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강론자료

2013-1218.....성탄9일전의 둘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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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3-12-18 ㅣ No.1424

 1218: 성탄 전 9 일 기간-<둘째 날>

예레미야 23,5-8          마태오 1,18-24

2013. 12. 18. . 등촌3

 

주제 : 인간이 자기주체성이 없는 놀라운 일을 통하여.....

한 나라가 남북으로 갈려있는 지구상의 유일한 국가인, 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말로 꺼낼 수 있는 내용들에는 제약이 참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하는데, 생각하는 일까지야 우리를 통제할 수는 없다고 하지만, 말하는 데에는 제약은 참 많습니다. 어쩌면 제가 이 자리에서 하는 말도 영향을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겁낼 법한 표현이나 내용은 무엇이겠습니까? 나라의 국체(國體)와 국시(國是)에 반()하는 것이라고 판단될 수 있는 내용들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일부러라도 그런 말은 피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온 요셉은 참으로 주체성(主體性)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세상에 이루어지게 하려는 일에, 인간의 여러 가지 조건을 내려놓고 하느님의 뜻을 수긍한 아주 훌륭한 사람이기는 했지만, 주체의식은 조금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세상에서 사람이 지켜야 하는 법칙을 먼저 생각한 사람이었던 요셉이, 그 사정을 바꾸어서 세상의 기준과는 다른 하느님의 뜻을 아무런 비판도 없이 받아들였으니, 어쨌든 그냥 받아들이기가 속이 시끄러운 모습입니다.

 

요셉의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얼마나 불편하게 생각해야할까요? 우리의 주체성을 세우자는 소리는 여기까지하고, 우리가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할 시간입니다. 신앙인이기 때문에 하는 소리는 아니겠지만, 사람의 생각과 하느님의 의도가 부딪힐 때는 반드시 사람이 고집을 꺾어야 하는 것일까요? 하느님의 뜻이 사람의 생각과는 다르기는 하겠지만, 우리가 얼마나 그렇게 할 수 있는지는 모릅니다. 또한 사람으로 살면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 내 삶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더라 하고 언제 판단할 수 있겠습니까?

 

세상의 일들 가운데는 사람의 뜻대로만 되지 않는 일들이 있습니다. 부분적으로 말한다면, 모든 것이 사람의 생각과 뜻대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하겠지만, 전체로 볼 때 그렇게 된 것 같지 않은 일에 대해서 우리가 어떤 자세로 그 일을 대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세상의 인간이 되고 마는지, 아니면 신앙의 인간도 될 수 있는지가 갈라질 것입니다.

 

히브리민족이 바라본 하느님에 대한 시각은 역사의 과정에 따라 바뀌었습니다. 모세시대에는 이집트에서 구원해주셨던 하느님이신 분에서, 예레미야의 선포시대에 들어서면서 바빌론의 유배를 풀어주신 분, 하느님으로 자기네들 입맛대로 기록한 말씀을 우리는 읽었습니다. 이렇게 세상을 해석하는 일이 우리에게도 일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대림절을 지내고 나서 맞이할 성탄에 대한 의미를 제대로 새겨야 할 것입니다. 오늘 9일기도기간의 두 번째 날을 맞이하면서, 성탄을 가까이 기억하는 우리가 가져야 즐거운 마음은 어떤 것이겠습니까?

 

우리가 우리의 주체(主體)를 하느님 앞에서 얼마나 세울 수 있는지 잠시 묵상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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