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강론자료

2013-1013...연중28주일....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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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3-10-12 ㅣ No.1412

연중 28 주일 (다해)

2열왕기 5,14-17             2티모테오 2, 8-13        루카 17,11-19

2013. 10. 13. 등촌3.

주제 : 믿음의 힘

세상에서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서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오늘 주일미사를 봉헌하는 첫마디에, 밑도 끝도 없이 근본적인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유는, 여러분은 저와 달리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질문의 대답내용이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하는 것입니다. 또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대하고 있으며, 그렇게 중요하다고 할 것을 나는 내 삶의 한 부분으로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돌아보자고 하는 의미에서 하는 질문입니다.

 

오늘 열왕기하권 독서와 루카복음에는 공통적인 주제로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공통적인 주제는 오늘 제가 이 시간을 시작하는 첫머리에서 한 질문에, 대답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대답이기도합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믿음입니다. 대답을 이렇게 한다면, 믿음이 무엇인지, 그리고 나는 그 믿음을 현실생활에서 어떻게 드러내고 있는지 돌아보고, 올바른 방향으로 드러낼 수 있도록 현실을 살펴야 할 것입니다.

 

세상의 삶에서 믿음을 담는 신앙생활을 강조하면, 현실의 삶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은 사람들에게서 반발하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믿음이 밥을 먹여주는가?’ ‘우리가 믿음을 갖기만 하면 세상의 모든 어려움이 내 앞에서 사라지는가?’ 믿음이 이렇게 부정적(否定的)인 것이라면, 그 믿음을 내가 갖는 사람으로 살아야 할 이유는 어디에 있겠습니까?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합니까?

 

세상사에 믿음을 갖고 대한다고 해서, 현실에서 내게 다가올 수 있는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현실보다 더 높은(?) 차원에서, 믿음이 현실에 올바른 지침을 주려는 일 때문에, 우리의 현실생활이 더 어려워진다고 말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사는 사람이라면, 복음에 나온 이야기에서 아홉 명의 나병환자가 몸이 깨끗해진 다음에 예수님에게로 돌아와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 아쉬워하는 예수님을 도대체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할 것입니다. 모든 것은 개인의 자유이라고 주장하면서 그렇게 말할 것입니다.

 

세상 삶에, 나에게 좋은 일이 생긴 것을 알면, 우리는 삶에 그런 일이 생기게 해준 대상을 향하여 곧바로 고마움과 감사를 표현할까요? 그럴 가능성도 있겠지만, 아마도 더 많은 경우에 그렇지는 않을 거라는 대답이 더 많을 것입니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고, 우리가 많이 드러내는 기본자세를 표현하는 소리인, 잘 되면 내 덕(!), 못 되면 조상 탓(!)’이라는 소리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표현되어야 할 정답과는 다르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으로 나병에서 깨끗해진 아홉 사람, 예수님께 감사의 말을 하기 위해서 발걸음을 돌린 사마리아 사람을 뺀 아홉 명의 사람이, 올바른 감사를 표현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들에게 일어난 기적이 취소됐을까요? 정확한 것은 모릅니다. 오늘 루카복음말씀에도 감사를 표현하지 않은 그들에게 일어난 놀라운 기적이 취소됐다는 내용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들에게 예수님께서 아쉬움을 느끼셨다는 얘기는, 그들이 예수님께서 하신 처음의 명령대로 그 길을 그대로 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올바른 자세를 가진 사람이라면 그들이 행동해야 할 정상적인 길에서 벗어난 행동을 한 것이라고 우리는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기에게 일어난 놀라운 일을 만끽하고 자기들의 갈 길로 간 그들에 대한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어떻게 움직이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느냐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 당장 우리가 드러내는 겉모습에 복음에 나온 것과 같은 일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만약의 경우에 그런 일이 우리에게 일어난다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까? 나병을 앓았던, 아홉 명의 사람도 몸은 깨끗해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 돌아온 사마리아 사람, 하나가 가졌을 법한 올바른 미음의 자세가 그들에게는 없었다면, 그렇게 산 그들의 삶이 아쉽다는 것입니다.

 

비슷한 내용이 열왕기서 말씀에도 나왔습니다. 북쪽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공격했던, 시리아라는 나라의 장수, 나아만이라는 사람에게 일어난 일을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하고 싶다면, 열왕기하권 5(1~27)을 한꺼번에 읽어야 하겠지만, 오늘 독서는 그 말씀의 한 가운데, ‘시리아 사람, 나아만 장군의 몸이 깨끗하게 된 과정과 관련된 앞뒤 이야기만 간단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자기 몸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 것을 알게 된 시리아 사람, 나아만이 드러낸 일종의 신앙고백이 복음이야기에서 예수님에게 돌아온 사마리아 사람의 신앙고백과 똑같은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둘 사이에서 본받을 수 있는 내용을 구별해야 합니다.

 

우리들 삶에도 열왕기독서와 루카복음이 전하는 것과 같은 놀라운 일은 일어납니다. 하지만, 그 놀라운 일들의 의미를 사람들이 모두 다 깨닫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그런 모습들이 세상 삶에 아쉬움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표현한다고 해서 바뀔 일은 무엇이겠습니까? 놀라운 일을 놀랍게 보고, 놀라운 감정을 정확하게 드러내려면, 올바른 믿음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믿음은 우리의 삶을 부드럽게 만듭니다. 믿음은 우리 삶을 힘들게 만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마음이나 삶의 자세는 누구나 갖고 사는 것은 아닙니다. 바오로사도께서 제자 티모테오에게 알려주신 말씀을 함께 기억하고, 그 말씀과 더불어 살려고 한다면, 우리의 삶에는 기쁨과 행복이 찾아올 것이고, 그것은 내가 하느님의 나라를 향하는 데에 끊임없는 용기와 희망을 줄 것입니다.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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