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강론자료

2013-0609...연중 10주일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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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3-06-08 ㅣ No.1358

연중 제 10 주일 (다해)
1열왕기 17,11-24       갈라디아 1,11-19       루카 7,11-17
2013. 6. 9. 등촌3
주제 : 목숨에 따라서(?) 신앙을 생각하는 자세(!)
목숨을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일컫는 말 중에, ‘목구멍이 포도청(=먹고살기 위하여 해서는 안 되는 짓까지 하게 된다는 말.)이라는 속담(俗談)이 있습니다. 이 말의 뜻은 모두 다 아시지요? 그렇다면 이 말은 어떤 때에 사용하십니까? 이 속담의 뜻과 사용하는 때를 안다면, 우리는 이 말을 통해서도 신앙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돌아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의 목숨보다 더 귀중한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이 질문에 답을 생각하고, 그 뜻을 생각하다보면 우리는 쉽게 자가당착(自家撞着,=같은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의 앞뒤가 어긋나 모순됨)의 논리에 빠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즉 사람의 목숨과 그 목숨에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행동을 해도 괜찮은 것이 아니냐(?)는 얘기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목숨은 세상에서 생각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규정해놓을 때 생기는 문제입니다.
 
사람의 목숨이 중요하다는 것에는 저도 마음과 생각이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사람의 목숨을 가장 귀중하게 여기는 것이 신앙인들 모두에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공통적인 소리냐고 묻는다면 판단이 달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사람의 목숨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이론에는 동의할 수 있지만, 사람의 목숨에 관한 이론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갖느냐고 묻는 소리에는 아닐 수도 있다는 소리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얘기인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늘 열왕기독서와 루카복음의 말씀에는, 죽었던 사람을 살리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사람의 목숨을 귀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소리에 딱 알맞은 본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좋은 일이 일어나게 하려는 과정에서 생기는 잘못은 없느냐는 것입니다.
 
사람의 삶에 중요한 일은 얼마나 많겠습니까? 이 질문에 대답은 많을 수 있겠지만, 목숨에 관한 문제를 신앙이나 하느님보다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대답이 어떻게 달라지겠느냐는 것입니다.
 
남편과 일찍 이별하고, 외아들만 기대하고 살던 어머니들에게, 아들이 세상의 삶을 먼저 마쳤다는 것은 상상하기 싫은 엄청난 문제입니다. 그런데 오늘 독서의 내용과 복음의 말씀은 상황이 비슷합니다. 사렙타 마을의 과부는 하느님의 사람이 자기아들을 살리도록 재촉한 사람이었던 것에 비해서, 나인이라는 동네에 살던 여인은 자기아들이 살아나도록 예수님을 재촉하는 역할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참 묘한 것은 그 다음에 나오는 반응입니다.
 
자기 바람대로 소원을 이룬 사렙타의 여인은 삶에 대한 새로운 다짐이외에 감사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 엉겁결에 죽었던 아들을 되돌려 받은 나인에 살던 여인은 가만히 있는데, 그 사실을 본 사람들이 환호성을 올립니다. 하느님의 업적을 체험한 사람들은 자기들의 삶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서 정신이 없지만,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그 놀라운 변화는 먼저 알아본다는 얘기일까요?
 
세상일의 중요성을 측정하는 일에는 절대적인 기준도 있지만, 때로는 내가 만나는 대상에 따라 그 중요성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세상일과 사람의 목숨을 비교하면 당연히 사람의 목숨에 더 큰 중요성이 있다고 하겠지만, 사람의 목숨과 하느님의 뜻을 앞에 두고 선택하자면, 사람의 목숨에 대한 얘기나 선택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는 법입니다.
 
오늘 미사에 온 여러분이 갖는 삶의 자세는 하느님과 그분의 뜻을 앞세우는 것과는 얼마나 차이가 있겠습니까? 그렇더라도 그 일에 대한 단죄는 쉽지 않습니다.
 
사람의 목숨을 중요하게 여긴다면서 신앙의 자세를 해치는 일들이 내게 다가온다면 그때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옳은 것이겠습니까? 그런 상황을 잘 이겨냈던 자세를 바오로사도에게서 배워야 할 일입니다. 배워서 실천해야 할 일입니다. 사렙타에 살던 여인도 당신은 진정 하느님의 사람이시며 입으로 전하신 하느님의 말씀이 참되다는 것을 알았다말은 했습니다만, 이런 말을 통해서 우리의 진심을 얼마나 담을 수 있는지 잘 살펴야 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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