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강론자료

2013-1219.....성탄9일전의 셋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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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3-12-18 ㅣ No.1425

1219: 성탄 전 9일 기간 - <3일째>

판관기 13,2-7.24-25      루카 1,5-25

2013. 12. 19. . 등촌3.

주제 : 하느님 앞에 부정한 것 /불신

세상일에 사람이 세운 계획에 따라, 그 일이 이루어지는데 흔히 말하는 요소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은 깨끗함과 더러움, 한자로 쓰면 정함과 부정함을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람이 세운 계획이 좋은 것이라고 여긴다면, 깨끗함이나 정()함을 말할 것입니다. 이렇게 좋은 것을 얘기한다면, 그때에 선택되지 않은 더러움이나 부정함은 사람이 세운 계획이 이루어지는데 합당하지 않고, 그런 자세를 바꾸지 않는다면 사람이 세운 계획이 이루어질 조건은 되지 않는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우리는 질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말로 깨끗함이 필요할까?

 

물론 세상의 모든 일은 상대적입니다. 다시 말해서 절대적인 의미의 깨끗함이나 절대적인 의미의 부정은 우리가 생각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끔씩은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흔히 양비론/양시론이라는 유식한 말로 표현합니다만, 내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깨끗하거나 더 많이 더럽지 않다면, 좋은 일은 당연히 내게 생겨야 한다는 논리가 그것입니다. 우리 맘대로 될까요?

 

오늘 복음은 세례자요한이 그의 부모가정에 생기게 된 과정을 얘기하고 있고, 독서의 말씀은 구약의 위대한 판관 삼손이 그 부모의 가정에 생기게 된 과정을 말하고 있습니다. 두 이야기를 가만히 보면, 그렇게 일이 이루어지는 주체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흔히 실수하는 것은 한 가지는, 그저 하느님의 뜻만이 중요하고 사람의 뜻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그 격()을 낮추는데 있습니다. 두 가지 이야기에서 사람의 협조나 역할이 주체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사람의 역할이 무시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의 삶을 보실 때, 깨끗한 것이나 더러운 것이 결정적인 기준이 있을까요? 함부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완벽하게 알 수는 없으니, 오늘 독서와 복음에 나온 얘기로만 추정해야 할 것입니다.

 

독서에는 포도주와 독주와 삶에서 부정한 것을 먹지 말라는 말씀이 나왔습니다. 포도주와 독주는 술의 한 종류이고, 부정한 것은 율법에 규정한 것을 가리키는 말일 것입니다. 이런 사항을 지켜야 할 것이 독서에는 삼손의 어머니에게 규정한 내용이 나왔고, 복음에는 세례자요한의 아버지 즈카르야에게 올바른 믿음, 하느님의 뜻을 제대로 대할 믿음을 강조하는 표현으로 나왔습니다.

 

두 가지 모두, 하느님의 뜻을 담은 내용으로 듣기는 했습니다만, 우리가 쉽사리 긍정하지 않을 법한 요소들일 수 있습니다. 술이야 음식이고, 믿음의 자세는 어차피 아무도 모르는 것인데, 우리가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할 일이냐고 질문할 수 있습니다. 삶에서 우리가 이렇게 적당하게 타협을 제시하고 합리화할 때, 우리 삶에는 그에 맞는 결과만 생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가진 뜻대로 정화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과연 어떤 마음자세를 가져야 하느님 앞에서, 모든 일을 이루어주시는 하느님 앞에서 옳은 자세를 가졌다고 말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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