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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제7회 가정성화주간 주교회의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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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7-12-17 ㅣ No.266

제7회 가정 성화 주간 담화문


가정의 진정한 소통을 위하여

 

 

+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아기 예수의 탄생을 경축하는 성탄 축제와 함께 성가정 축일을 맞이하는 여러분 모든 가정에 하느님의 은총이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오늘 우리는 성가정 축일을 시작으로 온 가족이 함께 가정의 의미를 새기는 가정 성화 주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가정 성화 주간은 가정의 숭고한 의미를 되살리고 용서와 화해로 가족 관계를 회복함으로써 일치와 사랑의 공동체로서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마련된 시간입니다. 이 은총의 시간을 통해 우리 가정의 삶을 되돌아보고 구세주의 ‘성가정’을 닮아가려는 결심을 새로이 해야 하겠습니다.

 

“사랑에 의해서 세워지고 생명을 받는 가정은 인간들의-즉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녀, 친척들의-공동체입니다. 가정의 첫째 임무는 진정한 인간 공동체를 발전시키는데 계속적 노력을 쏟으면서 일치의 현실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입니다”("가정공동체" 18항). 아울러 가정은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요한 3,16) 구세주께서 마리아의 몸에서 육신을 취하신 구원의 신비가 일어나는 장소입니다. 구세주께서는 공생애 전 까지 30여 년간 성가정 안에서 몸소 일상적이고 평범한 삶이 가장 ‘거룩한 삶’ 이라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구세주의 모범을 따라 ‘성가정’과 일상적인 삶의 중요성을 깊이 성찰하고, 가정과 일상의 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이유입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화적 전통을 이어 왔고, 현재도 가정을 인간 생활의 기본단위이자 삶의 핵심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째 우리 사회에서 이혼율은 크게 낮아지지 않는 반면, 가출 청소년과 가족 간의 대화가 단절된 가정은 급격하게 늘어 우리 모두를 걱정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혼인 후에도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하거나 높은 교육비를 걱정하여 아이를 적게 낳으려는 경향, 노인들과 함께 살기를 원치 않아 독거노인들이 늘어나는 현상도 우리를 안타깝게 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세계화의 영향으로 다문화 가정이 늘어 우리에게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태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가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 모든 상황이 교회의 긴급한 행동을 요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신자들은 “사회의 활력 있는 기초적 세포”("가정공동체" 42항)가 가정이라는 것을 새삼 인식하고 가정의 약화와 붕괴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새롭게 등장한 가족의 형태와 다민족-다문화 사회의 현실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리스도인 가정이 특히 노력해야 할 것은 더 벌어지는 세대 간-부부 간 의식, 그리고 무엇보다 가정 깊숙이 침투한 물질만능주의입니다. 출세 지상주의와 무한 경쟁 논리는 성가정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요소이기에 모든 신자 가정은 다른 어느 때보다 이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오로지 ‘돈과 성공’ 만을 목표로 하는 대화가 가족 구성원의 중심 주제가 된다면 누구도 가정 안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서로에 대해 진정한 믿음이 없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대화가 사라져 가는 것이 현재 가정이 직면한 핵심 문제입니다. “가정 내 성원들 간의 진정하고 성숙한 일치를 육성하는 것은 사회생활의 기본적이며 특수한 교육이고, 정의, 존경, 대화, 사랑으로 특징지어진 좀 더 넓은 공동체 관계를 위해서도 본보기와 자극이 됩니다”("가정공동체" 43항).  아울러 이 일치는 “혼인과 가정 공동체의 기반이고 영혼입니다”("가정공동체" 18항). 따라서 대화를 통하여 가정의 일치를 이루는 것은 현재 가정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적인 방향이라 할 것입니다.

 

마더 테레사는 물질적 궁핍 못지않게 정신적 궁핍의 문제도 강조하였습니다. 물질 못지않게 믿음과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건설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넉넉하지 않아도 부부가 서로를 존중하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으면, 자녀가 성장하는 것을 묵묵히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처럼 변화가 빠른 시대에 가정에서 이러한 태도를 가지기란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교회가 먼저 모든 신자들이 가정 안에서 가장 핵심적인 가치를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대화 없이 형식적인 가정생활을 유지하는 가정에게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원리와 방법, 수단들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교회는 가정의 다양한 필요에 응답하면서 가정 상담, 육아 지원을 위한 활동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미혼 남녀,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이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는 가정 지원 활동도 확대해야 합니다. 다양한 차이들을 포용하면서도, 성가정의 본질을 잃지 않는 유연하고 구체적인 가정 사목을 통해 교회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 가정은 교회라고 하는 사제적 백성의 일부이고, 그에 뿌리를 두고 있고, 구세주를 통해 계속 활성화됩니다("가정공동체" 55항). 가족들이 기도 안에서 일치하는 것은 세례성사와 혼인성사가 부여한 결과인 동시에 요청입니다("가정공동체" 59항). 따라서 그리스도인 가정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드리는 기도 안에서 일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가정기도 안에서 가족 간의 진정한 소통이 가능해집니다. 그리스도인 가정은 하느님의 구원계획이 실현되는 이 가정 교회가 병들지 않도록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가족에게 이름을 주신 하느님 아버지께”(에페 3,15) 항상 기도하고, 고통과 좌절의 늪 속에서 방황하는 가족들을 돌보는 가정 사도직의 소명을 성실히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가족들이 함께 화목한 가정을 설계하고 가족 간의 일치와 사랑에 관심을 가지며 더 큰 가정 성화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대화하고 기도할 때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우리 가정에서도 이루어질 것입니다. “가정의 일치는 지대한 희생정신으로써만 보존되고 완성될 수 있습니다. 사실상 그것은 모든 가정 구성원들에게 이해, 인내, 용서, 화해에 대하여 신속하고도 관대한 개방성을 가질 것을 요청합니다”("가정공동체" 21항). 새해에도 우리 모든 가정은 “하느님이 원하신 완전한 일치로 다가가는 은혜와 책임”("가정공동체" 21항)을 의식하며 ‘사랑의 대화가 넘치는 가정’을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2007년 12월 30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에

주교회의 가정사목위원회

위원장 황철수 주교

 

* 2007년 가정 성화 주간을 맞이하여, 주교회의 가정사목위원회의 자료집을 게재하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첨부

 

1. 가정 성화 주간 안내

2. 한 가족 만찬 예식

3. 혼인 갱신 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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