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강론자료

2013-1006...연중27주일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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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3-10-05 ㅣ No.1411

연중 제 27 주일 (다해)

하바꾹 1,2-3; 2,2-4            2티모테오 1,6-8.13-14               루카 17,5-10

2013. 10. 6. 등촌3

주제 : 세상에 불가능한 일

세상 사람의 삶에는 부정(否定)의 힘보다 긍정(肯定)의 힘이 강합니다. 이렇게 말을 시작하면, 부정적인 자세를 가져야 할 이유도 없고, 그런 기회도 피했으면 좋겠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말을 시작합니다만, 우리가 듣는 말에는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것, 힘을 갖게 하는 것보다는 우리가 갖고 있다고 생각할 힘을 빼는 말들이 많다는 것은 누구나 체험으로 아는 일입니다.

 

오늘 복음에도 나온 말이기는 합니다만, 내게 맡겨진 세상의 일을 다 했다고 하더라도 먼저 듣게 될 소리는 칭찬과 격려보다는 다음 순간에 해야 할 일이나, 이전에 한 일들 중에서 대한 부족한 것들을 보충해야 한다는 소리라는 것이 우리를 슬프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런 일들처럼 우리가 기대하는 바와 다른 현상이 나타날 때, 우리가 어떻게 반응해야 하겠느냐는 것입니다.

 

너도 나도 힘겹다고 말할 세상에서 참된 신앙인으로서 믿음을 키우는 일은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 믿음은 어떻게 하면 키울 수 있겠습니까? 내가 아무런 노력을 하지도 않으면서 키울 가능성은 있는지, 행동은 하지 않고 말로만 기도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나를 위해서 기도해달라고 부탁하기만 하면 믿음이 커질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믿음을 키우는 것에 대한 이런 질문은, 내가 세상에서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면 어떤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좋겠느냐고 묻는 것과도 비슷한 질문입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서 선()하거나 악()한 사람이라고 받는 평가는 내가 마음속으로 하는 생각이나 행동으로는 드러내지 않은 계획에 대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환경과 입장에서 내가 드러낸 행동과 관련이 있는 법입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100가지 행동을 완료하고 난 다음에 나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고 다른 사람에게 요구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알고 사용하는 말에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표현을 적용한다면, 내가 세상을 대하고 세상이 나를 대하는 것은 내가 원하는 순간부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행동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그 판단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선하거나 악하다는 평가는 내가 원하는 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복음말씀의 끝에 들은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라고 말하라는 예수님의 명령은 듣는 것도 부담스럽고, 나를 드러내고 싶은 세상에 사는 사람이 갖는 기본자세에 일치되지도 않는 소리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우리가 새겨들어야 할 말씀일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우리의 생각과 일치하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에게 강요(?)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은 틀렸고,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도, 예수님의 이 요구가 정말로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입니다. 혹시라도 내 주장의 근거를 대지 못하고, 감정에 싸여서 예수님의 말씀을 거부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느냐는 것입니다.

 

세상에 사는 우리에게 불가능한 일은 손가락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그러나 내 삶에 도움이 될 일은 그 불가능한 일들의 가짓수를 세는 것이 아니라, 내 눈 앞에 펼쳐진 어려움들 가운데서 내 몸으로 가능한 것들부터 행동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그것이 복음말씀을 통해서 우리가 알아들어야 할 내용입니다. 예수님은 믿음을 더해 달라는 제자들의 부탁에 그렇게 될 수 있는 쉽고 편하고 빠른 방법을 알려준 것이 아니라, 대답이 될 것 같지도 않은 엉뚱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동문서답에 대한 말씀을 반복해들으면서 예수님의 대답이 올바르지 않다고 흥분한다면 우리 삶에 무엇이 달라지겠습니까?

 

첫 번째 독서 하바꾹예언서에 나오는, ‘예언자가 하소연하는 소리를 우리가 악의는 없다면서 의도적으로 반복하고, 내가 할 일을 나는 충실히 다 했다고 우기는 잘못을 범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하느님은 세상을 인간에게 주셨습니다. 세상창조 때에 하느님께서 우리 사람들에게 이렇게 지시하신 일을 본 사람은 이 자리에 아무도 없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은 하느님께서 지시하신 일을 올바르게 실천할 자세는 어디론가 던져버리고 하느님께 하소연하는 것으로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아주 어리석은 태도를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부족한 점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겠습니까?

 

세상에서 가장 쉽게 사는 방법의 한 가지는, -세라, 세라(que sera sera,=될 대로 되라/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말대로 사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사는 것은 세상사에 새로운 일이나 의미 있는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포기하는 마음과 마지못해 사는 것을 말할 테지만, 우리가 이렇게 산다면 어떤 좋은 일이 우리들 삶에 생기겠습니까? 말로는 절대로 그렇게 살지 않는다고 하겠지만, 현실이 그러하다면 어떤 결과가 생기겠습니까?

 

바오로사도는 당신의 제자, 티모테오에게 신앙인으로 또 복음을 전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어떤 모습으로 살면 바오로사도가 하는 말을 받아들이는 것이겠습니까? 복음을 대하는 자세에서 부끄럽지 않은 자세는 무엇이겠습니까?

 

하느님 앞에 쉬운 길은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포기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도 없을 것입니다. 전교의 달, 여러 가지 목적을 갖고 로사리오기도를 바치기를 권고하는 이때, 올바른 삶의 자세는 과연 무엇이겠는지 잠시 묵상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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