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강론자료

2014-0803.....연중제18주일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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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4-08-02 ㅣ No.1565

 

연중 제 18 주일 (가해)

이사야 55,1-3       로마 8,35.37-39      마태 14,13-21

2014. 8. 3. 등촌3

주제 : 내 것을 내놓는 문제

여름이 되고서, 덥다는 말이 입에서 떠난 적이 드뭅니다만, 이제는 산과 들로 별천지를 찾아서 휴가라는 이름으로 집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때가 되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어디를 가도 사람이 안전을 생각하며 조심해야 할 것은 있습니다.

 

이런 때에 생각하는 안전(安全)’이라는 말에 우리는 몸에 대한 것만을 생각하고 거기에 생각이 멈추기 쉽습니다. 우리가 당연히(!) 중요하게 생각할 몸에 대하여 안전을 생각하는 것 외에, 마음이나 정신 혹은 영혼의 안전에 관한 것도 함께 생각한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오늘 독서와 복음에서 우리는 먹고 사는 일, 또 몸의 안전과 관련된 말씀을 들었습니다. 마태오복음은 오천 명을 먹게 하신 기적이야기를 통해 목숨유지에 대한 내용이었고, 이사야예언서에서는 먹고 살면서 목숨을 유지해야 하는데 돈이 없어서 아쉬운 사람들에게 하느님은 무상으로 베풀어주신다는 말씀이었고, 바오로사도께서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글을 통해서는 사람의 삶을 차원이 높은 것으로 연결되게 해주는 먹는 것을 넘어선 그리스도의 사랑에 대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속담Hunger makes any man a criminal. =먹고살기 위하여 해서는 안 되는 짓까지 하게 된다는 말)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 속담을 설명하는 풀이를 보면 좋은 뜻을 담은 표현으로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사람은 때때로 높은 이상을 세우고, 세상 삶에서 남들에게도 좋은 영향이나 결실을 나누어주는 뛰어난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세상의 삶을 대하는 자세에 따라서, 늘 같은 좋은 사람으로 남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올바른 노력도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는 속담으로 우리가 읽어야 합니다.

 

내가 땀을 흘리고, 내가 애써 번 것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니, 누구나 하는 일도 아니고, 누구나 쉽게 하는 행동도 아닙니다. 복음말씀에, 예수님은 당신의 말씀을 따라다니며 듣느라고 가엾은 모습을 보인 사람들을 보시며 제자들에게 너희가 가진 먹을 것을 저들에게 나눠주라고 하셨지만, 제자들은 스승님께서 하시는 그 말씀에 저희에게도 먹을 것이 별로 없는데, 뭘 나누라고 하시나요?’하고 예상외로 반응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내가 벌고, 나만 쓸 거라고 생각하는 것을 남과 나누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고 탓할 사람은 누가 있고 무슨 자격이 있어서 그렇게 말하겠습니까? 내 일도 아니고, 남의 일(?)감 놓아라, 배 놓아라하고 말할 자격은 그 누구에게도 없을 것입니다. 그 정도는 누구나 아는 일입니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만 살아도 괜찮은 거냐고 다시 묻는다면, 그렇게 묻는 질문에는 사람이 행동을 하되, 편협한 자세를 드러내지 말고 좀 더 개방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권고가 들어있는 소리입니다.

 

삶에서 우리가 체험한다는 기적(奇蹟,=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아주 기이한 일)은 어떤 것이겠습니까? 흔히 알거나 말하는 것처럼, 나는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도록 협조도 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준 일도 없는데, 놀라운 일이 내 앞에서 일어나게 되자, 방관자로 살아온 나도 그 놀라운 일의 혜택을 입게 된다면 그것은 그 인색한 사람에게 올바른 의미를 갖는 기적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람의 편협한 시각만 담아서, 그것을 기적이라고 한다면 그 놀라운 일을 체험하고 그걸 통해서 좋은 사람으로 바뀔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사람이 선하거나 악하거나, 남에게 도움을 주거나 늘 도움을 받는 것으로 만족하거나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세상을 어떤 자세로 대했느냐가 큰 차이를 만듭니다. ‘늘 부족한 곳에서 살았던 사람에게서 네가 가진 것을 나누어주고, 남을 위해서 봉사하는 사람으로 살기를 요구하고 그가 그렇게 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바닷가의 모래밭에서 바늘을 찾는 일이 쉬울 거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아주 잘못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합당한 권위를 가진 사람이 명령을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에게는 부족한 것이 많으니, 나는 늘 받기만 해도 괜찮은 사람일까요? 나는 남에게서 받은 것이 없으니 다른 사람에게 내어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해도 좋은 것일까요? 삶에는 다른 사람들이 행동할 수 있도록 원칙을 담아서 해줄 수 있는 말도 있고, 내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고 배우고 익혀서 따라 할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에 따라서 살면 내가 지금 나에게나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했어도 그것은 내게 올 영광이 아닐 것이니 잘한 것이 없다고 해야 할 일이지만, 내가 다른 사람의 좋은 본보기를 보고서 그것을 흉내라도 낸다면 그것은 내가 선택하는 좋은 결과가 될 것입니다.

 

신앙인으로 산다면서, 그 말의 의미를 함께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좀 더 긍정적으로 그리고 좀 더 능동적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세상에서 그렇게 살 수 있는 지혜를 청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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