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강론자료

2015-0302.....사순 제2주간 월요일

스크랩 인쇄

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5-03-01 ㅣ No.1714

사순 제2주간 월요일

다니엘 9,4-10      루카 6,36-38

2015. 3. 2. 이태원

주제 : 내가 고백하는 다른 사람의 죄

사람의 삶은 여러 가지 모양이 있습니다. 세상에 있는 재물과 권력을 모두 다 내 것처럼 내 맘대로 사용하는 사람이 있고, 다른 사람의 것을 조금이라도 다칠까봐 전전긍긍하면서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둘 중의 어떤 사람이 더 낫다고 말해야 아무런 의미도 없지만, 여러분의 삶은 어느 쪽에 가깝습니까?


이렇게 사람의 삶을 구별할 경우, 남의 것도 마구 사용하는 사람은 죄책감을 갖는 비율이 아주 낮습니다. 오히려 조금이라도 남의 것에 조금이라도 손이 닿았을까봐 소심한 마음을 가진 자기 자신을 챙기는 비율은 훨씬 더 높습니다.


오늘 우리는 자신의 죄(!)도 아니고, 조상들의 죄(!)를 대신 고백하는 다니엘예언자의 기도를 이 아침미사에서 들었습니다. 내가 지은 죄도 아닌 이런 소리를 듣는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요? 어차피 내가 한 일도 아니고, 내가 일이 그렇게 되도록 협조한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하며 무덤덤하게 지내도 될까요? 어떤 것이든지 사람의 삶은 선택입니다. 그리고 지금 당장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모른 척 지낼 수도 있고, 내가 한 일의 결과가 나타나도 내 탓이 아니라고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다양한 모습을 가진 사람들이 드러내는 자세가 모여 이 세상을 이룹니다.


그런 세상에서 복음에서 들은 것처럼, 남을 심판하지 않고 단죄하지 않는 사람으로 사는 것은 참 힘든 일입니다.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몫으로 놓아두더라도 내가 그 일에 협조하고 않고 동조하지 않기란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애초에 사람이라는 존재가 그런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세상의 삶은 판단의 연속이고, 선택의 연속입니다. 지금은 좋게 드러내는 판단과 선택이 언제 우리의 삶에 심판과 단죄로 다가올지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소심하게 살아야 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물론 뻔뻔하게 사는 사람보다는 소심하게 사는 사람이 세상의 다른 사람들에게 남기는 잘못된 영향이 적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다니엘예언자처럼 반드시 다른 사람의 죄까지도 고백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할 말이 있을 것이고, 거부해도 할 말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내가 어떤 선택과 결정을 하고 어떻게 그 모습을 드러내느냐에 따라 내 미래가 달라지는 법입니다.

 

옳고 그름에 대한 바른 판단과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 기도할 시간입니다.



547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