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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그리스도교미술 산책10: 에밀 놀데와 전설, 이집트의 성녀 마리아 - 죽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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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그리스도교미술 산책 (10) 에밀 놀데와 ‘전설 : 이집트의 성녀 마리아 - 죽음’ 참회하는 죄인… ‘성체’로 얻은 평화 - 에밀 놀데.
47년이 지난 어느 날, 요르단 강 근처를 지나던 신심 깊은 수도사제 성 조시무스(Zosimus)에게 “신부님 겉옷을 제게 좀 던져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신부님을 뵐 수 있겠습니다”라는 이상한 말이 들려온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몸에 걸칠 옷도 없이 극기의 생활을 하던 성녀 마리아였다. 그녀는 자신의 삶과 뉘우침, 사막에서의 고행과 마침내 얻은 평화를 이야기해주었고, 조시무스는 그녀가 성체를 모실 수 있도록 해주었다. 1년 후 조시무스가 다시 그곳을 찾았을 때, 성녀는 주님의 품으로 떠난 뒤였는데, 이 때 사자의 도움을 받아 매장했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그녀의 기이하고 감동적인 삶은 조시무스를 통해 세상에 널리 전해지게 되었고, 참회하는 죄인, 이집트의 성녀 마리아의 이야기는 많은 수도자들의 모범으로 받아들여졌으며, 또 널리 공경의 대상이 되었다. 성녀의 이야기가 성체성사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고, 또 성녀에게 성체를 가져다 준 조시무스는 신자들에게 성체를 분배하는 사제의 이미지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이집트의 성녀 마리아의 이미지는 종종 성당의 제단 주위 장식에 사용되었다.
일반적으로 이집트의 마리아는 중성적인 모습으로 표현되며, 나무막대처럼 깡마른 몸을 조시무스 신부에게서 받은 망토로 가리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 성체를 배령(拜領)하는 장면이 주로 그려진다. 하지만 에밀 놀데는 전통적인 도상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표현주의적 화면을 창조해 내었다. 대상을 보는 새로운 관점, 즉 사실적인 형태나 색채보다는 자신이 생각하고 느끼는 주관적인 감정과 반응을 나타내고자하는 그의 표현주의적 방식은 현대 추상주의 발전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두 손을 가슴에 꼭 그러모은 채 눈을 감은 성녀의 모습은 화려하고 강렬한 색감과 묘하게 대조를 이루면서, 죽음의 의미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0 3,209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