셨을까요? 아브라함은 자기 부인 사라에게 태기가 있을 것이고 그녀에게서 1년 후에는 아들이 태어날 거라는 복된 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미리 알았기에, 낯선 얼굴의 천사 셋[3]을 손님으로 모시고 아주 바쁜 가운데서도 음식을 만들게 하고 시중을 들었겠느냐는 것입니다. 현실을 대하는 우리의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세상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우리가 예상하고 계획하는 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얼마나 되겠습니까? ‘소가 뒷걸음질 치다가도 쥐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소를 키우는 목적쥐를 잡기 위한 것은 아니겠지만 부수적인 결과를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사람인데, 우리가 우리 앞에 펼쳐지는 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이 무더운 여름에 한번쯤은 생각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가 같은 현실이라도 대하는 방법이 다를 때, 우리가 맺을 삶의 결과는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내게 다가온 손님을 정성을 다해서 대하는 자세와 내게서 떠나가는 사람을 정성껏 대하는 자세는 표현방법만 달라서 그렇지 같은 결과를 맺을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손님을 모시면서 처음부터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 우리가 알 수는 없지만, 아브라함은 자신이 한 일의 결과로서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축복의 말을 들었고, 그 축복이 자기 삶에 그대로 실현된 것을 훗날 체험하게 됩니다. 마르타는 예수님을 모신 다음에, 분주하게 많은 일을 한다고 했지만, 잠깐 드러낸 그녀의 속마음에 예수님은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력하고 걱정하는 사람이니, 내가 보기에 참 딱하구나!’하는 소리를 들었던 것입니다.

 

세상 어떤 일이든 한 가지 의미만 우리 삶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한 가지 일을 해도, 우리가 드러낸 삶의 영향을 받는 사람은 다양합니다. 내가 올바른 길을 간다고 말할 신앙인으로서 갖거나 드러내야할 올바른 모습은 어떤 것이겠습니까?

 

사람은 고통보다는 영광을 찾고, 수고보다는 그 열매를 먼저 생각하는 법입니다만, 바오로사도는 자기의 몸을 움직여서 신앙을 전달하면서 겪는 고통을 오히려 영광으로 생각한 사람이었습니다. 우리가 바오로사도의 말씀을 우리 피부로 알아들을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그 말속에 담긴 진심을 읽을 수 있다면, 우리 삶은 하느님의 영광을 전하는 삶이 될 것입니다.

 

무더워지는 여름, 산과 바다를 찾아가는 때, 신앙에 대한 우선순위도 뒤로 밀릴 수 있는 이때에 우리가 어떤 삶의 자세를 갖고 움직여야 하는지 잠시 묵상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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