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강론자료

2014-0518.....부활5주일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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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4-05-17 ㅣ No.1524

 

부활 5 주일 (가해)

사도행전 6,1-7         베드로12,4-9        요한 14,1-12

2014. 5. 18. 등촌3.

주제 : 길과 진리와 생명

먹고사는 문제는 사람에게 중요한 문제입니다. 먹고살기 위해서라면 해서는 안 되는 일까지 하게 된다는 뜻을 가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속담을 쓰는 우리민족에게 오늘 사도행전독서에서 들은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문제는 정말 중요한 것입니다. 누군가가 그것만큼은 중요한 문제라고 알려주었기 때문에 중요하게 된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민족에게 먹고사는 문제나 남들보다 잘 살겠다고 하는 문제선진국의 척도라고도 하는 나눔과 그 실천방법에 대한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로 생각하는 일일 것입니다. 대통령을 선택할 때도 늘 그 문제가 앞서곤 합니다.

 

저도 지금 이 자리에서 먹고사는 문제를 다른 입장에서 봐야한다고 말합니다만, 실제로 먹고사는 일에서 아주 다르게 사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같은 문제를 생각하거나 말할 때, 신앙인이라면 다른 뜻을 담아야한다고 생각하고 이 시간에 그렇게 말하는 것일 뿐입니다.

 

세상의 삶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그리스민족계 유대인들의 불만과 아쉬움을 들은 사도들은 먹고사는 문제에 자기들을 도울 부제, 일곱명을 선택합니다. 그 어떤 공동체가 좋은 뜻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세상의 사람들을 향해서 그가 가진 사명을 다하려면, 그 공동체 들어있지 않은 사람들이나 그 공동체에 속해있다고 하더라도 아직은 방관자의 자세를 드러내는 사람들의 도움이나 협조가 필요한 법입니다.

 

내가 번 것을 지키는 것과 내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문제를 함께 생각하는 오늘은 부활5주일입니다. 부활대축일을 지내면서 하나, 둘 더해가는 주간의 숫자를 세는 것이 중요한 일은 아니지만, 시간이 더 흐르면서 우리는 참된 신앙인의 길에 얼마나 더 가까워지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지난 달, 진도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사건을 일으킨 청해진해운이라는 회사도 그리스도를 삶의 중심으로 하는 믿음을 가진 한 종파와 관련이 있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들이 속해있다고 말하는 구원파와 이 시간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 신앙인들과 다른 점은 무엇이겠습니까? 이 소리는 그들과 우리의 다른 점을 찾아보자는 질문이 아니라, 그렇게 입장이 다른 사람으로서 우리는 세상을 향하여 어떤 행동을 하는 사람이냐는 것입니다.

 

사람이 세상에서 만나는 이론과 현실은 다릅니다. 이론에 충실한 사람은 현실이 그 이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아쉬워할 것이고, 현실에 충실해야한다고 말할 사람은 이론이 실제 환경과 능력을 무시하고 너무나 앞서간다고 말할 것입니다. 이렇게 두 가지 차이를 말하는 일에, 우리는 이론에 더 큰 중심을 두는 사람일까요, 아니면 현실에 더 큰 중요성을 두는 사람이겠습니까?

 

이런 선택은 우리가 예수님을 어떤 분으로 대하느냐는 것과도 같은 문제입니다. 오늘 두 번째 독서에서, 베드로사도는 집을 짓는 자들이 내버린 돌이 자리를 잡은 모퉁잇돌로 예수님을 비유하며, 그 분을 받아들이고 대하는 태도에 따라 사람들이 만드는 환경이 달라진다고 말씀하십니다.

 

차여 넘어지게 하는 돌과 걸려 비틀거리게 하는 바위라고 번역된 알기 힘든 부분을 쉽게 다듬으면, ‘사람들이 퇴짜 놓은 그 모퉁잇돌은 퇴짜 놓은 사람들을 실수하게 만드는 돌이 될 것이고, 그들을 실패하게 만드는 바위가 될 것이라고 알려줍니다. 모퉁잇돌이신 예수님이 사람들의 삶을 힘겹고 곤란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아니면, 모퉁잇돌이 되신 분을 사람들이 잘못 대한 결과로 사람들의 삶이 그렇게 힘겹고 곤란하게 되는 것일까요? 미묘한 차이이지만, 결과는 아주 큽니다. 이렇게 됐을 때, 탓은 누구에게 있다는 것이겠습니까?

 

우리가 전례로 지내는 이 시기는 부활주간입니다. 그렇지만 오늘복음에서 길과 진리와 생명이라고 당신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이야기의 상황은, 내 삶에 힘겨운 일과 수난이 찾아오던 때였습니다. 그때를 우리가 어떤 태도와 자세로 맞이할 것인지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해주시는 말씀입니다.

 

신앙인으로 산다고 하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진정으로 길과 진리와 생명으로 받아들일까요? 예수님을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분이 알려주신 길을 따라가는 마음과 자세로 살아야 할 일이고, 그분을 진리라고 생각한다면 그분을 뺀 모든 부정적인 것들을 멀리하거나 가치를 다르게 대해야 할 일이며, 그분을 생명이라고 여긴다면 우리를 그분에게서 멀어지게 하는 모든 것은 죽음이니, 죽음을 좋아할 것이 아니라면 생명이신 분과 함께 살거나 가까이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헌데, 정말로 우리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사는 사람들일까요? 진지하게 반복하는 질문에 여러분은 무어라고 대답하시겠습니까?

 

오늘 부활시기 다섯 번째 주일에 우리가 들은 말씀을 기억하고, 한 주간 동안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 안에서 살도록 다짐할 시간입니다. 누가 어떤 말을 해주면, 우리가 진정으로 우리의 삶을 거기에 맞추겠습니까?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를 청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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