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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소작인들은 주인의 사랑하는 아들을 붙잡아 죽이고는 포도밭 밖으로 던져 버렸다.

교회문헌ㅣ메시지

2010년 제27회 자선주일 주교회의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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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12-04 ㅣ No.402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제27회 자선 주일 담화문

(2010년 12월 12일, 대림 제3주일)


자선은 모든 죄를 깨끗이 없애 주고(토빗 12,9), 하느님께서는 자선을 기억하십니다(사도 10,31)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형제자매 여러분!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1코린 1,3). 한국 천주교회가 자선 주일을 제정한 지 올해로 스물일곱 번째 해를 맞이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통하여 세상의 구원과 복음화를 위해 굳은 신앙심으로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든 분께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감사드립니다.

 

세계적인 금융 위기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생존을 위해 열심히 일해도 존엄한 인간으로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죽지 않을 것처럼 온갖 욕망과 탐욕으로 가득 차, 잠시 틈을 내어 자신의 삶을 깊이 들여다볼 겨를도 없습니다. 한마디로 부서지고 깨어진 세계 속에 많은 사람들이 어쩔 줄 몰라 하며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부서지고 깨어진 세계는 ‘이 세상에서 아무런 희망도 가지지 못한 채 하느님 없이 살아 온‘(에페 2,12) 결과일 것입니다.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외면하면 하느님 없이 살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믿는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안다면 누구든 하느님과 함께 사는 삶을 선택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사랑하고 구원하기 위해 이 세상 안으로 들어오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고, 우리를 기억하시고, 우리를 결코 홀로 버려두지 않으십니다.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느님이신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요한 17,3 참조).

 

그리스도를 안다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보여 주신 삶과 죽음, ‘모든 이를 위하는’ 그분의 구원 활동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이웃을 위해 살아가라고 부단히 요청하셨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나만을 위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러한 삶의 방식을 무너뜨리고 ‘너를 위한 삶’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너를 위해 사는 길’만이 나와 너를 살리는 공생과 상생의 길임을 인식하고, 나의 것을 이웃과 나누고 나를 버리고 희생하여 이웃을 살리는 일에 헌신해야 합니다. 탐욕으로 어지러워진 사랑의 질서와 너까지도 포함하는 사랑의 사회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교회는 매년 자선 주일을 통하여 한국 천주교회 신자들이 하느님을 알고 사랑하기 위해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해야 함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자선(慈善)’이라는 글자에는 어머니의 사랑, 도덕적 최고 단위의 가치가 들어 있다고 합니다. 교회가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듯이 가난한 이웃들에게 우리는 교회를 대신해 어머니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하느님께서는, 자선을 베풀되 아까워하지 말며 가진 것이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자선을 베풀라고 하십니다. 배고픈 이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 주고, 헐벗은 이에게 입을 것을 나누어 주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자선은 모든 죄를 깨끗이 없애 주며, 자선을 베푸는 이들은 충만한 삶을 누린다고 말씀하십니다(토빗 4,7-16; 12,9 참조). 또한 우리의 자선을 영원히(집회 40,17 참조), 기억할 것(사도 10,31 참조)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함께 사랑하며 살도록 우리를 불러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본질 자체가 사랑이시기 때문에 사랑 이외에 다른 일을 하실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의 본업도 사랑입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도 하느님과 함께 사랑을 나누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각자는 하느님께서 이 세상에 뿌려 놓은 사랑의 씨앗이자 열매입니다. 나의 유일한 본업도 하느님과 함께 사랑을 나누는 것이며, 이 사랑을 나누기 위해 사용하지 않은 모든 시간과 재화는 헛된 시간이고 낭비된 재화일 뿐입니다. 가난한 모습으로 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 시기에 사랑의 길을 닦고 이웃의 아픔에 동참할 것을 다짐하면서 여러분 모두가 사랑이신 하느님 때문에 행복을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

 

2010년 12월 12일, 자선 주일에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안명옥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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