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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펀펀 사회교리: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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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3-30 ㅣ No.1758

[펀펀 사회교리] (12) 민주주의


시민들에게 결정 참여할 권한 부여

 

 

띠노 : 오늘은 민주주의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해요.

 

덕이 : 대통령선거도 다가오는데, 이 기회에 민주주의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띠노 :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회칙 「백주년」에서는 “교회는 민주주의를 높게 평가하는데, 이 체제는 확실히 시민들에게 결정에 참여할 중요한 권한을 부여하며, 피통치자들에게는 통치자들을 선택하거나 통제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평화적으로 대치할 가능성을 보장해 준다”고 밝히고 있어요.

 

시몬 : 민주주의에는 수호해야 할 가치들이 존재할 것 같아요.

 

띠노 : 그래요. “참된 민주주의는… 모든 인간의 존엄, 인권 존중, 정치 생활의 목적이며 통치 기준인 공동선에 대한 투신과 같이 민주주의 발전에 영감을 주는 가치들을 확신 있게 수용한 열매”라고 얘기합니다. 여기에서 ‘참여’, ‘인간 존엄성’, ‘공동선’ 등이 중요한 개념들로 등장합니다. 참여가 민주주의를 만들어간다는 생각은 참여 주체인 인간이 가진 존엄성에 뿌리를 둔다고 할 수 있겠죠. 또 모든 인간이 존엄하기에 공동선을 바라봐야 한다는 가르침을 떠올릴 수 있을 겁니다.

 

덕이 : 사회교리 원리들은 각각 홀로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관되어 있는 거군요.

 

띠노 : 맞아요. 민주주의에도 위협 요소는 있습니다. ‘윤리적 상대주의’가 가장 큰 위협 가운데 하나입니다.

 

시몬 : 윤리적 상대주의란 뭘 말하는 건가요, 신부님.

 

띠노 : “올바른 가치 서열을 세우기 위한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기준은 없다”는 주장입니다. 교회는 “정치 활동을 이끌어 가고 통제할 궁극적 진리가 없다면, 권력을 장악하기 위하여 이념과 신념을 쉽게 조종할 수 있다”면서 “원칙 없는 민주주의는 위장된 전체주의로 변한다”고 경고합니다.

 

덕이 : 시민 대다수의 합리적 결정으로 만들어진 것은 그 자체로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기준이라 할 수 있겠군요.

 

띠노 : 그렇습니다. 반대로 그러한 기준은 없다고 말하는 것은 결국 인간 이성에 대한 부정, 더 나아가 인간 존엄성에 대한 부정으로도 여겨질 수 있는 것이죠.

 

시몬 : 민주주의 제도에도 결함이 있을 것 같은데요.

 

띠노 : 맞아요. 가장 심각한 결함 가운데 ‘정치적 부패’는 “도덕성 원칙과 사회정의 규범을 한꺼번에 짓밟는”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교회는 부패가 대의기관들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왜곡한다고 경고합니다. 또 하나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통치권자들은 국민들 개개인의 바람을 실현해 주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덕이 : 모두를 위한, 공동선을 실현해야 할 사람들이라는 의미이겠군요.

 

띠노 : 그래요. 정치인들을 선택할 때, 내 기준은 공동선에 있는지, 자신과 주변의 이익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잘 살펴야 할 것입니다. 정치인의 부패와 무능을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그들을 선택한 국민의 책임이니까요. 다가오는 선거에서는 인간을 존엄하게 바라보며, 특정 계층이 아닌 공동선을 꿈꾸는, 부패와 멀고 도덕성을 갖춘 이들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 지도 민경일 신부(아우구스티노·서울대교구) - 민경일 신부는 서울대교구 소속으로 2002년 사제품을 받았다. 경희대학교 NGO대학원에서 시민사회학을 전공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보건대학원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7년 3월 26일, 지도 민경일 신부(아우구스티노 · 서울대교구), 정리 서상덕 · 박지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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