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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한국 신흥종교의 이해: 구세주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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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8-07 ㅣ No.989

[한국 신흥종교의 이해] 구세주는 누구인가?

 

 

신흥종교들은 곧 닥칠 종말에는 인간을 이 세상을 심판하고 구원할 구세주가 오신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구세주는 누구인가? 대부분의 신흥종교들은 단연코 자기 종단의 창시자 또는 교주가 세상을 심판하고 구원할 구세주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그를 제세주(濟世主), 경세주(經世主), 심판주(審判主) 또는 재림주(再臨主)라고도 부른다.

 

이들은 자기 종단의 창시자가 구세주인 근거를 나름대로 제시한다.

 

예를 들면, 대순진리회·증산도·태극도·순천도 등 70여 개에 이르는 증산교 계열 종단들은 창교자 강일순을 ‘구천상제(九天上帝)로 받든다. 이들은 강일순이 중국에 처음으로 천주교를 전한 이마두(利瑪竇) 신부(Matteo Ricci의 중국명)의 신명이 부처와 보살들과 모든 신성(神聖)들을 거느리고 구천에다 인류와 신명계(神明界)의 겁액(劫厄)을 구해달라고 하소연함으로 자신이 세상에 내려왔다는 강일순의 가르침을 근거로 그를 구천상제, 즉 하느님이라고 신앙한다.

 

대부분의 그리스도계 이단 종파들 또한 자기 교주를 재림주로 신앙한다.

 

예를 들면, 통일교에서는 하느님께서는 아담이 원죄를 지은 후부터 ‘중심인물’을 세워 인류를 구원코자 하셨지만, 파견된 중심인물들이 자신의 사명을 다하지 못함에 따라 인류구원 역사는 계속 지연되어 왔다고 설명한다. 통일교에서는 그 중심인물이 노아, 아브라함, 모세, 예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하느님께서는 1930년을 1기(期)로 중심인물을 파견하시기 때문에 예수님 이후에 파견될 중심인물은 1930년경에 출현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인류구세사에는 10년 정도의 가감이 있을 수 있다면서, 1920년생인 문선명이 바로 인류구원사업을 완성할 중심인물이라고 강조한다.

 

통일교에서는 그 근거를 이렇게 설명한다. 통일교에서는 인간은 영인체[영혼]와 육체로 결합된 존재이기 때문에 인류를 구원하려면 영적 구원과 육적 구원을 함께해야 하지만, 예수께서는 인간을 영적으로만 구원하였을 뿐 육적으로는 구원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인류구원에 실패한 예수께서는 1935년 문선명에게 발현하시어 인류 구원 사업을 맡아주기를 여러 차례 간청함에 따라 문선명은 어쩔 수 없이 인류구원의 대명을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통일교에서는 문선명이야말로 인류구원사업의 완성자라고 신앙한다.

 

통일교의 경전인 ‘원리강론’에서는 문선명은 “혈혈단신으로 영계와 육계의 억만 사탄과 싸워 승리”하였고, “예수님을 비롯한 낙원의 수많은 성현들과 자유로이 접촉하시며 은밀히 하나님과 영교하는 가운데서 모든 천륜의 비밀을 밝혀내신 분”이라고 강조한다.

 

 

이단 종파들은 자기 종파의 창교자를 신격화 해

 

이러한 주장은 신천지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신천지에서는 예수님은 “다른 보호자”(요한14,16)를 보내주신다고 약속하였는데, 그 보호자가 신천지의 교주 이만희에게 임하였기 때문에 그가 바로 ‘보혜사 성령’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구약의 예언이 예수를 통해 실상으로 밝혀진 것과 같이, ‘새 하늘’과 ‘새 땅’이 도래할 것을 예언한 요한 묵시록의 예언은 신천지의 교주 이만희에 의해 밝혀졌다고 강조한다.

 

이만희는 에제키엘서 39장 21-29절의 내용을 들면서 “이것이 구원의 역사이다. 예수님은 자기 사자를 보내어 이것들을 교회들에게 증거하게 하셨으니 그가 책을 받아먹은 자요, 지팡이를 받은 자요, 천국 비밀과 지옥 비밀을 설명 받은 자요, 만민에게 증거하라는 명령을 받은 오늘의 사도 요한이다. 예수님은 성령으로 그에게 오시고, 그는 예수님의 신부가 되어 함께 역사를 하시니 그 옛날 하나님이 예수님에게 임하사 함께 일하신 것과 같다. 그러면 구원이 시작되고 나타나는 장소는 배도의 자리요, 멸망의 자리인 그곳에서부터 구원이 시작된다.”고 하여 자신이 구원자임을 강조한다.

 

대부분의 신흥종교 교주들은 단순한 종교지도자가 아니다. 그는 구세주나 재림주이며, 따라서 신앙의 대상이기도 한다. 신흥종교에서 차지하는 창시자나 교주의 위치는 그에 대한 호칭에서 잘 드러난다. 이들의 호칭은 대부분 초기에는 ‘사명자’처럼 불리지만 시간이 감에 따라 어마어마하게 높여진다.

 

동학계열의 종단들은 창교자 최제우를 ‘대신사’(大神師)·‘천사’(天師)로, 증산교에서는 강일순을 ‘상제’(上帝)·‘구천상제’(九天上帝)·‘천주(天主)님’ 등으로, 대순진리회에서는 종단을 세운 조철제를 ‘옥황상제’(玉皇上帝) 라고 부른다.

 

이단 종파들 역시 자기 종파의 창교자를 신격화한다. 전도관을 세운 박태선은 초기에는 ‘동방의인’? ‘감람나무’, ‘영모님(靈母)님’, ‘이긴 자’, ‘영적 모세’, ‘영적 이스라엘’, ‘주의 종’, ‘말세의 의인’, ‘시대의 사자’ 등으로 불렸으나 후에는 ‘천부님’, ‘새 하나님’, ‘천상천하의 하나님’ 등으로 불렸고, 영생교의 교주 조희성은 스스로를 ‘정도령’이라 호칭하면서 ‘주님’, ‘이긴 자’로 부르다가 나중에는 ‘하나님’이라고 자임하였다.

 

또한 신권도학연구소의 신동수는 ‘재림주’, ‘심판자’, ‘하나님의 둘째 아들’로, 팔영산기도원의 전병도는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으로, 동방교의 노광공은 ‘이례천부(天父)’, ‘이례신명(神明)’, ‘말세의 사명자’, ‘심판주’, ‘여호와이례’로, 대한일주평화국의 양도천은 ‘경세주’(經世主), ‘정도령’, ‘성황(聖皇)님’으로 자임하고 있다. 그리고 안식교를 이탈하여 ‘하나님의 교회’를 세운 안상홍은 ‘성령 하나님’으로, 안상홍이 사망한 다음 교단을 이끌고 있는 장길자는 ‘어머니 하나님’으로, 천국복음전도회를 세운 구인회는 ‘재림 예수’로, 그리고 이만희와 함께 ‘신천지중앙교회’를 설립하여 함께 활동하다가 독립하여 ‘증거장막성전’을 세운 홍종효는 ‘진짜 예수’로 자임하고 있다.

 

한편, 중국에서 유입되어 개신교계에서 많은 논란을 빚고 있는 ‘동방번개’(‘전능하신 하나님 교회’)의 중국인 여교주는 ‘전능하신 하나님’으로 받들어지고 있다. 그동안 하느님을 자칭한 신흥종교 교주는 20여 명, ‘재림예수’를 자임한 교주는 50여 명에 이르고 있다.

 

 

대다수 이단 종파들은 예수님의 천주성을 부정

 

교주에 대한 이단 종파들의 주장은 그리스도교의 구세주 신앙을 근본적으로 훼손한다. 우선, 대다수 이단 종파들은 예수님의 천주성을 부정한다. 이들에 따르면, 예수님은 ‘천주 성자’가 아니다. 예수님은 일반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피조물에 불과하다. 통일교에서는 예수님은 요한 세례자의 아버지인 즈카르야와 마리아가 불륜의 관계를 맺어 낳은 사생아라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여호와의 증인에서는 예수님은 피조물인 미카엘 대천사가 천사의 성품을 벗어버리고 인간의 모습으로 오신 분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대다수 이단 종파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인류구원사업의 완전성을 부정한다. 이들은 예수님은 인류구원사업의 실패자이고 예수께서 실패한 인류구원사업은 자기 교주에 의해서 완성된다고 주장한다. 문선명이 “공자도 석가도 예수도 다 내 부하다”라고 설교한 것이나, ‘하나님의 교회’를 비롯한 여러 이단 종파들이 십자가를 사용하지 않거나,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단종파들은 그리스도교와는 분별된다.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내가 그리스도다’, 또 때가 가까웠다‘하고 말할 것이다. 그들 뒤를 따라가지 마라.”(루카, 21,8)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7년 8월호, 노길명 요한 세례자(고려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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