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강론자료

2014-1005.....연중 제27주일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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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4-10-05 ㅣ No.1606

  연중 제27주일 (가해)

이사야 5,1-7         필리피 4,6-9         마태 21,33-43

2014. 10. 5. 이태원

주제 :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어느 입장인가?

사람은 하루에도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결정을 내리며 삽니다. 이런 일에 따라, 맘에 드는 사람이나 나와 뜻을 같이할 사람을 구별할 것이고, 그 구별에 따라 내가 친구로 삼아도 좋은 사람과 적당한 거리가 필요한 사람을 결정할 것입니다. 이 순서를 반대로 생각하면, 결정이 올바르려면 판단이 올바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판단이 올바르려면 그 판단에 앞선 생각도 올바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올바른 길이란 무엇이겠습니까?

 

우리는 다른 사람이 제시하는 일을 그가 제시하는 방법대로 무조건 따르지는 않습니다. 그대로 따르기 전에 그 사람의 생각이나 그가 제시하는 방법에서 내가 무엇을 바꿀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다른 사람에게서 지혜를 얻어 좋은 계획을 세운 사람이 행동으로 자기가 한 생각을 옮기고 나서,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의 책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떠넘기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오늘 복음은 소작인들이 등장한 비유로 하느님나라에 대한 올바른 자세를 가르쳐주시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 삶은 포도원주인의 태도에 일치하는지, 소작인들의 모습에 일치하는지를 구별해야 합니다. 그에 따라서 같은 비유이야기도 해석하는 자세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넓은 대상에게 이익이 되는지, 아니면 개인의 욕심을 채우는 수단이 되든지 그 모양이 달라질 것입니다.

 

세상에 사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으로 권고하는 성실하다거나 신중하다는 말의 뜻을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한다면 차이점도 아주 많아지겠지만, 삶을 성실하거나 신중하게 지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내가 맡은 바를 기억하고, 내게 주어진 임무를 알아듣고, 그 일을 충실하게 함으로서 거기에서 나오는 삶의 결실을 정당하게(?) 나누어받는 것이 성실이라는 낱말의 뜻이라고 하면 정답이겠지만, 사람에게는 남들이 말하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남보다 많이 가진 자로서 내 것을 나누어주어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은 세상의 모든 것이 자기 것이라고 하여 나누기를 싫어할 수도 있고, 적정한 분량을 나누어받을 위치에 있는 사람도 모든 것은 나를 통하여 이익이라는 것이 생겨났으니, 그 삶의 결실도 내가 갖고 싶은 만큼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할 때, 문제가 생깁니다. 세상의 논리에도 이런 말을 적용할 수 있다면, 신앙의 논리에 적용할 수 있는 표현은 어떻게 달라지겠습니까?

 

주인의 아들을 상대로 했던 소작인들이 저지른 잘못은 무엇이었겠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내가 소작인의 입장에 서느냐, 주인의 입장에 서느냐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소작인들은 주인의 아들을 자기들이 사는 세상에서 주인 몰래 해치우기만 하면, 포도원주인이 아들에게 상속하려고 했던 모든 것을 자기들이 대신하여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착각했다는 것이 치명적인 잘못입니다. 포도원주인의 입장에서 잘못한 것을 생각하라고 한다면 어떤 대답이 가능하겠습니까? 포도원에서 재화를 생산할 입장에 있던 소작인들이 그렇게 잘못된 성격을 드러낼 거라고 예상하지 못한 것이 만사를 그르친 원인이 될 수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둘 다 그 일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포도원 주인의 입장이든지, 포도원주인에게 도조(賭租)를 내야할 소작인으로 살게 되었든지 그 위치와 역할을 제대로 아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입니다.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내 곁에 있어서, 내가 모든 것을 그 사람에게 물은 다음, 옳은 지혜를 얻어서 행동으로 드러낼 사람도 있겠지만, 어떻게 하든지 내가 한 모든 행동은 그에 맞는 결과로 나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오늘은 시월 들어서 맞이하는 첫 번째 주일로, 군인주일로 함께 기억하는 날입니다. 대한민국의 법에 남자로 태어난 사람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국방의 의무를 감당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위하여 신앙의 도움을 주는 군종사제들을 위해서 도울 것을 생각하는 날입니다. 여러분의 자녀나 형제가 될 사람들 또한 손주들이 될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나는 과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겠는지 잠시 묵상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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