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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신학 산책36: 세례는 신부님만 주시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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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11-22 ㅣ No.1506

신학 산책 (36) 세례는 신부님만 주시는 건가요?

 

 

“신부님, 세례는 예비자 교리를 받은 후, 성당에서 신부님께만 받아야 하는 건가요,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나요?”, “제가 아는 분이 돌아가시기 전에 대세를 받았다는데, 그것도 세례인가요? 그렇다면 그분도 교회묘지에 묻히실 수 있는 건가요?”

일반적으로 세례를 줄 수 있는 이는 주교, 사제, 부제이다. 그러나 “부득이한 경우에는 모든 사람이,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까지도, 세례 집전에 합당한 의향을 지니고 있는 경우, 성삼위의 이름이 명시된 세례 양식문을 사용하여 세례를 줄 수 있다”(가톨리교회교리서, 1256항).

① 부득이한 경우 : 세례는 모든 사람이 줄 수 있지만 그 경우는 매우 제한된다. 이는 전쟁 혹은 박해 등의 상황으로 인해 사제를 청해 올 수 없는 경우, 또는 어떤 이가 죽을 위험에 있거나 죽음에 가까운 상황을 말한다.

② 모든 사람 : 한국천주교회에서는 특별히 평신도 등 비정규 집전자가 임종을 맞는 이에게 주는 세례를 대세(代洗) 또는 임종 대세라고 불렀다(천주교 용어집(개정판) 참조). 대세(代 : 대신할 대, 洗 : 씻을 세)를 풀이하면 ‘대신 세례’란 뜻이다. 즉 일반적 집전자인 주교, 사제, 부제를 대신해서 평신도가 주는 세례를 의미한다.

이와 비슷한 뜻으로 임종 세례(臨終 洗禮)가 있는데 이는 “죽을 위험에 있는 이에게 짧은 예식으로 주는 세례로, 주로 교리 교사 등 평신도가 집전하지만, 사제나 부제도 집전할 수 있다”(천주교 용어집(개정판)).

③ 합당한 의향 : 세례를 주는 자와 받는 자 모두, 세례가 갖는 효과와 은총에 관한 의향이 있어야 함을 뜻한다. 『한국천주교 사목지침서』는 임종 세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다음과 같이 알려주고 있다. “임종자가 의식이 있는 경우에는, - 세례 받을 의사를 확인하고, - 적어도 기본교리(즉 천주존재, 삼위일체, 강생구속, 상선벌악)와 할 수 있으면 성체 교리를 설명하여 그 믿음을 확인하고, - 죄를 뉘우치도록 인도하고 세례를 준다. 임종자가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평소에 세례 받을 의사가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고 죄를 뉘우치는 마음이 추정되면 조건부로 세례를 준다.”

④ 세례 양식문과 세례수 : 축복한 세례수가 아니더라도 자연수(수돗물, 생수 등)를 병자의 머리에 부으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무)에게 세례를 줍니다.”

평신도를 포함한 모든 이가 세례를 줄 수 있는 이유는 “보편적 구원을 원하시는 하느님의 의지와 구원을 위한 세례의 필요성”(가톨릭교회교리서, 1256항) 때문이다. 따라서 평신도가 집전한 대세 역시 분명한 세례이며, 대세받은 이는 신자가 된 것이다. 그가 교회묘지에 묻힐 수 있는가? 당연하다, 왜냐하면 그는 신자이기 때문이다.

? 임종 세례자가 건강을 회복한 경우에는, 이들에게 알맞은 교리 교육을 시키고, 적절한 시기에 세례 보충예식(보례 : 補禮)을 거행하여 다른 성사들도 받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2015년 11월 22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성서 주간) 청주주보 4면, 김대섭 바오로 신부(복음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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