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영성ㅣ기도ㅣ신앙

[신앙] 신앙의 해 신앙의 재발견20: 잃어버린 성사들1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5-12 ㅣ No.455

[가톨릭신문-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공동기획 - 신앙의 해, 신앙의 재발견] (20) 잃어버린 성사들

“의무적” “부담스럽다” 급속한 성장의 단면 드러나


지난 4월 30일자로 발표된 ‘2012 한국 천주교회 통계’는 특히 세례 · 견진 · 병자 · 성체 · 고해성사 등 성사 지표들의 감소세가 두드러진 상황을 드러냈다.

전년대비 1.8%가 감소한 영세자 수를 비롯해서 고해성사는 전년 대비 4.5% 감소한 현황을 보였고, 주일미사 참례자 수와 첫영성체 수도 각각 1.0%, 22.7% 줄어들었다. 총 신자 대비 주일미사 참례율을 참고했을 때는 참례율이 전년대비 0.5% 하락한 22.7%였고, 부활 및 성탄판공성사 비율 역시 각각 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역동적인 교세 증가와 신앙 활동, 그리고 신자 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교회의 급속한 성장 뒷면의 그림자가 더욱 여실히 보여진 것이다.

교계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성사 지표들이 교회의 신앙적 활력과 내적 성숙을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라는 면에서 이 같은 결과는 한국교회의 신앙이 그만큼 허약함을 반추시키고 있다는 목소리를 보이고 있다. 무엇이 문제이고, 문제의 소지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본지가 ‘신앙의 해, 신앙의 재발견 - 잃어버린 성사들’ 기획으로 서울대교구 구역장 · 반장들의 성사생활 의식 조사에 나선 것은 그런 배경이었다.

설문조사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성사가 부담스럽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구역장·반장들은 2012년 서울대교구 사목국에서 9개 본당을 대상으로 실시한 ‘본당사목 활성화를 위한 기초자료 수집 설문조사 보고서’(이하 본당사목 활성화) 결과와 비교할 때 영성체와 고해성사 부분에서는 상당히 자주 성사생활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당사목 활성화’에서는 1주에 1회 미사참례가 63.2% 였는데, 조사에서는 20.8%로 밝혀졌다. 고해성사 부분에서도 ‘본당사목 활성화’에서는 판공 때만 보는 경우가 66.9%였던 반면 본 조사에서는 32.9%로 나타났다.

성사에 대한 전반적인 의식을 묻는 부분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성사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자주 참여치 못한다면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이 항목에서 32.1%가 ‘바쁜 일상’을 지목했고 29.9%는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특히 “성사생활을 하지 않아도 신앙생활이 가능하다”는 응답이 11.4% 였다.

성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69.9%에 해당하는 응답자 대다수가‘하느님의 은총을 느낄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25.7%는 ‘가톨릭 신자의 의무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소수의 응답이지만 ‘교회가 강조하기 때문’, ‘중요성을 모르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성사교육 필요성

응답자의 87.6%는 “성사와 관련된 교육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53.5%가 ‘성사의 참의미를 알고 기쁘게 참여하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4%의 응답자는 ‘신자의 의무 때문’이라고 했다.

성사와 관련된 교육에서는 68.4%가 ‘실제적으로 성사 생활에 도움이 되는 내용의 교육’을 원한다고 답했고 16.8%는 ‘성직자 중심의 강사진 교육이 좋다’고 답했다.

기존 교육에 대해서는 77.5%가 ‘만족스럽다’고 답했지만 15% 정도는 불만족스럽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교육 개선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성사와 관련된 궁금증에 대해서는 39.6%가 ‘성직자와 수도자들로부터 도움 받는다’고 밝혔고 ‘주변신자들에게 묻는다’는 의견도 34.7%를 차지했다.


유아세례 · 혼인성사 · 견진성사

유아세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90.3%가 그 필요성을 인정했으나 9.8%는 ‘꼭 필요치 않다’라고 답했다. 필요치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56.2%가 “자녀들이 성장한 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했고 13.6%는 “형식적인 예식절차가 부담스럽다”고 했다. ‘중요성이나 필요성을 인식 못한다“고 답한 경우도 7.4% 를 차지했다.

혼인성사와 관련해서도 88.9%가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11.1%는 “꼭 필요하지 않다”고 했고, 필요치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자녀가 원치 않음’(33.1%), ‘다른 종교를 가진 하객 배려’(26.9%), ‘형식적인 예식 절차가 부담스럽다’(20.7%) 순으로 답변이 이뤄졌다.

견진성사와 관련해서는 ‘신앙적으로 성숙됐다고 여길 때’ (48.9%) 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기존 본당의 견진 교육 준비에 대해서는 73.9%가 ‘충실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 견진 준비교육에서 반드시 다뤄져야 할 내용에 대해서는 ‘기도생활’(39.8%)과 ‘생활교리’(28.3%)가 꼽혔다. [가톨릭신문, 2013년 5월 12일, 이주연 기자]


[기고] 서울대교구 구역장 · 반장 성사생활에 대한 실태 조사 결과를 보고

“성사생활 통한 신앙 성숙을”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끊임없이 묻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신앙인이기에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성사(聖事·Sacramentum)에 대한 신자들의 인식과 태도에 관한 설문조사’는 ‘신앙의 해’를 지내고 있는 시점에서, 또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복음화’의 실현을 위하여 의미 있는 일로 여겨집니다. 왜냐하면 성사란 하느님을 만나는 자리이며, 또한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일깨워주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은총을 우리가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표지가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 공동체에 세워주신 성사입니다. 우리는 성사에 참여함으로써 인간 삶의 여정에 함께하시는 하느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성장하고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의 삶의 여정과 연관되어 성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성사는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단계적인 신앙 성장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러므로 성사에 대한 인식과 태도 안에서 개인뿐 아니라 공동체의 신앙 성장과 성숙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사목 현장의 협조자로서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구역장과 반장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이기에 성사에 대한 이해나 성체 및 고해성사에 대한 참여도가 높은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성사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자주 참여치 못하는 이유에 대하여 ‘성사생활이 부담스럽다’, ‘성사를 하지 않아도 신앙생활이 가능하다’는 응답이 일정 부분을 차지한다는 사실은 주목해야 할 점으로 보입니다.

성사 특히 고해성사를 부담스럽지 않게 여기며,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깊이 체험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야겠습니다. 대부분이 ‘성사의 참 의미를 알고 기쁘게 참여하기 위하여’, ‘보다 성숙한 신앙인이 되기 위하여’ 성사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으나, 일부이지만 ‘신자의 의무이기 때문’이라고 응답하였다는 사실도 주목할 부분으로 여겨집니다. 성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하여서 ‘하느님의 은총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대부분이지만 적지 않은 응답자가 ‘교회가 강조하기 때문’과 ‘가톨릭 신자의 의무이기 때문’이라고 응답하였다는 사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의 강조와 의무감에 의한 교육과 성사에의 참여는 자발성이 결여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성사 교육과 참여가 의무감이 아닌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하는 자발적 기쁨의 자리로 여겨질 수 있도록 하여야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성사생활에 도움 되는 실제적 내용’을 담은 교육이 제공되어야 할 것입니다.

성사와 관련된 궁금증을 해소하는 방법으로는 ‘성직자와 수도자로부터 도움을 받는다’와 비슷한 정도로 ‘주변의 신자들로부터 도움을 받는다’고 응답하였으며, ‘관련 도서 또는 인터넷 검색’과 같이 개인적 해결의 비중도 높다는 사실에서 성사 이해에 대한 적절한 정보 제공 및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아세례와 혼인성사의 필요성에 대해서 대다수가 인지하고 있으나,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적지 않은 수가 응답한 사실은 유념해야할 부분입니다. 그 이유에 대하여 ‘자녀가 성장 후 스스로 선택’, ‘자녀가 원하지 않음’, ‘형식적인 예식 절차가 부담스러움’, ‘다른 종교 가진 가족이나 친척, 하객에 대한 배려’, ‘중요성이나 필요성을 인식 못함’이라고 응답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질적 유산을 물려주는 것에 관심을 갖는 것만큼이나 신앙을 물려주기 위하여 관심을 가져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자녀에게 신앙을 물려주고자 하는 정도가 곧 자신의 신앙 현 주소를 보여주는 표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혼인 장애, 생명 존중을 강조하는 내용과 더불어 혼인성사를 통하여 주어지는 은총의 풍요로움과 향후 살아갈 삶에 대한 도움 등을 포함하는 혼인 준비 교육이 혼인 당사자뿐 아니라 모든 교우들을 대상으로 제공될 필요성을 엿봅니다. 칠성사 가운데 성품성사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그 의미를 잘 모른다고 응답하였는데, 직무사제직과 사제들에 대한 존중과 사랑의 마음은 있지만 구체적 의미는 잘 모른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사제성소의 개발을 위하여서라도 사제직과 사제생활의 풍요로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본 설문조사는 서울대교구의 소공동체 여성 봉사자(구역장 · 반장)들을 대상으로 하였기에 다양한 교우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쉬움과 더불어 일반화에 신중함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성사 전체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조사한 사례가 드물다는 측면에서 향후 사목활동에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톨릭신문, 2013년 5월 12일, 조성풍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일반교육부 담당)]


1,063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