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강론자료

2014-0410.....사순5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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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4-04-09 ㅣ No.1504

사순 5 주간 목요일

창세기 17,3-9              요한 8,51-59

2014. 4. 10. 등촌3

주제 : 하느님의 선언 / 나는 하느님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소리들이 있습니다. 그 많은 소리들 가운데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힘을 내게 하는 소리도 있고,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사람의 힘마저도 맥 빠지게(=기운이나 힘이 없어지다) 하는 소리가 있습니다. 어떤 소리가 그것들에 해당하는지 본보기를 들어야 아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사전적인 규정보다는 그냥 들으면 아는 일입니다.

 

오늘 독서의 말씀은 하느님께서 아브람을 선택하시어, 그의 이름을 바꾸어 부르시고, 그와 그를 통하여 하느님의 축복을 내려주신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히브리민족의 역사에서 이런 말씀을 기록하고 자기들 가운데 하느님의 말씀이 머문다는 것으로 알아온 사람들이 과연 늘 그러한 마음을 가졌는지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말하는 존재의 입장에서는 힘을 실어주는 소리였지만, 그 소리를 듣고도 대하는 것은 듣는 사람의 권리라는 소리가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말하는 사람이 좋은 소리를 한다고 해서, 그 결과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는 표현도 될 것입니다. 즉 듣는 사람의 입장이 삶에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일에는 큰 영향을 남긴다는 것입니다.

 

복음말씀은 예수님과 유대인들이 부딪히는 내용입니다. 전후관계를 설명하지 않고,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소리가 유대인들에게 제대로 먹혀들었을 리가 없는 소리입니다. 알아듣지 못하는 유대인의 입장도 답답했겠지만,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백성이라는 자부심으로 살아왔다는 사람들이 하느님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더 답답하게 여기셨을 예수님이 딱해 보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결국 인간들에게 지고 맙니다. 하느님과 인간의 싸움에 승리와 패배를 말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지만, 확실히 세상은 하느님의 것이 아니라, 인간의 것인 듯합니다.

 

사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론보다 경험에 의한 것입니다. 철학의 용어로, 선험적인 것보다는 경험적인 것이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신앙은 경험에 의한 것이 아니라, 경험이전을 얘기하는 것이니, 어쩌면 세상과 신앙은 같은 자리에서, 같은 시간에 공존할 수는 없는 관계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신앙에서는 세상의 존재보다 신앙의 존재가 더 빠른 것이라고 합니다만, 세상에서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론과 경험이 부딪치면 이론이 이깁니다.(=남대문을 본 사람과 보지 못한 사람의 말싸움) 그게 세상에서 통하는 모습의 하나이지만, 희한하게도 신앙과 세상의 삶이 부딪힐 때는 신앙이 경험세계에 밀리고 지고 맙니다. 그 대상을 이해하는 사람이 일관성이 없이 왔다갔다하면서 사람중심으로 세상을 해석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느님과 그분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의 사람들이 예수님은 얼마나 답답하셨을까요? 우리도 완벽하게 산다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오늘 이 순간 예수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기도하면 조금은 나아질 것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이 순간 어떤 기도를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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