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강론자료

2013-1231.....송년미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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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3-12-31 ㅣ No.1433

송년감사 미사(1231)

민수기 6,22-27       갈라티아서 4,4-7      루카 2,16-21

2013(계사년). 12. 31. . 21:00                                                       2014(갑오년)

 

주제 : 마감하고 시작할 때에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이미 태양은 서산으로 넘어갔고, 사람들이 하루라고 규정한 시간과 한해의 끝이라고 정한 시간도 이제는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미사를 시작하면서, 앞부분에 몇 가지 방법으로 삶을 돌이키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음악과 내용은 그 순간을 대한 사람이 느낀 것에 따라서, 또 마음이 얼마나 일치했느냐에 그 의미는 다를 것입니다. 이 시간에 여러분에게 어떤 모양의 한 해였느냐고 다시 묻는 것은 시간낭비일 것입니다. 그렇게 몇 마디 말로 지난 한 해를 표현한다고 한들, 그것을 대답으로 표현하는 말과 우리의 삶에 남는 흔적은 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함께 한 글은, 인도에서 활동하다가 세상을 떠난 마더테레사 수녀님의 글이었고, 두 번째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글이었습니다. 하나는 반성을 목적으로 하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계획을 목표로 삼은 선택이었습니다. 이 내용들이 여러분의 마음에 어떻게 남았는지 묻는 것은 중요한 일은 아닙니다. 이 두 분이 아니었어도 여러분의 삶에는 영향을 남긴 더 많은 사람들의 본보기가 있을 것이니 말입니다. 다만 두 분이 먼저 드러낸 것을 나누었을 뿐입니다.

 

우리가 맞이하는 시간은 한 순간도 쉬지 않고 흘러갑니다. 차이를 말한다면, 어떤 사람에게는 특별하다고 느끼는 시간이 다른 사람에게는 같은 의미가 아닌 차이뿐입니다.

 

오늘 이 시간은 놀라움(!)과 환희(!)로 다가왔던, 2013년을 마치는 전례시간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한 분들이 올 한해를 얼마나 큰 놀라움과 환희로 맞아들였는지, 1231일에 다다른 지금 그 시간에 얼마나 놀라운 결실로 기쁨의 순간을 만들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자기 자신만은 알 것입니다. 물론 우리 삶의 결실에 대해서 하느님도 아실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만든 삶의 기쁨만큼 하느님께도 영광을 돌리는 일이 될 수 있었을까, 잠시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여러분 각자의 대답은 어떠하십니까?

 

우리 삶의 풍습에서 새해를 시작하는 때를, 설날이라고 부릅니다. 음력11일입니다. 그래서 태양력을 따르는 다른 국가의 모습과는 달리, 양력11일이라고 하더라도 새해의 느낌은 별로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느낌과는 달리 새해라고 정한 시간에, 우리가 갖는 마음가짐을 잘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면 좋은 효과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부터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우리는 새해가 시작됐다고 말할 것이고, 또 그 새로운 해의 매순간을 살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에게 또 다가오는 시간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로 생각하고, 우리가 소홀하게 다루지 않고, 정성을 모아 대하여, 우리 안에 좋은 결실을 맺게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말씀은 새해를 준비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새로운 생명의 탄생과 함께 그 생명이 인간의 삶에 새로운 힘이나 활력을 가져오는 요소가 된다는 것을 안다면, 그것은 새해인사에 버금갈 놀라운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와 아버지 요셉이 받아들였던 그 하느님의 선물이 우리의 삶에도 놀라운 결실을 맺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을 두려운 마음자세로 대하면서 멀리하고 간격을 두려는 것보다는, 바오로사도가 편지에서 알려주신 것처럼 아빠요, 아버지라고 부르면서, 종이 아니라 자녀로서 또한 하느님의 축복에 참여할 수 상속자로 살아가려고 노력할 때, 우리는 모세가 하느님의 축복으로 내려주신 은혜를 받고, 평화를 받아 누리는 사람들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새해는, 조선시대 말기에, 사람들의 삶에 일대변혁을 가져왔던 갑오년개혁의 두 갑자(甲子)를 맞는 때입니다. 아쉬움도 많은 개혁이었고 일본의 지배에 도움을 준 개혁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만, 왕정체제에서 시대의 흐름을 따라 변하려고 노력했던 과거의 그 일이 120년을 지내고 나서도 우리민족과 그 안에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모습으로 결실을 맺을 새해가 되기를 우리가 함께 기도했으면 더 좋겠습니다.

 

새해에도 여러분의 가정에 하느님의 은총이 듬뿍 내릴 수 있도록, 정성을 함께 준비하는 마음으로 하느님 앞에서 살아가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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