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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신앙의 해: 미사로 하나되는 신앙 (1) 미사로 하나되는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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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8-29 ㅣ No.506

[신앙의 해, 뿌리깊은 나무가 되어 - 서울대교구 사목국 · 평화신문 공동기획] 4. 미사로 하나되는 신앙 (1) '미사로 하나 되는 신앙'


미사, 그리스도교 신앙의 원천이며 핵심



미사는 하느님 나라의 영광 중에 이뤄질 교회의 궁극적 파스카를 미리 거행하는 것으로, 그리스도교의 핵심이다. 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7월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미사를 집전하는 모습. [CNS 자료사진]
 

미사는 그리스도교의 핵심이다. 미사를 통해 그리스도인들은 함께 모여 하느님 말씀을 듣고 친교를 나누고 그리스도의 성체를 받아 모심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룬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 제사를 기억하고 감사하며 우리가 모두 하나의 공동체,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한 몸을 이루는 지체들임을 확인하게 된다.
 
말씀과 성체를 받아모신 그리스도인은 다시금 영적 힘을 가득 채우고 일상생활로 파견(Missio)됨으로써 세상에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세상을 하느님 나라로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따라서 미사는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며 정점'(「교회헌장」 11항)이다.
 

미사의 기원
 
미사의 기원은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날 밤에 이루신 최후의 만찬이다. "우리 구세주께서 팔리시던 그 밤에 최후 만찬에서 당신 몸과 피의 성찬의 희생 제사를 제정하셨다.… 이 제사는 자비의 성사이고 일치의 표징이고 사랑의 끈이며, 그 안에서 그리스도를 받아 모시어, 마음을 은총으로 가득 채우고 우리가 미래 영광의 보증을 받는 파스카 잔치이다"(「전례헌장」 47항).
 
예수님께서는 파스카 식사 중에 당신 사도들과 최후의 만찬을 거행하시면서 유다인들의 파스카에 결정적 의미를 부여하셨다. 미사는 유다인들의 파스카를 완성하고 하느님 나라의 영광 중에 이뤄질 교회의 궁극적 파스카를 미리 거행하는 것이다. 최후의 만찬 때 제정하신 성체성사는 우리 신앙의 요약이고 집약이다.
 

미사의 호칭들
 
성체성사의 풍요로움은 다양한 이름들을 통해 나타난다.
 
△ 성찬례(Eucharistia: 감사제) -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행위를 의미하고 창조와 속량, 성화의 하느님 업적을 선포하는 의미를 지닌다.
 
△ 주님의 만찬 - 주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수난 전날 밤에 드신 최후의 만찬과 관계되며 천상 예루살렘에서 벌어지게 될 어린양의 혼인 잔치를 미리 맛보는 것과 관련되는 이름이다.
 
△ 거룩한 희생 제사 - 성체성사가 구세주 그리스도의 유일한 제사를 재현한다는 것과 교회의 봉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름이다.
 
△ 친교 - 이 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와 일치하며, 그분은 우리를 당신의 몸과 피에 참여하게 해 한 몸을 이루게 하시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 거룩한 미사(Missa) - 구원의 신비를 이루는 이 전례가 일상생활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수행하도록 신자들을 파견(Missio)함을 담고 있는 이름이다.
 

미사의 구조
 
미사는 모든 세기에 걸쳐 거행됐다. 오랜 세월을 통해 오늘날까지 보존돼 온 기본 구조는 두 가지의 주요 부분으로 진행된다. 첫째, 모임과 독서와 강론과 보편지향기도로 이뤄지는 말씀 전례. 둘째, 빵과 포도주의 봉헌, 축성의 감사기도, 영성체로 이뤄지는 성찬 전례다. 성찬례에서 우리를 위해 차려진 상은 하느님 말씀을 듣는 식탁이며 동시에 주님 몸을 받아먹는 식탁이다.
 
이러한 구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복음 말씀이 있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 나타나신(루카 24,13-35) 말씀이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두 제자를 만나고 길을 가시던 도중에 제자들에게 성경을 설명해주셨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시어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루카 24,30)고 전해주고 있다.
 
1) 말씀 전례
미사를 통해 우리는 말씀의 양식으로 하느님 말씀을 듣고, 기억하며, 선포하고, 마음에 새겨 간직하게 된다. 미사 때 듣게 되는 하느님 말씀은 전례주년에 따라 이뤄진다. 전례주년이란 한 해의 흐름 안에서 그리스도의 강생부터 성령강림 날까지, 더 나아가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까지 그리스도의 신비 전체를 기념하는 것이다. 특히 말씀의 식탁에서 중요한 것은 단연 복음이다. 그래서 다른 독서와 다르게 공동체가 모두 일어나서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경청하고 가장 큰 경의를 표하게 된다.
 
2) 성찬 전례
하느님 말씀의 식탁에서 영적 양식을 받은 후에 그리스도의 몸의 식탁이 펼쳐진다. 그리스도께서는 마지막 만찬에서 파스카 제사와 잔치를 제정하시고, 이를 통해 십자가의 제사가 교회 안에서 언제나 지속되게 하셨다. 사제는 주님이신 그리스도를 대신해, 주님께서 행하셨고 당신을 기억해 행하도록 제자들에게 맡기신 것을 그대로 재현한다. 십자가상 제사를 기념하고 재현함으로써 그 구원의 효과가 우리 안에 현실화된다. 또한 이 예식 안에서 미사에 참석한 모든 이가 하나인 생명의 빵, 세상의 구원을 위해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영하게 되고, 그리스도를 영한 모든 이가 한 몸을 이룬다.
 

미사의 준비
 
미사의 본질은 제사다. 예수님은 최후 만찬에서 당신 몸과 피로 감사와 희생 제사를 제정하셨고, 당신이 다시 오실 때까지 십자가의 희생 제사를 지속하도록 명령하셨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에 따라 각 가정에서 제사를 지낼 때는 그에 합당한 복장과 행동, 음식 등 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미사에 참례할 때도 그에 합당한 복장과 행동이 있고 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1) 미사의 지향 - 미사는 전례주년에 따라서 지향이 바뀐다. 미사 지향에 따라서 독서와 복음, 기도문, 성가도 변한다. 대림시기, 성탄시기, 연중시기, 사순시기, 부활시기 등 오랜 시간 동안 지향을 지니게 되는 기간도 있고,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 여러 성인의 대축일, 축일, 기념일 등에 따라 이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지향이 변하게 된다. 따라서 미사에 참례하기 전에 미사의 지향을 미리 확인하고 독서와 복음을 미리 읽고 묵상하는 것은 미사의 은총을 더욱 풍성히 받을 수 있는 좋은 습관이 될 것이다. 또한 미리 독서와 복음을 읽고 묵상할 때 강론을 통해 하느님 말씀인 복음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2) 고해성사 - 바오로 사도는 성체를 영하기 전에 양심 성찰을 권고했다. "부당하게 주님의 빵을 먹거나 그분의 잔을 마시는 자는 주님의 몸과 피에 죄를 짓게 됩니다. 그러니 각 사람은 자신을 돌이켜 보고 나서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셔야 합니다. 주님의 몸을 분별없이 먹고 마시는 자는 자신에 대한 심판을 먹고 마시는 것입니다"(1코린 11,27-29). 중한 죄를 지었다고 느끼는 사람은 미사에 참례하기 전에 고해성사를 통해 죄의 얼룩을 씻어내는 준비가 필요하다.
 
3) 공복재 - 성체를 영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이 공복재는 영성체 전 적어도 한 시간 동안 물과 약 외에 어떤 식음도 삼가는 것이다. 하지만 노인들이나 질병에 걸린 이나 기타 사유로 심신이 병약한 이들과 이들을 간호해야 하는 이들은 비록 한 시간 이내에 조금 먹었더라도 성체를 영할 수 있다(교회법 제919조 참조).
 
4) 복장 - 거룩한 미사에 참례하기 위해서는 합당한 몸가짐과 복장도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전통 제사 때에 반바지나 짧은 치마, 맨발로 참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 제사에 참례할 때 집에서 입는 옷차림이나 식료품 가게에 가듯이 옷차림을 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거룩한 미사에 참례하는 만큼 주님을 뵈옵기에 합당하게 자신의 옷 중에 품위 있고 깨끗한 옷을 입고 참례해야 한다.
 
신앙의 해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우리 한국교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교회가 신앙의 쇄신과 신앙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톨릭 신앙의 핵심이며 정점인 미사를 올바로 알고 잘 준비해 참례하는 것은 우리 가톨릭 신자들의 기본이며 신앙의 해를 올바로 살아가는 자세일 것이다. 그 어떤 기도보다 더 많은 은총의 보화를 지니고 있는 미사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위로와 평화와 지혜를 얻고 영성체를 통해 영혼의 양식과 구원의 은총을 받아 더욱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야 하겠다.
 
[평화신문, 2013년 8월 25일,
이정준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기획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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