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강론자료

2011-0313.....사순 1 주일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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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1-03-12 ㅣ No.1014

사순 제 1 주일 (가해)
창세기 2,7-9; 3,1-7         로마 5,12-19       마태오 4,1-11
2011. 3. 13. 등촌3.
주제 : 유혹에 대한 우리의 자세에 따라....
세상에는 수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그 일들 가운데는 우리 삶에 힘을 가져오는 것도 있고, 우리 삶에서 힘을 빼앗아가는 것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면, 내 삶에 힘을 가져올 일을 택한다고 하겠지만, 그 바람이 현실로 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선택할 때는 나에게 힘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내가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서 보니, 내 바람과는 반대로 이루어지는 일들이 있음을 확인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세상에서 내가 하는 일은 전부 유혹(誘惑)에 빠져서 하는 것이라고 평가절하 시킬 수는 없지만, 나에게 다가오는 일들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내 앞에 펼쳐질 미래는 아주 달라집니다.
 
오늘은 2011년도 사순절에 들어선 첫 번째 주일입니다. 전례 시기는 우리의 생각과 아무런 관련 없이 오기도하고 가기도 하지만, 그렇게 반복되는 일들을 우리가 어떤 마음과 자세로 대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독서 말씀의 주제는 유혹과 그 유혹에 대한 올바른 대처방법이란 과연 어떤 것이냐에 대한 것입니다. 창세기 독서말씀에도 유혹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복음말씀에서도 유혹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둘 다 유혹이라고는 했습니다만, 그 대처방법은 완전히 다릅니다. 우리는 두 가지 이야기를 들었고, 두 가지 이야기 다음에 나오는 성경의 이야기까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로서 우리는 삶에 찾아온 유혹을 어떻게 대하느냐는 것입니다.
 
먼저, 유혹이라는 것은 무엇인지를 잘 생각할 수 있어야 오늘 말씀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말 사전에는 남을 꾀어서 그릇된 마음을 품거나 그릇된 행동을 하게 하는 것이라고 유혹을 설명합니다. 아무리 좋게 생각해주려고 해도 그 안에 좋은 뜻이나 좋은 결과로 이끄는 것은 들어있지 않은 것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하지만, 현실생활에서 우리가 유혹이라는 말뜻을 이렇게 생각하고, 내가 삶에서 피해야 할 것으로 받아들이고, 실제로 피하는 행동을 하느냐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을 때, 이 자리에서 생각하고 결심하는 자세와는 달리, 실제생활에서는 우리가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세상 사람들 가운데는 완전한 성인군자(聖人君子)는 없습니다. 이 말은 사람의 모든 생활을 꿰뚫어보고 요약한 결론이 아니라, 사람의 삶에 다가오는 유혹을 이겨내려면,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배워야 성인군자의 길에 들어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성인군자가 되려고 할 것인지 그것은 또 판단해야 할 일입니다.
 
유혹은 우리 삶에 무서운 모습이나 아주 더럽고도 더러운 모습으로 찾아오지 않습니다. 결론을 이야기하면, 유혹이란 누구나 피하고 이겨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겠지만, 우리 삶에 다가오는 유혹의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에 문제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굶었더니, 너 아주 배고프지? 그러니 앞뒤 생각할 것 없이, 이 돌로 빵을 만드는 기적을 보여줘 봐!’ 이것이 예수님께 온 첫 번째 유혹이었습니다. 세상에 없는 능력도 있는 것처럼, 제대로 하지 않는 알도 아주 잘한 것처럼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것이 사람의 기술인데, 이런 유혹이 내게 다가온다면 넘어가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또한 유혹은 아주 황당무계한 모습으로 우리 삶에 다가오지 않습니다. 우리가 마음에 가진 바람풍선에 바람을 조금만 채우면 하늘로 뜨고 날아다닐 수 있는 용기(?)를 주는 방법으로 우리 삶에 다가오는 것이 유혹입니다.
 
하느님은 아담과 하와에게 동산 한가운데에 있는 나무열매를 따 먹는 날 죽는다!(창세2,17)’고 선언하셨습니다. 그런데 뱀의 모양으로 다가온 유혹자는 여자에게 너희는 동산에 있는 어떤 나무에서든지 열매를 따먹어서는 안 된다고 하느님이 그러셨다는데, 그게 정말이냐?(창세3,1)...... 하고 묻습니다. 같은 성경이 전하는 이 말씀에서 차이나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마음이 한번 넘어가면, 그 다음은 막을 수 없습니다. 지진 때문에 시작된 바다물결이 육지 가까이에 와서는 사람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엄청난 해일(海溢-바다가 넘침)이 되는 것처럼, 우리가 차근차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유혹은 아주 달콤한 모습으로 우리 귀와 눈에 다가옵니다. 뱀의 유혹을 받았던 여자, 하와는 뱀의 의도대로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돌로 빵을 만들어보라는 유혹의 말을 들은 예수님은 그 얼토당토않은[=전혀 가당치 않다]말의 핵심을 알아차리십니다.
 
예루살렘 성의 높은 성벽에서, 하느님을 믿고 뛰어내려보라는 둘째 유혹도, 땅에 엎드려 한번만 절하면 세상의 모든 권력을 가질 수 있다는 셋째 유혹도 우리가 대해야 하는 자세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지식으로는 정확하게 아는 것을 행동으로도 그렇게 실천하겠느냐는 것입니다. 다짐은 누구나 할 것입니다. 좋은 길을 선택하겠다는 생각은 우리가 언제나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일을 지금 당장 실천하느냐는 것이 문제이고, 그 올바른 길로 내가 언제나 가겠느냐는 것이 차이나는 일입니다.
 
우리 삶에 찾아온 유혹을 그 자리에서 곧바로 내쫓지 못한다면, 그것은 내 안에 죄로 자리 잡을 것이고, 그 죄는 내 안에 죽음의 씨앗을 뿌릴 것입니다. 그렇게 한번 뿌려진 죽음의 씨앗은 무서운 속도로 우리 안에서 자라납니다. 때로는 내가 특별한 결심으로 그 가지를 쳐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한번 받아들인 이상 그 죽음의 씨앗을 내 힘으로 아주 없애는 일은 죽음에 이르기까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서글픈 일입니다.
 
내 삶에 하느님의 은총을 불러들이는 일은 얼마나 가능하겠습니까? 우리 질문에 누가 답을 줄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어도, 2011년 사순절을 맞이하면서, 유혹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방법을 배울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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