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강론자료

2014-0108.....공현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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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4-01-08 ㅣ No.1439

공현 대축일 후 수요일

1요한 4,11-18               마르코 6,45-52

2013 1. 8. 등촌3

주제 : 눈으로 본다는 것

사람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감각적인 일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저도 많은 경우 그렇게 살고 있으니, 특별히 잘못된 일이라고 꼽을 일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세상의 일이라면, 감각에 해당하는 이러한 것은 정말로 중요한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차원을 달리하여, 세상의 범주(範疇,=같은 성질을 가진 부류나 범위)를 벗어나도 같은 소리로 충분할까요?

 

제가 질문한 것입니다만, 당연히 그 대답은 아니요라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하는 질문입니다. 세상범주에서는 감각적인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지만, 그 대상을 신앙의 세계로 바꾸면, 당연히 인간의 감각에 대한 것은 중요성이 떨어진다는 얘기입니다. 이 말은 달리하면, 신앙의 세계는 감각의 세계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하는 소리입니다. 미리 판단하여, 감각의 세계는 신앙의 세계보다 그 등급이나 중요성이 떨어진다고 말하지는 않더라도 말입니다.

 

사람이 보는 세계, 손으로 뭔가를 만질 수 있는 세계에 매몰되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사람을 사람이라고 불러주게 하는 정신세계의 많은 것들을 내려놓아야 하거나 그 중요성을 잃게 될 것입니다. 반드시 감각의 세계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도, 사람에게서 상상의 세계, 내 눈 앞에 있지 않은 세계는 그 존재의 의미를 상실하고 말 거라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사람의 지식이 형성되는 일에, ‘눈으로 본다는 것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중요성을 따지자면, 손으로 만지거나 코로 냄새를 맡거나 입으로 먹어보는 것보다도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로, 백번 듣는 것보다는 한번 보는 것이 더 확실하다는 세상의 말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세상은 여기까지만 말하지만, 저는 그 글자를 조금 바꾸어서, 백견이 불여일신(~)이라는 말을 가끔씩 씁니다. 제가 즐겨 사용하는 표현이고, 제가 맘대로 해석하는 말이니, 고사성어의 어디에 나온 말인가....하고 찾는 것은 의미 없는 일입니다.

 

하느님의 일이 세상에 실현된 것을 보거나 전해 들으면서, 그에 일치하는 올바른 자세를 갖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사람이 세상의 어떤 모습을 보면, ‘! 이것은 하느님의 일이 실현된 모습을 나더러 보라고 하는 것이구나(!)’하고 말하겠느냐는 것입니다. 놀라운 것을 보면 놀라운 대로 당연하게 여기거나 한번 놀라면 충분할 일이고, 놀랍지 않은 것을 보면 그 중요성을 간단하게 생각하여 내 삶에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치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매몰되기 쉬운 세상인 보는 것에 목숨을 걸면, 그의 삶은 초라해집니다. 어떤 모양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어도 사람에게 하느님께서 주신 무궁무진한 능력과 그 넓은 세상을 사람의 생각대로 좁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복음에 나온 유령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을 유령으로 본 것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제자들의 눈이 열려있지 않았으니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신앙인이라면서, 얼마나 열린 눈을 가졌는지 잠시 묵상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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