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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너에게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돌아와“회개합니다.”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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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명동 사순특강: 기도, 자선,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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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03-25 ㅣ No.149

명동주교좌본당 사순특강 (3) 기도ㆍ자선ㆍ단식 (상) - 기도


기도는 하느님과 만남이자 대화

 

 

가톨릭교회 신자들은 사순시기에 한 해 은총을 다 받고 사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야구선수들이 동계훈련을 잘 받아야 한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듯, 사순절은 신자들의 동계훈련 기간이다. 사순 동계훈련을 잘 받기 위해서는 '기도''자선''단식'이라는 세 가지를 실천해야 한다. 이번 주에는 기도에 대해, 다음 주에 자선과 단식에 대해 강의하겠다. 

 

우리는 세 가지 관계를 맺고 있다. 첫째는 '나와 이웃', 둘째는 '나와 하느님', 셋째는 '나와 나'의 관계다. 기도는 하느님과 만남이자 대화다. 기도에 대한 정의가 못마땅한 분도 있을 것이다. '기도할 때 하느님은 보이지 않고 독백 같은데 어찌 대화인가'하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 

 

기도할 때 하느님이 나타나면 어찌 될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겁이 날 것 같다. 성경에도 하느님을 만난 인물들은 모두 두려움에 떨었다. 기도 중에 하느님이 안 나타나시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기도를 '영혼의 호흡'이라고 했다. 기도가 아니면 구원을 받을 수 없다. 구원은 하느님을 만나는 일이며, 하느님을 만나 대화하지 않고서는 구원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기도하라고 강력히 권고하셨다. 또 말씀과 행동으로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다. 성경을 살펴보면 예수님이 기도에 대해 얼마나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얼마나 많이 기도했는지 놀랄 정도다. '두세 사람이라도 공동체 이름으로 기도하면 나도 함께 있겠다'고 하신 말씀을 기억하자. 박해하는 이들을 위해서도 기도해야 한다.

 

기도하는 이유는 모든 유혹을 물리치기 위해서다. 예수님께서는 유혹에 빠지지 않게 일어나 기도하라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또 기도는 끈질기게 해야 한다. 그리고 겸손하게 기도해야 한다. 하느님은 늘 깨어 있는 마음으로, 진심으로 믿음을 갖고 언제나 낙심하지 말고 기도해야 들어주신다.

 

예수님은 친히 기도의 모범을 보여주셨다. 하루 세 번 유다인 관습에 따라 기도하셨다. 그리고 기도하시느라 자주 밤을 지새우셨다. 안식일이면 회당에서 기도하셨다. 그리고 성전은 기도하는 집이자 아버지 집이라고 하셨다.

 

예수님은 또 홀로 기도하는 것을 즐기셨다. 먼동이 트기 전에 외딴곳에서 기도하셨고, 산에서도 기도하셨으며, 어린 아이를 축복할 때나 베드로가 배반할 것을 예고하고도 기도하셨다. 심지어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도 "하느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하고 기도하셨다.

 

교회는 기도를 소중히 여긴다. 개신교회에는 관상수도회가 없지만 우리는 가르멜수녀회나 트라피스트 같은 관상수도회가 있다. 신자들이 좋아하는 성녀 가운데 아기 예수의 데레사가 있다. 이분은 가르멜회 수녀님이셨다. 수녀님은 고작 9년간 수녀회에서 살았을 뿐이고, 기도밖엔 한 게 없을 정도다. 그런데 성녀가 '선교의 성녀'로 선포됐다.

 

하느님께서는 어떤 기도를 좋아하실까? 나도 모른다. 대화의 목적은 두 가지다. 문제 해결을 위한 것과 친교를 위한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이유는 서로 더 잘 알기 위해서다. 그런데 우리는 무슨 문제가 있을 때만 하느님을 찾는다. 나의 경우 청원보다는 감사가 편하다. 아마 하느님께서도 청원기도보다는 감사기도를 더 좋아하실 것 같다.

 

하느님께 청원기도를 드렸는데,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더라는 신자가 많을 것이다. 하느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 데는 적어도 다섯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내가 마음 없이 기도해서다. 사랑하는 사이라도 마음 없이 말하면 들리지 않는다. 마음 없이 하는 기도는 하느님께도 들리지 않는다. 

 

둘째는 끈질기게 기도하지 않아서다. 인디언은 비가 올 때까지 기도한다고 한다. 그래서 인디언의 기도는 반드시 이뤄진다.

 

셋째는 겸손하지 않아서다. 냉담교우였던 세리는 "하느님, 저는 죄인입니다"하고 기도했다. 반면 바리사이는 건방지게 기도했다. 하느님은 세리 기도를 들어주셨다. 

 

넷째, 기도를 들어주면 나에게 피해가 오기 때문이다. 아기가 사과 깎던 엄마에게 칼을 달라고 하면 엄마가 칼을 줄 수 있을까? 기도를 들어주면 더 큰일이 벌어질까봐 들어주시지 않으신 것이다.

 

다섯째, 기도를 들어주지 않아도 냉담할 것 같지 않아서일 것이다.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면 당장 냉담하겠다고 하느님을 협박(?)이라도 해보라. 그러면 하느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실지도 모른다. [평화신문, 2012년 3월 25일, 조규만 주교(서서울지역 교구장 대리), 정리=이힘 기자]

 

 

동주교좌본당 사순특강 (4) 기도ㆍ자선ㆍ단식 (하) - 자선과 단식


가장 큰 자선은 나를 나누는 '희생'

 

 

이번 주에는 나와 이웃 관계를 위해 필요한 '자선'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삼척동자'다. 없으면서 있는 척, 모르면서 아는 척, 못났으면서 잘난 척하는 이다. 사람들은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 자기 것만 챙기고 나누지 않는 사람을 싫어한다.

 

반면 자기 것을 나누는 사람을 좋아한다. 김수환 추기경님은 바보여서 자기 것을 챙길 줄 모르셔서, 가난한 이들과 힘든 이들 사이에 서 계셨기에 존경받는다. 이태석 신부님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면 내 것을 나누려는 자선이 제일이다.

 

미국에는 재산을 사회에 기부한 이들이 많다. 빌 게이츠는 부인과 함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재단을 설립했다. 투자 귀재 워런 버핏은 얼마 전 재산 3분의 2를 빌 게이츠 재단에 기부했다.

 

미국 부자들의 자선을 보면서 우리나라 한 시인의 시가 생각난다. 그 시는 많은 재산과 권력ㆍ명예를 가진 사람이 죽었는데 천사가 갖고 갈 수 있는 것은 세상에서 남에게 베푼 것이라고 했다는 내용이다. 시를 읽으며 미국 부자들은 천국에 돈을 빼돌리는(?) 방법을 너무 잘 알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돈을 나누는 것보다 더 큰 나눔은 자기 자신을 나누는 '희생'이다. 돈이 많아야 자선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예수님은 "가난한 과부는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돈을 헌금했다"고 하셨다. 가진 것을 모두 헌금한 과부는 버핏보다 더 많은 돈을 바쳤다.

 

김 추기경님이 한 미사에서 "여러분은 가장 긴 여행을 무슨 여행이라고 생각하세요?"하고 질문하셨다. 그리고 "머리에서 가슴까지 내려오는 여행인 것 같다"고 대답하셨다. 내가 누구를 도와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겠는데, 그것을 가슴으로 느끼기까지는 그만큼 오래 걸린다는 뜻이다.

 

내가 고통을 당하는 것은 내 잘못일 수 있지만, 내가 모르는 누군가의 잘못일 수도 있다. 혜택도 마찬가지다. 좋은 음식을 먹는 것 등 혜택이 어디서 왔는지 알 수도 있지만 모르는 때도 있다. 나를 정말 힘들게 하는 것이 누군가의 잘못일 수 있고, 혜택 역시 누군가 희생인 경우가 있다.

 

우리는 함께 서고, 함께 사는 이들이다. 하느님은 우리를 교회 공동체로 부르신다. 공동체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 중에 한기주라는 투수가 있었다. 물론 좋은 투수지만 그때는 던지기만 하면 안타를 맞았다. 그래도 금메달을 함께 땄다.

 

그것을 보며 하느님이 우리를 교회로 부르는 이유는 나는 부족할 수 있지만 함께하는 이들 덕분에 금메달을 딸 수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수님과 성모님, 많은 성인성녀와 공동체에 함께하는 이들 덕분에 우리도 금메달을 딸 수 있다.

 

우리가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세상은 완전히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나누고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다. 그것만 해도 천당이 따로 없다. 상대를 무시할 때는 지옥이 따로 없다.

 

'나와 나'와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자. 사람들은 나와 하느님 사이에 문제없고, 주변 사람과도 문제없으면 그만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현대 심리학에서는 '나와 나 자신'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현실과 이상이 있다. 현실적 나와 돼야 하는 이상적 나가 있는데, 그 간격이 크면 열등의식이 생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 열등의식이 생길 수 있다. 열등의식이 다 나쁜 것은 아니고, 때로는 필요하다. 스스로 노력하게 함으로써 나를 발전시킬 수 있다. 한편으로는 나와 나를 비교하며 열등의식을 갖는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자기 자신을 알라"고 했다. 맹자도 "어질다는 것은 사람 마음이며, 의롭다는 것은 사람의 길이다. 그 길을 걷지 않고 그 마음을 찾지 않으면 슬픈 일이다.(…) 그런데 자기 마음을 놓치면 찾을 줄 모른다. 학문의 길은 그 놓친 마음을 찾는 데 있다"고 했다. 잃어버린 자기 자신을 찾는 게 중요하다.

 

예전에는 개나 돈을 잃어버리면 찾아 나섰다. 그런데 요즘은 개나 돈보다 더 소중한 것을 잃고도 찾지 않는다. 30~40년 전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 가난했지만 마음은 따뜻했다. 누가 이사하면 잔치를 열어 밥을 먹고 나눴다. 요즘은 자기네들끼리만 나눈다. 정말 많은 좋은 것들을 잃어가면서도 찾을 줄 모른다.

 

인간에게는 식욕ㆍ성욕ㆍ명예욕이 있다. 가장 큰 게 식욕이다. 먹는 것을 해결할 수 있다면 다른 것을 다 조절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이기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가 단식 훈련을 잘하면 다른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 사순시기 미사 복음의 주제는 기도와 단식, 자선 그리고 회개에 대한 것이다. 야구선수들의 동계훈련 성과가 정규 시즌 성적을 결정하듯, '기도''자선''단식'을 잘해서 행복한 2012년을 살아가길 희망한다. [평화신문, 2012년 4월 1일, 조규만 주교(서서울지역 교구장 대리), 정리=이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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