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강론자료

2013-1103...연중31주일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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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3-11-02 ㅣ No.1416

 

연중 제 31 주일 (다해)

지혜서 11,22-12,2         2테살로니카 1,11-2,2       루카 19,1-10

2013. 11. 3. 등촌3.

주제 : 놀라운 일을 할 사람으로서.....

오늘은 우리보다 세상을 먼저 살았던 사람들이 하느님의 영광에 함께 하기를 기도하는 위령성월(慰靈聖月, 慰靈,=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함)에 맞이하는 주일입니다. 세상의 삶을 마친 사람들의 영혼가운데, 우리의 기도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 영혼들이 있을까요?

 

그런 상황에 있을 법한 영혼들은, 이론으로 말하면, 하느님께서 준비하신 영광에 함께 한 영혼들이겠지만,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가,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육신과 함께 했던 영혼들이 어떤 영광을 누리고 있는지 알 수는 없으니, 그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은 둘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하나는 우리의 기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들을 기억하면서 공동체의 삶을 사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하는 기도는 그분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짐작해서 개인주의로 사는 것입니다. 어떤 것이 옳겠습니까?

 

오늘 우리는 예수님께서 자신을 받아주셨다는 기쁨에 삶의 자세를 바꾼, 세관장 자캐오를 만났습니다. 자캐오 세관장의 본보기를 전하는 루카복음의 말씀을 듣고 우리가 배울 내용은 무엇이겠습니까?

 

지난주일 복음에서, 겸손한 기도를 바쳤던 세리(稅吏)가 의로운 사람이 된 것처럼, 세관장(稅關長)도 역시 세금과 관련된 일을 하던 사람인 것은 똑같지만, 행정관직에 있던 사람이었으니, 사람들과 부딪히는 감정이 조금은 덜했을 사람이었습니다. 세상의 기준에 따르면, 이미 성공한 사람이었던, 세관장 자캐오가 예수님에게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세관장, 자캐오는 예수님이 예리코에 온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여러 가지를 생각했을 것입니다. 돈도 없고, 부자도 아닌 그를 군중은 왜 연호하면 따르는지, 예수님의 인기비결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그 인기를 얻을 수 있는지 궁금해 했을 것입니다. 복음에는 나오지 않은 그런 궁금증을 가졌던 자캐오가 선택한 방법은 그렇게 특별한 예수님의 얼굴을 한번쯤(!)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키가 작았다는 것이 정말로 큰 문제였습니다.

 

자신이 세운 목표를 분명하게 기억했을 자캐오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선택한 방법은 예수님이 가실 길을 앞서 가서, 나무에 미리 올라가서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세상 삶에서 큰소리칠 법한 재산을 갖고 있던 그에게 그 일은 얼마나 창피한(!) 일이었겠습니까? 그러나 그 행동을 부끄럽지 않게 선택하는 그는 그 일로서 아주 다른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우리가 이미 복음말씀을 통해서 들었습니다.

 

세상일들 가운데, 내가 계획한대로만 이루어지는 일은 얼마나 되겠습니까? 누구에게 내놓아도 부끄러울 것 없고 정직하게 행동해도 실패하는 사람도 있고, 남들이 볼 때, 충실하게 준비를 하지도 않고 좋은 결과를 얻을 만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이런 일을 사람의 지혜로는 다 헤아릴 수 없지만, 그래도 올바른 길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히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내 행동은 언제나 옳다(!)고 주장하면서, 하느님에게서나 세상의 다른 사람들에게서 우리가 당연히 얻어낼 수 있는 권리는 무엇이겠습니까? 세상의 일이라면, ‘자기 피아르(P.R.=preference/더 좋아함)’를 해서 남들이 나를 기억하고 좋아하게 만들어야 가능하겠지만, 신앙에 관련된 일들도 우리가 똑같은 자세로 대해도 괜찮은지는 우리는 자캐오의 얘기를 통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 첫 번째 독서 지혜서의 저자는 사람이 회개하여 유익한 결과를 삶에서 맺을 수 있도록 하느님은 우리의 죄를 가볍게 대해 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죄를 지어도 하느님께서 가지신 의도가 분명하기 때문에 하느님은 사람을 모질게 대하지 않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은 사람을 향하여 이렇게 자비를 갖고 대하시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을 같은 자세로 대하고 공경하느냐는 것입니다.

 

결국, 사람이 하느님을 가깝게 대하지 않고 멀어지는 것은 하느님이 만드는 결과가 아니라, 사람의 탓이라고 해야 할 일이니, 사람이 가져야 하는 자세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사람들은 세상의 부정부패에 대한 책임을 하느님께 돌리고, 사람은 우리들 각자는 잘못된 일 하나도 범하지 않고 살았다고 큰소리칩니다. 그렇게 살아도 우리 삶에는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요? 세상일에 심지가 굳은 사람이 올바르게 사는 법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것이 될 때에 우리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축복에 기꺼운 모습으로 함께 할 것입니다.

 

자캐오가 보인 행동의 의미를 읽으신 예수님은 그가 올라갔던 돌무화과나무에서 내려오게 하셨고, 예수님의 그 사랑은 자캐오가 세관장으로서가 아니라 재산의 반을 나누어주고 부정한 행동에는 네 곱절의 보상을 선언하는 새롭게 바뀐 사람으로 실천하겠다는 다짐을 하도록 바꾸십니다. 미사에 참여한 우리는, 각자가 예수님 앞에 어떤 사람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지, 또 이웃이나 내 삶에 영향을 주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본보기를 보이고 있는지 잠시 돌이켜볼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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