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강론자료

2013-1222.....대림4주일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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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3-12-22 ㅣ No.1427

대림 4 주일 (가해)

이사 7,10-14        로마 1,1-7      마태 1,18-24

2013. 12. 22. 등촌3

주제 : 내가 사용한 시간을 돌이킴

보내고 나면 빠른 것이 시간이라고 합니다. 올해도 날짜로는 열흘도 채 남지 않은 때가 되었습니다. 올해 성탄절을 준비하는 대림절도 마지막 주간에 들어섰고, 짧은 기간만 앞두고 있습니다. 세상이 달라지는데 사람이 큰 역할을 합니다만, 사람은 세상이 변하는 모습을 전부 다 알아채지도 못합니다. 그렇게 우리들의 눈앞에 펼쳐지는 일들에는 우리가 그 의미를 아는 것도 있고 모르는 것도 섞여 있을 것입니다.

 

이 지구가 언제 생겼는지, 몇 십억 년 전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공룡은 언제 없어졌고, 빙하기는 언제 왔었는지 계산해내는 사람의 능력을 무시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그렇게 특별한 일들이 언제 있었는지 다 안다고 하더라도, 그런 일들이 모여서 사람의 삶을 좋게 만드는 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쓸데없는 일에 우리의 지혜를 낭비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말씀은, 2천년이 넘는 오랜 세월 전에, 하느님께서 인류역사에 개입하신 사건을 요셉이라는 남자의 삶을 통해서 전하는 말씀입니다. 사람이 과거를 돌이켜보고, 시간이 흐른 다음에,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그 순간 일들을 겪은 것보다 더 큰 감흥을 받은 것이라고 기억하기 마련입니다. 요셉의 행동을 전하는 말씀내용도 70년은 더 흘러서 기록된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사람은 기억에 아주 큰 영항을 받고 사는 동물이요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들은 복음내용은 아주 간단합니다. ‘법대로 살던 사람이었던 요셉이 혼전(婚前)에 임신한 마리아와 맺은 혼인약속을 깨뜨리기로 결심을 굳혔을 때, 천사가 찾아왔고, 그 천사가 남긴 말 몇 마디에 요셉이 처음에 가졌던 굳은 결심을 포기했다는 내용입니다. 요셉이 어렵사리 세운 결심을 바꾼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우리는 오늘 말씀에서 무엇을 깨달을 수 있겠습니까? 또 우리 앞에 펼쳐진 세상일들에는 이와 비슷한 일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세상에 실현된다고 해봐야 그 영향이 별로 클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할 일들은 분명이 있습니다. 내 삶에나 남의 삶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헌데 그 일들이 세상에 실현되고 나니 내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더 큰 영향을 준 일이 되고, 내가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 되었다면, 나는 과연 그 일들이 남긴 좋은 결과에 참여할 사람이 될까요? 나나 다른 사람에게나 적용되는 개인적인 일이나, 다른 이의 삶을 호도(糊塗,= ~하다 : 사리에 어두워서 흐리터분하다.)하기 위해서 잘못된 모습을 자꾸만 드러내는 행동이라면, 훗날에 나에게나 다른 사람에게나 어떤 영향을 남기겠습니까?

 

우리가 미래에 일어날 일, 아직 실현되지 않은 일들을 겁낼 필요는 없다는 말을 흔히 듣습니다. 아직 오지 않은 세상종말의 일이나, 오늘이나 엊그제부터 갑작스레 등장한 북한의 위협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미래의 일인데도 그것이 마치 현실적인 일인 것 마냥 이런 소리를 즐겨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과연 어떤 사람들인지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일의 가부(可否)를 판단할 때에, 그가 취할 이익이 얼마나 큰 것이냐를 묻는 기준이 있습니다.

 

내 삶을 지배하던 법을 최고의 가치로 알았던 법대로 살던 의로운 사람, 마리아의 남편이 될 예정이었던 요셉이 어떤 자세를 가진 사람으로 자기 모습을 우리에게 드러냈는지 잘 살펴야한다는 얘기입니다. 우리나라의 요즘 상황은 아주 복잡합니다. 사상초유의 철도파업이 10일이 넘게 이어지고 있고, 이들은 월급도 많이 받는 사람들(!)이면서도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서 대다수 국민들을 불편하게 만든 사람들이라는 일부정치권의 평가가 있습니다. 파업에 참여한 사람들이 진짜 이런 사람들이라면, 그들이 지금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오늘 복음에 나온 요셉이 미래의 신앙인인 우리를 위해서 한 놀라운 결심과 같은 좋은 결실을 맺지는 못할 것입니다.

 

인류구원의 역사에 그가 담당한 뚜렷한 흔적을 남기지 못한 요셉을 주체를 세우지 못한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은 문외한(門外漢,=어떤 일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거나 직접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바라볼 수도 있는 첫째 모습입니다. 하지만 그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행동했던 그 모습이 하느님께서 인류를 위해서 특별한 일을 하실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면, 우리는 그 판단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겠습니까?

 

사람은 세상에서 현명하게 살 것을 목표로 삼고, 또 실제로 현명하게 삽니다. 하지만 그렇게 산다고 하는 목표가 오늘 이사야예언서의 말씀에 나온 어리석은 임금 아하즈가 했던 행동이어서는 곤란합니다. 하느님을 대하는 자세, 세상에 사는 더 많은 사람들을 대하는 겸손한 자세가 아니라, 자기의 자존심을 앞세워 진정으로 행복이 될 일을 거부하는 것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기 고집을 피우면서, 우격다짐으로 일을 다 하고 난 다음에, 시간이 흐르고 나서, ‘내가 아무 날, 아무 시에 한 일은 잘못된 판단 때문에 한 일이었고, 그 일로 상처를 입은 사람에게는 심히 미안하다(!)’고 하는 말로는 해결되지 않을 일들을 만들어서는 곤란하다는 얘기입니다.

 

사람은 자기 발등에 떨어진 불에 허둥대는 특징이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살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잘못된 결과를 맺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가 끊임없이 하느님의 뜻에 내 삶을 비추어봐야 합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뜻을 찾는 일들에게 축복을 주시는 분이지, 징벌하려고 눈을 꼬나보시는 분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올바른 기준을 세워야한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2013년의 대림4주일, 이제 올해 성탄절로 기억할 날도 2~3일을 남겨놓았습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무한이 많은 순간으로 나눌 수 있고, ‘일각(一角)이 여삼추(三秋)’라는 말을 기억한다면, 성탄절까지 남은 시간이 무수히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인데, 그 시간을 통해서 우리 신앙인들과 우리나라와 그 안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은총이 열매를 맺기를 기도할 시간입니다.

 

대림절을 보내고 성탄절을 맞이할 저희가 새로운 마음과 생각을 갖게 해주시라고 기도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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